일반 투자자도 500만원만 있으면 헤지펀드(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여러 사모펀드에 나눠 투자하는 재간접 공모펀드를 통해서다. 헤지펀드 투자 진입장벽(최소 금액)이 1억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아지는 효과가 기대된다. 금융위원회는 '제4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 심의·의결을 거쳐 이같은 내용을 담은 '국민 재산 증식을 지원하기 위한 펀드 상품 혁신방안'을 마련했다고 29일 발표했다. -5월30일 한국경제신문
☞ 정부가 펀드 상품 혁신 방안을 내놨다. 예금이나 적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투자위험은 낮은 새로운 펀드 상품을 대거 허용했다. 지금처럼 회사만 다르고 내용은 똑같은 ‘붕어빵 펀드’로는 국민의 재산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펀드 혁신 방안은 △규제를 풀어 새로운 펀드 상품들이 탄생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 △기관과 거액자산가 중심인 부동산과 실물자산 펀드에 일반인들도 손쉽게 투자할 수 있게 하며 △은퇴 시점에 맞게 투자자산을 자동으로 배분해주는 펀드 상품을 활성화하겠다는 게 골자다. 새로운 펀드는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된 후 이르면 연말쯤 선보일 전망이다.
펀드란? 펀드(Fund)는 전문가들에게 돈의 운용을 맡기는 대표적 간접투자 상품의 하나다. 은행이나 증권사, 자산운용사 등 금융회사가 고객으로부터 돈을 모아 다양한 자산에 투자, 위험(리스크)을 분산하면서 수익을 올려 그 결과를 투자자에게 배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자본시장법상 명칭은 ‘집합투자기구’다. 펀드가 가진 최대 장점은 전문가(펀드 매니저)들이 자금을 굴리는 까닭에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점이다. 또 소액 자금으로도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분산투자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필요할 때 현금화가 쉽다.
펀드의 종류 펀드의 종류는 다양하다. 설립 형태에 따라 공모펀드와 사모펀드(PEF)로 나눌 수 있다. 공모펀드는 자금을 불특정 다수로부터 공개적으로 모으는 것이고, 사모펀드는 소수만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으는 것이다. 투자 대상에 따라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 △채권에 주로 투자하는 채권형 펀드 △주식과 채권에 골고루 투자하는 혼합형 펀드 △기타 부동산이나 선박, 금, 원자재, 파생상품 등에 투자하는 대안펀드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주식형 펀드는 다시 △시장평균 수익률(예를 들어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얻기 위해 증시의 대표 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와 △시장 평균을 초과하는 수익률을 낼 목적으로 적극적으로 소수 종목을 발굴하고 매매전략을 구사하는 액티브펀드로 나뉜다. 주식형 펀드는 어떤 주식에 투자하느냐에 따라 △성장주펀드 △가치주펀드 △배당주펀드 △대형주펀드·중소형주펀드 △그룹주펀드로도 구분된다.
이 밖에 △해외에 투자하는 해외펀드 △시장 상황에 관계없이 일정 수준의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헤지펀드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펀드 오브 펀드) △펀드이면서 증권시장에 상장돼 주식처럼 거래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도 있다.
펀드 투자 방식에는 거치식과 적립식이 있다. 거치식은 목돈을 일시에 맡기는 방법이고, 적립식은 일정 시점에 일정 금액을 꾸준히 투자하는 방식이다.
