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제9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무역원활화 등에 대한 최종 합의가 이뤄졌다. 호베르토 아제베도 WTO 사무국장은 7일 “WTO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회원국이 참여하는 협정이 체결됐다”며 “전 세계가 다시 WTO로 돌아왔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WTO 출범 이후 첫 무역협정으로 세계 무역 자유화를 위해 2001년 출범시킨 도하개발어젠다(DDA)에서 12년 만에 나온 성과다. - 12월9일 한국경제신문
WTO가 발족 약 20년 만에 처음으로 일다운 일을 해냈다. 비록 극히 일부 분야이긴 하지만 도하라운드를 부분 타결시킨 것이다. 도하라운드 또는 도하개발어젠다(DDA·Doha Development Agenda)는 WTO 159개 전 회원국이 참여하는 교역자유화 협상으로 2001년 카타르의 도하에서 시작됐다.
# 다자협상과 WTO
세계의 많은 나라가 참여하는 협상을 다자 협상(multilateral negotiation)이라고 하는데 특히 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WTO의 전신)와 WTO 주관으로 세계 여러 나라가 동시에 벌이는 교역자유화 협상을 ‘라운드(Round)’라고 한다. 이에 비해 양자 협상(bilateral negotiation)은 두 나라나 지역 간 이뤄지는 협상이다. 교역자유화를 위한 대표적인 양자 협상으론 FTA(Free Trade Agreement·자유무역협정), RTA(Regional Trade Agreement·지역무역협정) 등이 있다.
WTO는 GATT가 확대 개편돼 1995년 1월 출범한 국제기구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 영국 등 전승국들은 미국 뉴햄프셔주 브레턴우즈에 모여 무역자유화가 세계 번영에 필수적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GATT를 출범시켰다. GATT는 1961년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무역 협상을 진행, 교역에 장애가 되는 관세율을 크게 내리는 등 많은 성과를 거뒀다. 1967년 타결된 ‘케네디 라운드’부터는 개도국들이 본격적으로 협상에 참여했으며, 1979년 타결된 ‘도쿄 라운드’에선 비관세장벽의 철폐에 대한 논의가 시작됐다. 1993년 ‘우루과이 라운드’가 타결되면서 교역자유화 범위도 관세에서 점차 비관세 장벽, 농업,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으로 확대되고 참여 국가 수도 크게 늘었다. 무역 분쟁 시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분쟁해결 절차도 마련됐다.
# 도하라운드와 '발리 패키지'
DDA는 2001년 11월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4차 WTO 각료회의(장관회의)에서 출범했다. WTO 출범 이후 첫 번째 다자간 무역협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교역 장벽을 없애는 걸 목표로 했다. 협상 대상은 크게 △농업 △NAMA(Non-Agricultural Market Access·비농산물 분야 시장접근) △서비스 △규범(반덤핑, 보조금, 지역협정) △환경 △지식재산권 △분쟁해결 △무역원활화 △개발 등 9가지다.
출범 당시 WTO 회원국들은 2005년까지 모든 분야에서 협상을 한꺼번에 일괄 타결하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내비쳤다. 하지만 농산물, 서비스, 지식재산권 등을 둘러싸고 회원국들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갈라지면서 협상은 난항을 겪었다.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2009년 가을 이후 본격화된 유럽의 재정위기로 인한 세계 경제 침체도 협상의 발목을 잡았다. 게다가 세계 주요국은 WTO 대신 FTA 체결에 열을 올렸다. 미국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중국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지역 중심의 다자간 FTA를 추진하면서 다자간 협상의 위상은 급격히 떨어졌다. ‘WTO가 죽었다’ ‘새로운 다자기구가 탄생해야 한다’는 비난이 나올 정도였다. DDA 협상이 난항을 거듭하자 WTO 각료회의는 2011년 12월 타결하기 쉬운 분야부터 우선 논의키로 협상 방식을 바꿨는데 그 결과가 바로 ‘발리 패키지’다.
