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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2월 2일 (871)


1. 주주 환원 정책을 내세운 기업들이 매입 후 소각을 단행하는 주식은?

① 동전주 ② 황금주
③ 테마주 ④ 자사주

2. 정부 지출을 늘리는 것이 민간의 투자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이론은?

① 풍선효과 ② 구축효과
③ 승수효과 ④ 자산효과

3. 이 나라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1000일이 넘었다. 수도는 모스크바, 화폐는 루블인 이 나라는?

① 미국 ② 러시아
③ 프랑스 ④ 중국

4. 소득에 비해 무리한 대출을 받아 집을 산 탓에 원리금을 갚느라 다른 곳에 쓸 돈이 없어 허덕이는 이들을 가리키는 말은?

① 니트족 ② 홈리스
③ 하우스푸 ④ 워킹푸어

5. 기업 인수합병(M&A)만을 목적으로 세운 명목상의 회사로, 증시에 상장 후 비상장 우량기업 합병을 시도하는 이것은?

① SPAC ② IB ③ VC ④ PEF

6. 프랑스 타이어 회사가 1900년대 초부터 발행한 식당 정보지로 세계적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이 책은?

① 위키피디아 ② 미슐랭 가이드
③ 르몽드 ④ 그린북

7. 다음 중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시가보다 비싸게 팔고 싶어 하는 기업사냥꾼이 보내는 문서는?

① 그린 메일 ② 리빙 트러스트
③ 티저 레터 ④ 아그레망

8. 재화나 서비스를 한 단위 더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추가 비용을 뜻하는 경제학 용어다. 이윤을 최대한으로 늘리기 위한 기업의 활동에도 영향을 주는 이것은?

① 매몰비용 ② 금융비용
③ 한계비용 ④ 평균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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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왕따 된 한국 증시, 구원투수는 어디에…



그래픽=전희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우리나라 증권시장에 ‘박스피’(박스권+코스피) 시절이 있었습니다. 대략 2012년부터 5년간 종합주가지수(코스피지수)가 1760~2160 박스권에서 움직일 때였죠. 선진국 주가지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쭉쭉 오른 반면, 한국 주식시장만 다람쥐 쳇바퀴 돌 듯했습니다. 코스피지수가 박스권 상단을 뚫고 2021년 3316까지 올랐을 때 드디어 한국 증시도 선진 시장이 되는가 싶었죠. 그러나 2022년 중반까지 주가지수가 미끄러지며 분위기는 다시 싸늘해졌습니다. 외국인은 단기투자에 열을 올리고 기관들은 공매도만 일삼는 세력으로 인식되면서 개인투자자(개미)들이 한국 증시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 증시를 참고만 하던 개미들이 직접 미국 주식을 매매하는 바람이 불었어요. 현재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한국인 투자자금이 무려 142조원에 달합니다.

최근의 결정타는 ‘트럼프 트레이드’(트럼프 정책에 따른 산업 영향)로 외국인 자금이 한국에서 썰물처럼 빠지면서 코스피, 코스닥 모두 무너졌습니다. 글로벌 증시는 상승세를 이어가는데 한국 증시만 ‘나 홀로 약세’입니다. 물론 거시경제적 이유와 산업구조적 문제가 있습니다. 하지만 “살 만한(매력적인) 주식이 없다”는 회복 불능 선고가 투자자들로부터 내려지고 있어요. 투자자들의 신뢰 상실이 원인이라면 큰 문제입니다. 한국 증시의 구원 투수(해법)는 어디에 있는지, 자본시장이 경제에서 왜 중요한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서 돈 빼는 외국인, 헐값 된 주식
"투자자 무시한다" 불신이 문제 키워


게티이미지뱅크

한국 증권시장은 미국 증시가 폭락한 지난 8월 5일 이후 무기력증에 빠진 듯합니다. 미국 기준금리가 기대만큼 내리지 않을 것이란 우려로 미국 증시가 출렁였는데, 한국 증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내렸죠. 올해 중반까지 26조원 넘게 주식을 순매수한 외국인이 이후 지난 26일까지는 20조원가량 순매도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였기 때문입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 자국 산업 보호와 관세 상승으로 한국 기업들의 어려움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 이를 부추겼습니다. 미국 대선이 있던 지난 5일 이후 26일까지 코스피지수는 2.19%, 코스닥지수는 7.8% 떨어졌습니다. 반면 미국 나스닥지수는 25일까지 4.5% 올랐고, 일본 닛케이지수 등도 함께 상승했다가 최근 조금 하락한 수준입니다.


장부 가치, 신흥국보다 낮게 평가

한국 증시가 이렇게 낮은 평가를 받는 것이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 주가수익비율(Price Earnings Ratio, PER)을 보면 단번에 알게 됩니다. PER은 주식가격이 1주당 순이익(순이익/발행 주식 수)의 몇 배가 되느냐를 측정한 건데요, 이게 높으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고 낮으면 매력이 떨어진다는 얘기입니다. 글로벌 평균 PER은 약 18배인 데 반해, 코스피 시장은 지난 22일 8.2배까지 낮아졌죠. 원래 우리나라 상장기업의 PER 평균은 항상 10배 언저리에 있었습니다. 그만큼 글로벌 투자자로부터 소외됐죠.