새롭게 선보일 펀드 ① 사모펀드 투자 공모 재간접펀드=부자들이 주로 투자하는 사모펀드에 일반 투자자들도 참여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사모펀드에 분산투자하는 공모 재간접펀드가 도입되기 때문이다. 이 재간접펀드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돈을 모아 사모펀드에 투자하게 된다. 최소 투자금액은 500만원이다. 그동안 사모펀드는 최소 1억원 이상 있어야 가입할 수 있어 평범한 가정에는 ‘그림의 떡’이었다. ② 액티브 ETF=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인 ETF도 지금까지는 추종하는 주가지수 수준의 수익만을 낼 수 있지만 앞으론 추종 지수보다 더 나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액티브 ETF)이 나온다. 추종 지수는 있지만 투자종목이나 매매시점 등을 운용사 재량에 맡기는 게 액티브 ETF의 특징이다. 포트폴리오 조정이 자유로운 일반 펀드와 수수료가 싼 ETF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상품’인 셈이다. 또 상장 부동산투자상품 등에 간접 투자하는 대체투자 ETF 상품도 활성화된다. ③ ETN 투자 펀드=ETF와 비슷한 상품인 ETN(상장지수증권) 시장이 활성화되고 ETN에 분산투자하는 펀드도 도입된다. ETN이 추종할 수 있는 기초자산 범위가 넓어지며 손실폭이 정해진 상품도 새로 허용된다. ETN은 ETF처럼 주가지수 같은 기초자산의 움직임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파생결합증권이다.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따라가는 상품으로 개별 종목처럼 실시간 매매가 가능하다. ④ 커버드콜 펀드=펀드가 투자한 옵션 등 파생상품의 위험 평가 산정 방식이 미국이나 유럽 수준으로 완화된다. 이로써 주식과 파생상품에 동시에 투자, 손실 위험을 낮춘 상품도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에선 커버드콜(Covered call) 펀드(투자자산 가격 상승시 이익의 상한이 존재하는 대신 가격 하락시 손실이 경감되도록 설계된 상품), 손실제한형(Loss protection) 펀드(최대손실은 제한되고 이익은 지수와 비례해 상승하는 상품) 등이 잇따라 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⑤ 실물자산 간접투자 펀드=부동산이나 실물자산 투자는 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사모펀드가 주류였다. 하지만 앞으로 개인들이 투자할 수 있도록 사모 실물자산펀드 투자에 특화된 공모 재간접펀드가 선보인다. 이렇게 되면 개인들이 소액으로도 부동산이나 실물자산에 간접 투자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⑥ 자산배분펀드
=재간접 펀드의 투자 대상이 다양화돼 주식 채권 파생상품 부동산 등에 골
고루 자산을 나눠 담는 자산배분펀드 구성이 쉬워진다. 업계에선 운용사별 대표 자산배분펀드의 춘추전국시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른 운용사와 협력하지 않아도 자유롭게 자산배분펀드를 설립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자산배분펀드는 한 펀드 내에서 지역·국가별, 자산별, 투자전략(style)별로 구분된 다양한 펀드에 분산투자하고 시장상황에 따라 투자비중을 조절하는 재간접펀드다.
◆공공기관 성과연봉제 성과연봉제 적용 대상을 현행 간부급(1~2급)에서 최하위직을 제외한 전체 직급(1~4급)까지 확대하지 않은 공공기관은 내년 총인건비가 동결된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할 때 사실상 ‘임금 삭감’이란 평가가 나온다. 기획재정부는 9일 이 같은 내용의 ‘성과연봉제 우수기관 인센티브 및 미이행기관 관리 방안’을 확정했다. -5월10일 한국경제신문
☞ 정부가 공기업을 포함한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 도입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공공부문의 생산성을 높이려면 보상(연봉)이 업무 성과와 연계돼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에 대해 노동계 일각은 반발하고 있다. 성과연봉제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을지 알아보자.
직원들의 급여를 결정하는 방식에는 크게 △연공서열형과 △성과형이 있다. 연공서열형은 근무연수와 직급에 따라 급여를 결정하는 체계, 즉 일한 기간이 길고 직급이 올라가면 급여도 자동적으로 올라가는 임금체계다. 이에 비해 성과형은 근무연수나 직급에 관계없이 업무 성과에 따라 급여가 정해지는 임금체계다. 나이가 많든 적든, 직급이 높든 낮든 자신이 속한 회사나 조직에 얼마나 기여했느냐에 따라 급여수준이 달라진다.
우리나라 공공기관의 임금체계는 현재 △호봉제와 △성과연봉제로 구성돼 있다. 호봉제는 개인별 업무성과와는 무관하게 근무 연수에 따라 자동으로 급여가 인상되는 체계다. 연공서열형 임금체계로 볼 수 있다. 이에 비해 성과연봉제는 입사 연도나 직급이 아닌 개인의 능력에 따라 급여가 결정되는 성과형 임금체계다.
호봉제와 성과연봉제는 각기 장단점이 있다. 호봉제의 경우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자동적으로 임금도 늘어나는 까닭에 직원들의 안정감이 높을 수 있다. 반면 일을 잘하든 못하든 근속연수가 늘어나고 직급이 오르면 임금도 상승해 ‘대충 병’을 야기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비해 성과연봉제는 일한 만큼 보상이 주어지기 때문에 일할 동기를 부여한다. 우수한 인재를 키울 수 있으며, 업무효율성도 높아진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져 직원들의 업무 스트레스가 높아질 수 있다. 정부가 공공기관의 성과연봉제를 확대하려는 것은 정부 조직도 민간 기업처럼 일한 만큼 받게 만들어 효율성을 높이고 국민이 공공기관으로부터 제공받는 공공 서비스의 질도 향상시키자는 취지에서다.