‘발리 패키지’는 △무역원활화 △일부 농업 협상 △개도국 우대(최빈국 특혜) 등 3개 사항이 주요 내용이다. 이 가운데 특히 무역원활화는 통관절차 간소화, 무역규정 공표, 세관 협력 등이 주요 내용으로 대표적인 비관세 장벽으로 꼽혀온 통관절차를 크게 간소화함으로써 상품 교역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농업 분야에선 미국 일본 등 선진국이 수입 유제품이나 곡물류 등에 낮은 관세를 부과키로 했으며 논란이 거셌던 농업 보조금 지급과 관련해선 안보 차원에서 식량을 비축할 경우 개도국 정부가 보조한도를 초과해 농가에 보조금을 주었더라도 이를 인정키로 했다. 또 최빈국 국가들이 선진국들에 수출할 때 관세를 깎아주고 쿼터(수출한도)를 완화해 주는 등의 항목도 포함됐다.
이번 협정은 2015년 7월 말까지 WTO 회원국의 동의 절차를 밟게 되며, 회원국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해당 회원국에 한해 협정이 발효된다.
# 기대 효과
‘발리 패키지’는 세계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란 기대다. 국제상공회의소(ICC)와 미국 피터슨연구소(PIIE)에 따르면 이번 협정으로 세계 무역이 1조달러가량 늘어나고 2000만개의 일자리가 생겨날 것으로 분석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무역원활화 협정 발효로 무역 비용이 10% 줄어들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은 8.74% 증가하고 후생과 수출은 각각 8.45%, 11.3%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번 DDA 협상 부분 타결은 WTO에 대한 국제적 신뢰의 불씨를 살려내면서 두 나라, 혹은 몇몇 지역 차원을 넘어 다시 세계가 동시에 교역자유화에 나섰다는 의미도 갖고 있다. 영국에서 발행되는 경제신문인 파이낸셜타임스(FT)는 아제베도 총장이 협상 타결 후 참석자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음을 전하며 ‘(그동안 설자리를 잃어온) WTO 일병 구하기’란 표현을 썼다. 마이클 프로먼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아제베도 총장이 새로운 WTO를 창설했다”고 치하했다. 지난 9월 파스칼 라미의 뒤를 이어 WTO 사무총장에 오른 후 DDA 협상 살리기에 매달려온 브라질 출신의 아제베도가 “협상 타결로 전 세계가 다시 WTO로 돌아왔다”고 눈물을 글썽인 것도 이런 우여곡절 때문이다.
통상전문가인 박태호 전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은 “한국이 그동안 양자간 무역체제인 FTA를 적극 맺어온 것은 바람직하다”면서도 “하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나라가 미국 중국 등 거대 교역국과 통상 마찰에 대응하는 데는 양자보다 WTO와 같은 다자 무역체제가 훨씬 수월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000년 중국과의 ‘마늘 전쟁’은 한국에서 WTO의 중요성을 일깨우는 계기가 됐다. 당시 국내 마늘 농가의 피해를 우려한 정부는 중국산 마늘의 관세율을 30%에서 최고 315%로 올리는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대해 중국은 즉각 한국산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을 잠정 중단한다는 보복 조치를 발표했다. 이 같은 보복 조치는 국제 규정에 어긋나는 것이었지만 중국이 당시 WTO 회원국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재할 방법이 없었다. 중국은 2002년 WTO에 가입했다.
DDA가 타결의 첫 발걸음을 뗐지만 갈 길은 여전히 멀다. FTA로 대변되는 새로운 통상 패러다임을 거스르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만만찮다. 가디언은 “WTO가 2001년 도하라운드 협상을 시작할 때 농업과 공산품에 서비스까지를 모두 포함한 것이 무리였다”며 “씹기에 너무 많은 음식을 한 입에 넣은 것”이라고 표현했다. 협상이 선진국과 개도국 간 세력 다툼으로 변질해 지난 12년을 밀고 당기기만 했다는 것이다. 농산물 한 분야만도 관세 장벽, 보조금 지급 문제 등 10여가지의 어려운 과제들이 남아 있다. 하지만 자유로운 교역은 세계 경제를 성장시키고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 이게 바로 DDA의 앞길이 험난하지만 가지 않을 수 없는 이유다.
1. 최근 국회 파행으로 내년에 이른바 ‘한국판 셧다운’인 이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정부 예산안이 연내 국회에서 의결되지 못할 경우 정부가 제한된 범위에서 임시로 집행하는 예산인 이것은?
2. 벤 버냉키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최근 가상화폐 ‘이것’이 위험성이 있지만
장래성 있다는 입장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2009년 등장 이후 거래가 활발하지만
범죄 악용이 우려되기도 하는 이것은?
3. 인터넷으로 대학 강의를 무료나 싼값에 이수할 수 있는 온라인 대중공개 강좌다.
정규 교육을 보완하는 시스템이자 직장인 재교육 프로그램으로 확산되고 있는 이것은?
4. 개인 특성에 맞는 다양한 근무 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경영 전략이다.
재택근무제, 자율 출·퇴근제, 일자리 공유제 등이 대표 사례인 이것은?
5.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에 대한 사건은 공정위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이 공소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고발 남용으로 기업 경제활동이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해
1996년 도입된 이것은?
6. 다음 중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는?
7. 보험사가 보험가입 대상자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갖지 못해 오히려 질병·사고 확률이
더 높은 사람을 가입시켜 재정을 악화시키는 잘못을 범하는 경우, 이에 가장 적합한 경제학 용어는?
8. 다음 국가들 가운데 아직 여성 대통령이 한번도 나온 적이 없는 나라는 어디일까?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만기 하루짜리' 자금 거래하는 초단기 금융시장
2015년부터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가 원칙적으로 배제된다. 금융위원회가 20일 발표한 ‘금융회사 간 단기자금시장 개편 방안’에 따르면 2015년부터 콜시장에 참가하는 금융회사가 은행권으로 제한된다. 다만 증권사 중 국고채 전문 딜러와 한국은행 공개시장조작 대상 증권사(총 16개)는 참여를 예외적으로 허용했다. - 11월21일 한국경제신문
☞ 금융시장은 크게 △자금시장 △자본시장 △외환시장 △파생금융상품시장으로 나눌 수 있다. 자금시장은 보통 만기 1년 이내의 단기 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으로 단기금융시장이라고도 불린다. 자본시장은 장기 자금의 조달 수단인 주식, 채권 등 유가증권이 발행되고 유통되는 시장이며, 외환시장은 외환 거래가 이뤄지는 시장이다. 파생금융상품시장은 선물 옵션 스와프 등 파생금융상품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콜이 거래되는 시장은 이 가운데 자금시장(단기금융시장)에 해당한다. 콜 외에 환매조건부채권(RP), 양도성 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통화안정증권, 표지어음 등이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된다. 우리나라 단기금융시장의 총 잔액은 콜, RP, CD, CP 등 4개 상품 기준 약 72조원(9월 말 기준)이며 하루 평균 거래액은 48조원에 달한다. 단기금융시장이 발달하면 거래 참가자들이 장래의 필요(지출)에 대비하기 위한 현금 보유량을 줄일 수 있어 그만큼 자금을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콜(Call)은 단기금융시장에서 거래되는 금융상품 중에서도 가장 단기인 상품이다. 콜의 만기는 최장 90일이지만 보통 하루짜리(오버 나잇·over night)가 대부분이다. 만기가 1일인 1일물 콜이 전체 콜 거래의 99%를 차지한다. 일시적으로 자금이 모자라거나 남는 금융회사들이 자금 과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용한다. 돈을 빌려줄 경우 ‘콜론(Call Loan)’, 빌릴 경우는 ‘콜머니(Call Money)’라고 한다.
콜시장은 이런 콜이 거래되는 시장이다. 콜시장엔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 외국은행 한국지점, 보험사, 신용카드사, 캐피털사 등 거의 전 금융사가 참여하고 있는데 은행과 증권사, 자산운용사가 주요 참가자다. 현재 콜시장 참가자는 410여개사에 이른다. 지난 9월 말 기준 콜시장 잔액은 24조3000억원, 하루 평균 거래금액은 29조9000억원이다.