정부는 2010년 6월 공공기관 ‘간부직 성과연봉제’를 도입, 간부직에 해당하는 1~2급 직원들에 한해 연봉 제도를 성과제로 전환했다. 그리고 이번에 성과연봉제 대상을 최하위직을 제외한 전체 직급(1~4급)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이렇게 되면 전체 공공기관 임직원들의 70%가량이 성과연봉제 대상이 된다. 나머지 30% 정도는 호봉제가 유지된다. 시한은 공기업이 경우 오는 6월 말까지, 준정부기관은 올해 말까지로 잡았다. 이를 위해 성과연봉제 도입이 우수한 10~20개의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임직원에 대해선 기본월급(월봉)의 10~30% 인센티브를 지급할 계획이다. 반면 성과연봉제를 확대하지 않은 공공기관은 벌칙으로 내년 총인건비를 동결시킨다는 복안이다.
공공기관의 성과급은 전체 급여 중 일부가 대상이다. 성과연봉제 대상 임직원의 급여는 호봉제에 해당하는 기본연봉과 성과급에 해당하는 성과연봉으로 구성돼 있다. 성과연봉제를 도입해야 하는 공공기관은 △한국마사회, 한국전력 등 30개 공기업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단지공단 예금보험공사 등 90개 준정부기관 등이다. 지금까지 성과연봉제 확대 적용을 결정한 공기업은 한국마사회 등 15곳, 준정부기관은 예금보험공사 등 38곳이다.
정부는 이와 함께 공무원의 성과연봉제 대상도 고위공무원단에서 올해 공무원 복수직 4급과 5급 과장직, 내년 5급(사무관) 전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소속 공공부문 산별노조는 공동 투쟁을 선언하는 등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대하고 있다. 나이나 직급에 관계없이 일한 만큼 받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볼 수 있다. 민간기업도 호봉제를 줄이고 성과급제를 높이는 방향으로 임금체계를 개편 중이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2년 75.5%에 달하던 호봉급이 지난해엔 65.1%로 줄었다.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성공하려면 임직원의 업무성과를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는 제도가 전제돼야 한다. 정부는 공공기관 노사와 외부 전문가를 참여시켜 공정한 업무성과 평가절차를 만들고 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할 수 있는 길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혹은 일정 기간 동안 매달 노후 생활자금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상품이다. 흔히 ‘역모기지론’이라 부르는 이것은?
2.불필요한 서비스와 운영비를 최소화해 기존 대형 항공사보다 저렴한 운임을 선보이는 ‘저비용항공사’를 뜻하는 영문 약어는?
3.카드사들이 5월부터 일정 금액 이하 카드 결제에 대해 모든 가맹점에서 무서명 거래를 시행한다. 기준 금액은 얼마로 정해졌을까?
4.최근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의 회사 주식 처분에 대해 ‘이것’ 논란이 거세다. 상장기업 주요 주주나 임직원이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부당 차익을 누리는 행위를 뜻하는 이것은?
5.단순한 하청생산뿐만 아니라 연구개발(R&D) 능력을 갖춘 제조업체가 제품의 자체 개발까지 마쳐 타 업체에 납품하는 생산방식을 가리키는 말은?
6.선물가격에서 현물가격을 뺀 값을 뜻한다. 이 값이 양(+)이냐 음(-)이냐에 따라 향후 시세 흐름을 내다보는 데 활용할 수 있는 이것은?
7.다음 중 외부 투자자들에게 좋은 실적을 보여주기 위한 목적에서 단행하는 경영자의 활동으로 보기에 가장 거리가 먼 것은?