콜시장은 원래 신용도가 높은 은행 간 무담보로 돈을 빌려주고 빌리는 대차시장(貸借市場)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은행은 물론 거의 모든 비은행 금융사가 참가해 낮은 금리로 영업자금을 조달하는 시장이 돼 버렸다. 만기 하루짜리 자금을 빌려 장기 영업자금이나 운영자금으로 쓰는 금융사가 많아진 것이다. 이는 금융시장 전체로선 리스크(위험)가 커졌다는 걸 의미한다. 단기 금융상품으로 자금을 조달해 장기 자금으로 활용하는 까닭에 자금 운용의 미스매치 현상이 발생, 콜자금을 많이 쓰는 금융사가 부실해지면 자칫 전체 금융시스템이 위험해질 수 있는 것이다. 이게 바로 금융감독 당국이 콜시장에 메스를 들이댄 배경이다.
금융위원회의 이번 콜시장 개편 방안은 시장 참여자를 은행과 몇몇 우량 증권사만으로 제한한다는 게 핵심이다. 2015년부터는 원칙적으로 은행만이 콜시장에서 자금을 빌리거나 빌려줄 수 있다. 다만 증권사 중 직접 정부로부터 정부가 발행하는 채권(국고채)을 매입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진 국고채 전문 딜러(primary dealer)와 한국은행과 유가증권을 사고팔 수 있는 16개사는 현행처럼 콜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감독 당국은 그동안 꾸준히 증권사의 콜시장 참여를 제한하는 조치를 취해왔다. 2010년 4월 증권사의 콜차입 규모를 자기자본의 100%로 제한했으며 2012년 7월부터는 콜머니 평균 잔액이 자기자본 대비 25%를 넘지 않도록 했다. 내년부터는 콜차입 한도가 자기자본의 15% 이내로 축소되며 2015년부터는 16개사를 제외한 증권사의 콜차입은 금지된다.
이번 조치로 증권사들은 자금 조달에 초비상이 걸렸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콜차입 규모를 공시한 21개 증권사의 2013 회계연도 상반기 콜차입 평균 잔액은 6조1840억원, 콜차입 비율은 자기자본 대비 평균 19.6%다. 자기자본의 5분의 1에 가까운 자금을 초단기로 빌려쓰고 있다는 얘기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콜머니 제한은 증권업계 구조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투자자 예탁금이 최근 3년 새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투자자 예탁금은 19일 기준 14조968억원으로 2010년 12월30일 이후 2년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었다. - 11월26일 한국경제TV
☞ 고객이 주식거래를 하려면 증권사에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때 개설된 계좌에 들어 있는 돈을 투자자 예탁금이라고 한다. 투자자 예탁금은 투자자(고객)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유가증권을 사기 위해 증권사에 일시적으로 맡겨 놓은 돈이다. 자본시장법에선 투자자 예탁금을 ‘투자자로부터 금융투자상품의 매매, 그밖의 거래와 관련하여 예탁받은 금전’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투자자 예탁금은 예전엔 고객예탁금으로 불리기도 했다.
증권사는 투자자 예탁금을 회사가 가진 재산(고유재산)과 구분해 한국증권금융(증금)에 의무적으로 맡겨야 한다. 증권사들이 고객 돈을 자기 돈처럼 사용해 문제를 일으키는 걸 방지하기 위한 장치다. 증권사들은 고객들에게 투자자 예탁금에 대해 일정한 이자(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를 준다. 투자자 예탁금 이용료는 증권사별로 차이가 많은데 최고 연 1%에서 최저 0.1%에 이른다. 또 증권사는 증금에 맡긴 투자자 예탁금에 대해 증금으로부터 일정한 이자를 받는다. 현재 증금이 증권사에 지급하는 이자는 연 2.5% 수준이다.
개인의 주식 매수 여력을 나타내는 고객예탁금은 증시의 변동성을 예고하는 바로미터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고객예탁금이 늘어나면 주식을 사려는 투자자가 많다는 뜻으로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
고객예탁금은 2011년 8월10일 사상 최고(22조6552억원)를 기록한 뒤 줄어들기 시작했다. 올 추석 연휴 전까지만 해도 17조~19조원대였지만 이후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해 이달 7일엔 14조원대로 떨어졌다.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오르내리락 하는데도 예탁금이 줄어드는 것은 증시의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른바 ‘개미’로 불리던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개인 투자자의 급감이 요즘 증권사 경영이 좋지 않은 근본 이유다. 주식시장이 기관 중심으로 재편되는 건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개인들의 투자 의욕 자체가 꺾이는 건 좋지 않다. 기업 자금 조달의 주요 창구인 자본시장의 활력이 시들해지기 때문이다.
15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주최 ‘스톡옵션 과세 개선을 위한 간담회’에서 전문가들은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해 스톡옵션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형태근 동양대 석좌교수는 “벤처기업엔 (우수 인재를 끌어들일 방법이) 스톡옵션밖에 없는데 그것도 안 하면서 무슨 창조경제를 얘기하느냐”고 말했다. - 11월16일 연합뉴스
☞ 스톡옵션(stock option)은 기업이 임직원들에게 부여한 자기 회사 주식(자사주) 매입 권리를 뜻한다. 주식매수선택권 또는 주식매입선택권이라고 한다. 자사주를 일정한 가격으로 일정 수량 살 수 있는 권리다. 자사주 매수 가격은 시세보다 낮거나 액면가가 보통이다.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아무 때나 스톡옵션을 행사해 주식을 팔 수 있다. 스톡옵션 행사가격(자사주 매입 가격)이 시세보다 싸기 때문에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이라면 상당한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만약 스톡옵션 행사가격이 주가보다 비싸다면 스톡옵션을 행사하지 않아도 된다.
가령 A라는 상장사가 회사에 꼭 필요한 인재 B를 영입하기 위해 B에게 3년 후 주당 1만원의 가격에 3만주의 자사주를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하자. 현재 A사의 주가는 2만원이다. B가 스톡옵션을 받고 A사에 입사해 3년이 지났는데 A사 주가가 입사 때와 마찬가지인 2만원이라면 A는 스톡옵션을 행사해 A사 주식을 주당 1만원에 3만주를 사 주당 2만원에 증시에서 팔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주당 1만원씩 3억원의 차익을 얻게 된다. 만약 B가 더 열심히 일해 회사 실적이 좋아지면 주가는 2만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고 그렇게 되면 B가 스톡옵션 행사로 얻는 차익은 더 커진다.
비상장회사도 마찬가지다. C라는 비상장사가 D라는 인재를 영입하면서 3년 후 주당 3000원에 3만주의 자사주를 살 수 있는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고 하자. C사의 경영이 잘돼 3년 후 주식이 상장되고 주가가 주당 1만원에 형성됐다면 D는 주당 7000원씩 2억1000만원의 스톡옵션 차익을 거둘 수 있다.
위의 사례에서 보듯 스톡옵션은 유능한 인재를 확보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다. 스톡옵션은 또 기존 임직원들에게도 부여할 수 있다. 임직원들로선 보다 열심히 일하는 유인책이 된다.
스톡옵션은 국내에선 1997년 4월 처음 도입됐으며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됐다. 스톡옵션이 일반화된 미국의 경우 전문 경영인들이 스톡옵션을 통해 본봉보다 더 많은 소득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종종 너무 과도한 스톡옵션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스톡옵션은 경제학에서 정보의 비대칭과 관계가 있다. ‘주인과 대리인 문제’가 그것이다. 기업 경영에선 주인과 대리인이 존재한다. 주인은 주주다. 임직원들은 주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아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일해야 하는 대리인이다. 하지만 기업 경영에 관한 정보에선 주주와 임직원 간 차이가 있다. 임직원들이 주주보다 경영 정보를 많이, 보다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이른바 정보의 비대칭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선 대리인인 임직원들은 때론 주주의 이익보다는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주요 경영 사항을 결정할 가능성이 있다.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이다. 이런 모럴 해저드를 막으려면 임직원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든지(채찍), 보상을 많이 하든지(당근) 해야 한다. 스톡옵션이나 성과급 등은 바로 기업 경영에서 정보의 비대칭에 따른 모럴 해저드를 방지하는 한 수단이 된다.