8.최근 카카오, 하림 등이 대기업집단에 포함된 이후 규제가 늘어나 곤란을 겪고 있다는 뉴스가 논란이 됐다. 현재 대기업집단 지정 기준은 총자산 얼마 이상일까?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아르헨티나·베네수엘라·페루·브라질…몰락하는 남미 좌파정권
◆남미 좌파 정권의 몰락에서 얻는 교훈
브라질 경제가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탄핵에도 침체 국면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18일 브라질 일간지 폴랴 지 상파울루 등에 따르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는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여부와 관계없이 브라질 경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려면 최소한 2018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4월20일 한국경제신문
☞ 브라질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남미 국가들은 대부분 영토가 넓고 자원이 많은 나라다. 드넓은 평원을 자랑하는 아르헨티나만 하더라도 20세기초 세계의 부국(富國)중 하나였다. 그런데 지금은 대통령이 탄핵당할 처지(브라질)거나, 세계에서 국민 삶이 가장 비참(베네수엘라)하거나, 여러차례 국가부도(아르헨티나) 위기에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왜 그럴까? 남미 여러 나라에서 최근 좌파 정권들이 줄줄이 퇴진하고 있는 것은 대중인기영합(포퓰리즘)적 정책이 순간은 달콤하지만 결국은 나라를 망치고 후손들의 삶의 터전을 앗아가는 마약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은 국회의 탄핵으로 쫓겨날 위기에 몰렸다. 지난 17일 브라질 하원은 대통령 탄핵안을 통과시켰다. 지난해말 정부의 회계부정 사건이 드러나고 고위직들이 줄줄이 연루된 국영 에너지회사 페트로브라스 관련 부패 스캔들이 확산되면서 탄핵 여론에 불을 질렀다. 탄핵안이 상원에서 최종 가결되면 호세프 대통령 직무는 정지되고 미셰우 테메르 부통령이 대통령직을 대행하게 된다. 호세프 대통령은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20여년간 무장 게릴라로 활동했던 ‘여전사’였다. 호세프의 추락은 곧 중남미 좌파의 대부격인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전 대통령의 몰락과도 같은 것이다. 룰라 전 대통령도 부패에 연루됐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 10일 치러진 페루 대선에서는 중도우파 성향의 게이코 후지모리 민중권력당 후보가 1위를 차지해 6월 결선투표를 앞두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볼리비아에서 최장 기간 집권 중인 좌파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대통령이 개헌에 실패하면서 4선 도전이 좌절됐다.
남미 좌파 정권의 상징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2013년 3월 사망)이 이끌었던 베네수엘라도 지난해 12월 총선에서 중도 보수주의를 표방하는 민주연합회의가 집권 사회당을 상대로 압승을 거두면서 좌파 정당이 16년만에 다수당에서 밀려났다.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이끄는 집권 사회당은 전체 167석 중 46석만 얻어 야당의 협조 없이는 국정을 운영할 수 없는 처지다. 민주연합회의는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하기 위해 전방위 압박에 들어갔다.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계자’로 통하는 마두로 대통령은 저유가로 인한 나라살림 악화와 연 85%가 넘는 살인적인 물가상승 등 혹독한 경제위기를 겪으며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아르헨티나에서도 지난해 11월 대선에서 중도우파 성향의 마우리시오 마크리 대통령이 당선되며 12년간의 좌파 부부 대통령 시대가 막을 내렸다. 전임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데 키르치네르 대통령(2007~2015년 집권)은 남편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 전 대통령(2003~2007년 집권·2010년 사망)의 포퓰리즘 정책을 이어받았다. 하지만 연이은 경제 실정과 과도한 복지예산 지출로 2014년부터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빠졌다. ‘페론 포퓰리즘’이 70년간 지배한 아르헨티나에서 국민들이 변화를 선택한 건 분에 넘치는 복지의 끝은 경제 파탄뿐이란 걸 뒤늦게 깨달았기 때문이다.
남미에서 이처럼 좌파의 상징인 ‘분홍 물결(pink tide)’이 퇴색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멕시코 외무장관을 지낸 호르헤 카스타녜다 뉴욕대 교수는 “좌파 정권들의 잇단 패배는 주로 경제적인 현실 때문이지만 너무 많은 남미 좌파 지도자가 고질적인 부패의 덫에 걸려들었고 국민들의 눈높이를 과소평가한 것도 한 이유”라고 지적했다. 김원호 한국외국어대 국제지역대학원 교수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폭락하면서 선심성 정책 유지가 어려워졌고, 국가경제도 악화된 게 최근 무너진 남미 좌파 정권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남미 좌파 정권의 몰락은 우리에게 반면교사다. 남미 경제의 근본적 문제점은 정치 지도자들이 당장은 힘들더라도 허리띠를 졸라매 산업을 키우고 일자리를 늘리는데 앞장서기 보다는 시혜를 베풀듯 선심성 정책을 퍼부어 국민들을 현혹했다는 데 있다. 저성장의 고착화, 제조업 경쟁력의 추락, 저출산·고령화, 청년실업 등 민생은 갈수록 팍팍해지는데 당리당략과 집안 싸움에 매몰돼 있는 국내 정치권에도 경종을 울리고 있다.