하지만 현행 스톡옵션 제도는 너무 까다롭게 돼 있어 별 쓸모가 없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특히 비상장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이런 목소리가 나온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세금이다. 스톡옵션을 받은 임직원들은 주식을 팔기도 전에 세금을 내야 한다. 세무서가 자사주의 평가가치와 행사가격의 차이를 소득으로 간주해 최고 38%의 세금(주민세 포함)을 물리기 때문이다. 비상장 벤처기업 임직원의 경우 아직 상장되지도 않은 회사의 주식을 사기도 버거운데 세금까지 내라고 하니 설상가상이다.
기업 입장에도 스톡옵션 제도에 문제가 있다. 스톡옵션은 회계상 비용으로 처리된다. 실제로 돈을 쓰는 게 아닌데도 회계장부에 돈이 나간 것처럼 기재해야 한다. 이러면 회사 순익이 줄고 신용등급에 악영향을 미친다. 스톡옵션을 받는 임직원들도, 스톡옵션을 주는 회사도 스톡옵션으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있으니 스톡옵션이 가진 장점이 빛을 바래고 있는 것이다. 이게 2만9000개의 벤처기업 중 스톡옵션을 행사한 곳이 59개에 불과한 이유다. 스톡옵션은 경제의 활력을 높일 수 있는 한 수단이다. 문제가 있다면 고쳐야 한다.
‘기업하기 좋은 나라 만들기’가 위기 극복의 비결
아일랜드 부활의 교훈
아일랜드가 다음달 구제금융에서 졸업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재무장관 협의체인 유로그룹은 14일 아일랜드와 스페인이 구제금융 체제에서 벗어난다고 공식 발표했다. 두 나라 모두 자생적 회복 차원에서 ‘크레디트 라인(정해진 한도 내에서 자금을 수시로 빌리고 갚는 신용공여제도)’은 신청하지 않기로 했다. - 11월16일 한국경제신문
☞ 아일랜드가 경제위기를 딛고 3년 만에 부활했다. 1997년 외환위기를 당했던 한국이 3년여 만에 위기를 극복한 것과 비슷하다. 인구 450만명인 북대서양의 작은 섬나라 아일랜드가 이처럼 빨리 위기에서 벗어난 동력은 무엇일까?
아일랜드는 위기 이전까지만 해도 ‘켈틱 타이거(Celtic Tiger·켈트족 호랑이)’로 불렸다. 금융업과 부동산 호황을 등에 업고 연평균 7%의 고성장을 이뤘다. 1인당 국민소득도 4만달러를 뛰어넘었다. 하지만 2008년 가을 리먼브러더스 파산으로 본격화된 미국발 금융위기는 아일랜드를 추락시켰다. 달러화는 순식간에 빠져나갔고 부동산 버블은 꺼졌다. 남은 건 빚뿐이었다.
2010년 아일랜드는 국내총생산(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30%를 웃돌았고, 그해 11월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 등 국제 채권단에 850억유로의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신세로 전락했다.
이런 아일랜드가 다시 부활한 것은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한 덕분이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이 임금 삭감과 금 모으기 운동 등을 통해 위기를 극복한 것과 비슷하다. 2011년 3월 집권한 중도우파의 케니 총리는 24% 수준이던 법인세를 유럽 최저 수준인 12.5%까지 낮추고, 임금 등 노동비용도 2008년 대비 25% 줄였다. 그러자 애플 등 다국적기업의 투자가 늘어났다. 외국 기업이 아일랜드에서 만든 일자리는 지난 한 해 1만2000개에 달했다. 또 공무원 수를 10% 줄이고 복지도 축소했다. 2010년 30.9%에 이르던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은 내년 4.8%, 2015년엔 2.9%까지 낮출 수 있게 됐다.
아일랜드 국가부채는 GDP 대비 125%로 높다. 실업률도 14%에 달한다.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아일랜드의 교훈은 경제 회생의 길은 허리띠를 졸라매고 사람들이 열심히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데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일깨우고 있다.
동양그룹 사태 등 대기업 부실 증가로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늘어났다. 금융감독원은 올해 3분기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 비율이 1.80%로 전분기(1.73%)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고 7일 밝혔다. 부실채권 규모도 25조8000억원으로 9000억원 늘었다. - 11월8일 한국경제신문 # 부실채권이란?
부실채권(不實債券)이란 말 그대로 부실화된 채권이다. 금융회사가 빌려준 대출 가운데 회수가 불확실한 돈이다. 금융사의 대출은 이자와 원금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는가를 기준으로 △정상(normal) △요주의(precautionary) △고정(substandard) △회수의문(doubtful) △추정손실(estimated loss) 등 다섯 단계로 분류된다. 정상은 이자 납입과 원금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경우며, 요주의는 주의가 필요한 대출금으로 짧은 기간(1개월 이상 3개월 미만) 연체되는 경우다. 고정은 3개월 이상 연체되는 것으로 손해를 입을 가능성은 있지만 대출금을 담보가액으로 상쇄할 수 있는 경우며, 회수의문은 피해 정도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담보가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다. 추정손실은 담보가 턱없이 부족해 회수할 가능성이 전혀 없는 여신(대출)이다. 부실채권은 이 가운데 정상과 요주의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즉 고정이하 여신을 뜻하는 것이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전체 대출 중 부실대출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은행이 가진 자산이 얼마나 건전한지를 보여준다. 고정이하 여신 비율은 낮을수록 부실화된 채권이 적어 은행이 건전하다는 뜻이다. 이에 비해 은행의 건전성을 나타내는 또 다른 지표인 BIS(국제결제은행) 자기자본비율은 대출을 포함해 은행이 가진 전체 자산(위험가중치를 적용해 계산) 대비 자기자본비율로, 은행 경영이 위험해졌을 때 대응할 수 있는 자기돈(자기자본)을 얼마나 갖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BIS 자기자본비율은 높을수록 은행이 튼튼하다는 얘기가 된다. 국제적인 은행 감독 기준을 정하는 바젤은행감독위원회(바젤위원회·BCBS)는 BIS 자기자본비율 8%를 기준으로 그 이상이면 건전한 은행, 미만이면 부실한 은행으로 평가한다.
# 늘어나는 은행 부실채권
은행의 부실채권은 △은행들이 리스크 관리가 허술하거나 △경제가 전반적으로 좋지 않아 기업이나 소비자들의 형편이 어려워질 때 늘어나게 된다. 요즘 국내 은행들의 부실채권이 증가하는 것은 경제가 좋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 9월 말 부실채권 규모는 25조8000억원으로 6월 말보다 9000억원 늘었다. 2011년 1분기 말(26조2000억원) 이후 2년6개월 만에 가장 많은 규모다. 전체 대출에서 부실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은 1.80%로 6월 말보다 0.07%포인트 상승했다. 전체 부실채권 중 기업대출과 관련된 부실이 85.8%(22조1000억원)며 부실 가계대출 규모는 13.5%(3조5000억원)다.
은행별로는 특히 국책은행인 KDB산업은행과 정부 산하 공공기관(예금보험공사)이 대주주인 우리은행의 부실이 급증했다. 3월 말 1조7000억원 규모였던 산업은행 부실채권은 9월 말 3조2000억원으로 6개월 새 88.2% 급증했다. 우리은행은 부실채권 규모가 가장 크다. 9월 말 기준 5조3000억원으로 2위인 KB국민은행(3조9000억원)보다 1조4000억원이나 많다. 이에 대해 일각에선 이들 두 은행이 정부 소유라는 이유로 위험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도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부실기업을 뒷받침하고 회생을 지원하는 것은 국책은행의 책무”라고 주장했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쌓이면 은행들은 손해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아둬야 한다. 충당금 비율은 채권이 얼마나 부실화됐는지에 따라 다른데 최고 부실채권 금액의 100%다.