◆말뫼의 눈물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31일 스웨덴의 조선업 도시 말뫼에서 일어난 ‘눈물의 사건’을 거론하며 공급과잉 산업에 대한 구조조정 필요성을 강조했다. 윤 전 장관은 이날 금융감독원 임직원을 상대로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공짜 점심은 없다(Freedom is not free, No free lunch)’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하면서 이처럼 말했다. -3월31일 연합뉴스
대한민국 경제를 이끌어왔던 제조업이 중병을 앓고 있다. 조선 철강 석유화학 IT(정보기술) 자동차 해운 등 거의 전 산업 분야에서 일본의 반격과 중국의 거센 추격 등으로 설자리가 좁아져가는 추세다. 문제는 이런 흐름이 구조적이라는 데 있다. 자칫 잘못하다가는 대한민국 호(號)가 선진국 문턱에서 좌초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말뫼의 눈물’은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단어다.
스웨덴은 20세기 세계 조선시장을 주도하던 최고의 조선국가였다. 스웨덴의 조선산업을 이끌던 메카가 바로 말뫼시다. 스웨덴 남부 스코네주에 자리잡은 항구 도시 말뫼는 조선업으로 명성을 떨쳤고, 그 중심에 조선업체 코쿰스(Kokums)가 있었다. 코쿰스는 한창 호황이던 1973년 높이 138m에 무려 1500t을 들 수 있는 초대형 크레인(코쿰스 크레인)을 만들었다. 이 ‘말뫼의 크레인’은 스웨덴의 자존심으로 통하며 75척의 배를 건조했다. 하지만 2003년 현대중공업에 단돈 1달러에 팔리는 신세가 됐다. 1980년대 들어 한국과 일본 등이 세계 조선시장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코쿰스가 경쟁력을 잃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스웨덴 국영방송은 해체된 크레인이 울산으로 떠나던 날 ‘말뫼가 울었다’는 보도와 함께 장송곡을 틀었다고 한다. 현대중공업은 ‘말뫼의 크레인’ 인수를 계기로 세계 조선업계의 최강자로 올라섰다.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말뫼의 눈물’과 유사한 ‘울산의 눈물’이 재현될 조짐이다. 말뫼의 크레인이 현대중공업으로 온지 13년이 흐른 지난 1일, 현대중공업은 울산 온산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주문이 뚝 끊기면서 해양플랜트 블록을 만들던 공장을 돌리기 어려워져서다. 20만㎡에 달하는 공장은 적치장으로 쓰기로 했다.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은 “도크(배를 만드는 작업장)가 빈다는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눈앞에 닥쳤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도 불과 수년 전 3년치 일감을 쌓아두고 일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수주가 뚝 끊겼다. 경남 거제시의 옥포조선소 4번 도크는 벌써 일감이 없어 비어 있다. 삼성중공업을 포함한 조선 3사의 올 신규 수주는 현대가 달랑 3척에 그칠뿐 대우와 삼성은 올들어 지금까지 사실상 한 척의 배도 수주를 못했다. 그 사이 중국과 일본은 세계 조선 시장을 싹쓸이하는 중이다. 국내 조선 3사가 지난 한해 기록한 적자는 무려 8조5000억원에 달했다.
이렇게 되자 조선업종에서 실업자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우조선은 2019년까지 외부 인력 포함 1만2000명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총 근로자 수(4만2000명)의 30%에 해당한다. 대우조선해양의 현시한 노조위원장은 “지난해 거제에서만 40개가 넘는 조선 관련 중소기업이 폐업했으며 올해 3월까지도 수십 개의 업체가 문을 닫았다”며 “이대로라면 최대 2만명이 해고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선업의 추락은 울산, 거제뿐만 아니라 경주시와 포항시, 영암군 등 조선 기자재업체들이 밀집한 타 지역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1678개 비금융 상장사 중 ‘좀비 기업’(영업이익으로 빚낸 이자도 못갚는 기업)은 258개로 2013년(58개사)보다 4배 이상 늘었다. 조선업은 좀비 기업이 가장 많은 업종 중 하나다. 2014년 기준 조선업종 상장사 중 34.6%가 만성적 한계 기업이다. 철강·에너지 상장사 중 좀비 기업은 25%에 달한다.
선거는 끝났지만 우리 경제의 상황은 오히려 어려워졌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졌으며, 선거 과정에서 여당에서조차 “구조조정을 못하게 하겠다”는 ‘포퓰리즘’ 발언이 난무했다. 회사가 언제 망할지 모르는 데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단체협상에서 △기본급 6.3%(9만6712원) 인상(호봉 승급분 별도) △실적과 상관 없이 성과급 250% 고정 지급 △자연 감소 인원만큼 신입사원 충원 △노조 추천 사외이사 선임 △우수 조합원 100명 이상에 해외 연수 기회 부여 등을 요구조건으로 내걸었다. 우리 기업들은 그동안 수없이 많은 어려운 일을 당하고도 오뚝이처럼 딛고 일어났다. 위기에서 하나로 뭉쳤던 덕분이다. 하지만 회사가 어찌됐든 자기 밥그릇만 챙기려는 ‘대기업 노조병’이 만연한 지금 예전처럼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공매도 정보 공시제' 6월 시행, 주식 투자자간 정보 비대칭 해소 목적운용전략 노출…한국형 헤지펀드 차질 우려
◆공매도 오는 6월 29일부터 개별기업 주식 총수의 0.5% 이상을 공매도한 기관이나 개인투자자 명단이 공개된다. 또 개별기업에 대한 공매도 규모가 10억원 이상이면 해당 내역을 3거래일 안에 금융감독원에 보고토록 하는 의무도 신설된다. 금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시행령 일부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17일 밝혔다. -4월18일 한국경제신문
‘공매도(空賣渡, short selling)’는 말 그대로 없는 걸 판다는 뜻이다. 주식과 채권도 팔 수 있고 외환(외국돈)도 팔 수 있다. 손에 갖고 있지도 않은 주식이나 채권 등을 팔고 나중에 만기가 돌아오면 주식이나 채권을 구해 돌려주는 매매기법이다. 공매도는 앞으로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될 때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자주 사용된다. 예를 들어 현재 10만원인 A사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면 A사 주식이 없는 투자자가 A사 주식 1000주를 빌려 주당 10만원(총 1억원)에 판다. 그리고 며칠 후 A사 주가가 8만원으로 떨어지면 이 투자자는 8000만원을 들여 주식시장에서 A사 주식 1000주를 사 되갚는다. 수수료와 거래비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며칠새 주당 2만원씩 2000만 원의 수익을 얻게 되는 셈이다. 하지만 예측이 틀려 A사 주가가 12만원으로 뛴다면 2000만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공매도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위의 사례처럼 증권사 등에서 주식을 빌려서 파는 차입 공매도(커버드 숏셀링, covered short selling)다. 또다른 하나는 아예 주식이 없으면서도 파는 무차입 공매도(네이키드 숏셀링, naked short selling)다.
공매도는 증시가 약세일 때 낙폭을 키우는 역할을 한다. 또 특정 투자자나 증시 작전세력이 부당이익을 겨냥해 인위적으로 주가를 떨어뜨리는 시세조종 수단으로 악용할 가능성이 있다. 공매도는 그러나 역기능만 있는 게 아니다. 공매도자들의 시장 참여로 시장가격(주가)은 정보를 보다 효율적으로 반영하게 된다. 또 공매도를 활용할 경우 다양한 투자기법과 투자 리스크 헤지수단을 개발할 수 있다. 공매도를 가장 자주 활용하는 게 헤지펀드다. 공매도 거래금액은 이달 들어 지난 15일까지 약 3조원으로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에 달했다.
국내에서 그동안 공매도 거래정보 공개는 의무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번에 자본시장법과 그 시행령이 개정돼 오는 6월 29일부터 일정 규모 이상 공매도를 하는 경우 의무적으로 △성명 등 인적사항 △해당증권 종목명 △보고의무 발생일 △해당 증권의 순보유잔액 및 수량 등을 금융감독 당국에 보고·공시해야 한다. 공매도 공시 대상 기준은 △공매도 순잔액이 개별종목 주식 총수의 0.5% 이상일 경우 △개별종목에 대한 공매도 금액이 10억원을 초과할 경우다.
금융당국이 공매도에 대해 이처럼 규제를 강화한 것은 거래 참가자들에게 정확한 거래 정보를 알려 거래가 좀더 합리적으로 이뤄지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공매도에 대한 기관과 개인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소하기 위해 이 같은 방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자산운용사들은 “잦은 공시로 펀드운용 전략이 노출돼 공매도 기법 활용이 제약될 것”이라며 “한국형 헤지펀드를 육성하겠다는 금융당국의 방침과 어긋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