# 커지는 NPL 시장
은행들은 부실채권 회수가 불가능하다고 판단되면 대손상각 처리하거나 시장에 내다 판다. 대손상각은 받지 못하는 대출로 회계를 처리하는 것이다. 시장에 매각할 경우 보통 대출금보다 낮은 가격에 채권을 팔거나 담보물을 경매에 내놔 원리금 일부를 회수한다. 이처럼 부실채권이 거래되는 시장이 부실채권(NPL) 시장이다. NPL(Non Performing Loan)이란 무수익 여신이란 뜻이다. 부실채권은 은행들엔 ‘독’이지만 또다른 쪽에선 대박을 노릴 수 있는 ‘약’인 것은 바로 부실채권 시장의 존재 덕분이다. 좋은 가격에 부실채권을 사 대출금을 회수할 수 있으면 큰 돈을 벌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개인이 산 아파트를 예로 들어보자. 감정가 2억원의 아파트를 담보로 A씨가 은행에서 1억원을 대출받았다가 3개월 이상 연체하면 부실채권이 된다. 은행은 이 부실채권을 경매에 부치거나 부실채권 전문 처리회사에 싼 값에 판다. 부실채권 회사는 부실채권만을 전문으로 모아 처리하는 ‘청소부(배드 뱅크)’ 또는 ‘금융 고물상’ 역할을 한다. 개인이 부실채권 처리회사와 직접 거래하거나 경매정보회사 등을 통해 이 채권을 9000만원에 샀다고 하자. 그러면 감정가는 2억원이니 적지 않은 수익을 낼 수 있다.
땅이나 건물 같은 담보가 없는 무담보채권은 담보채권보다 더 싸게 팔린다. 부실채권 전문 처리회사나 신용정보회사 등이 이 무담보채권을 사 추심을 통해 대출금을 회수하게 된다. 무담보채권을 사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는 은행으로부터 얼마나 싼 가격에 매입했는지, 추심은 어느 정도나 할 수 있는지에 달려 있다. 가령 무담보채권 100억원(총 100건)을 90% 할인해 10억원에 샀는데 20건 20억원을 추심하는 데 성공했다면 다른 비용을 감안하지 않는다면 10억원이 이익이다.
부실채권 시장은 특히 경제가 위기를 겪다 급속도로 회복하는 경우 ‘노다지 시장’이 되기도 한다. 국내에 부실채권 시장이 형성된 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직후다. 1999년 말 기준 시중은행 부실채권 규모는 61조원, 전체 대출채권 중 부실채권 비율은 12%에 달했다. 당시 국내에서 부실채권을 사들여 큰 돈을 번 곳이 바로 미국계 자본인 론스타와 뉴브리지캐피털 등이다. 론스타는 1998년 성업공사(현 자산관리공사)에서 부실채권 5464억원어치를 매입한 것을 시작으로 2003년 카드대란 시기까지 약 5조원 이상의 부실채권을 사들여 두 배 이상의 수익을 거뒀다.
현재는 자산관리공사(캠코)와 유암코 등이 부실채권 관리 노하우를 쌓아 전문업체로 성장한 상태다. 캠코는 부실채권 관리 노하우를 외국에 수출하기도 했다. 부실채권 업계 1위 유암코의 자기자본 대비 이익률이 14.4%로 시중은행 평균(6.17%)의 배가 넘을 정도다.
2000년대 들어 소강상태였던 부실채권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계기로 꿈틀거리더니 올해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웅진, STX, 동양 등 대기업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들어가면서 9월 말 현재 25조8000억원의 부실채권이 발생했다.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부동산이나 기계를 담보로 대출받은 중소기업 중 돈을 못 갚는 회사도 크게 늘었다.
이처럼 부실채권 시장이 다시 형성되면서 이 시장에 기웃되는 금융사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매물로 나온 부실채권 전문회사 ‘우리F&I’ 인수전에는 KB금융지주, 한국증권금융, 사모펀드 IMM PE 등 8곳이 출사표를 던졌다. 외환은행은 계열사 외환캐피탈을 부실채권 처리회사로 업종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금융회사는 물론이고 사모펀드 개인투자자까지 부실채권 투자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부실채권 시장은 기본적으로 ‘기관들의 리그’다. 개인이 참여하기엔 너무 덩치가 크다는 얘기다. 일부 신용정보회사는 대부업체나 저축은행의 무담보 부실채권을 원금의 5%도 안 되는 값에 사들인 뒤 ‘끈질긴 추심’으로 투자금을 회수해 원성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