기업의 자산가치(Book-value)와 장부가치(주식가격)를 비교하는 주가순자산비율(Price Book-value Ratio, PBR)도 볼까요? 이게 1배가 안 되면 지금 당장 폐업을 하고 가진 자산을 다 팔아도 시가총액보다 많은 현금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PBR이 1배가 안 되는 국내 상장사가 전체의 50.9%에 달합니다. 기업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헐값에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죠. 2014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 상장사의 평균 PBR은 1.04배로, 신흥국 평균(1.58배)보다도 낮습니다.

이런 현상은 요즘 더 심각해지고 있습니다. 북한 리스크 때문에 한국 기업의 주가가 저평가받는 현상을 ‘코리아 디스카운트’라 하는데요. 이제는 한국 증시 전체의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의미로 쓰입니다. 정부는 기업가치 밸류업(value-up) 프로젝트, 금융투자세 폐지 등에 노력하고 있지만, 전혀 약발이 먹히지 않는 모습입니다.

‘투자 이민’ 나선 개미투자자들

한국 증시 소외현상은 상시적 투자자금이 한국에서 떠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해외 증시에 직접 투자하는 개인투자자, 이른바 ‘서학개미’가 늘어난 영향이 큽니다. 미국 주식을 사들인 서학개미의 자금은 약 142조원으로 불어났고, 한국 증시의 고객예탁금은 49조9000여억원(지난 26일 기준)으로 한 달 전에 비해 5조원이 줄었습니다. 이 정도면 ‘투자 이민’이나 다름없습니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는 여러 원인이 있습니다. 먼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와 나누는 주주 환원 정책이 활성화하지 않은 점입니다. 순이익 중 주주에게 주는 배당금의 비율을 ‘배당성향’이라고 합니다. 미국 기업의 평균 배당성향은 34.2%인 데 비해, 한국은 작년 17.4%에 불과했습니다. 배당금을 많이 주는 게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도움 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워낙 배당이 적으니 주주들이 일종의 배신감을 느끼는 겁니다. 기업을 두 개로 쪼개면서 알짜배기 사업을 신생기업에 몰아주는 국내 기업의 행태, 조달한 자금의 효율적 사용이 의심되는 유상증자 등으로 개미들의 한국 상장사 불신은 극에 달했습니다. 소액주주의 권리나 이익엔 신경 안 쓰는 기업 오너를 못 믿겠다며, 그런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한편으론 신흥국도 선진국도 아닌, 어정쩡한 정체성을 지닌 한국 증시의 성격도 있습니다. 세계경제가 안정적으로 성장할 때는 선진국 자금이 모두 성장률 높은 신흥국 투자로 나가버리고, 금융위기 가능성이 높아지면 한국을 포함한 비선진국 증시에서 돈을 빼버립니다. 결국 장기 투자자금이 안정적으로 들어오지 않는 문제가 발생하죠.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국지수에 한국이 편입되어야 선진국의 막대한 펀드 자금이 한국으로 향할 수 있다는 얘기가 그래서 나오는 겁니다.


NIE 포인트
1. 주식가격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시장이 평가한 결과다. 어떤 방법으로 측정할 수 있는지 알아보자.

2. PER, PBR 외에 증권시장에서 중요하게 보는 기업의 경영지표는 무엇이 있는지 살펴보자.
3. 우리나라 기업의 배당성향이 낮은 이유를 공부해보자.

증시 활성화는 실물경제 발전에 필수 요소
투자자 '꿈' 갖게하는 기업·정부 노력 중요


한경DB

그러면 증권시장이 경제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아볼까요? 기업은 설립할 때 또는 사업을 확장할 때 돈이 많이 필요합니다. 방법은 남의 돈을 빌리거나, 회사 주인인 주주로부터 출자받는 겁니다. 각각 부채와 자본금이 늘어나는 방식입니다. 빚보다는 자기 돈이 안정적이고 이자 부담도 적겠지요. 그래서 기업은 증권시장에 상장해 새로운 주주들에게서 투자를 받으려 합니다. 주주에겐 배당받을 권리, 새로운 주식을 받을 권리,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권리 등을 보장해줍니다.


증시는 경제성장의 발판

주식이나 채권이 거래되는 증권시장은 기업 자금 조달의 중요한 원천입니다. 이런 증시가 침체에 빠지면 자본축적과 경제성장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요. 지금이 딱 그런 상황입니다. 최근 한국 증시의 부진으로 상장사 자금 조달에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올 들어 지난달 중순까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시장) 상장회사가 공시한 유상증자 규모는 약 4조5800억원에 불과합니다. 유상증자란 주식을 추가로 발행하면서 시장가격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건데요, 이게 올해는 작년(약 9조4799억원)의 절반 수준에 머무를 전망입니다.

투자와 경제성장의 관계를 살펴보면 증시의 중요성을 알 수 있습니다. 먼저 생산함수, 즉 Y=f(L, K)를 보면 노동(L)과 자본(K)의 투입에 따라 산출량이 변합니다. 이를 노동량으로 나누면 1인당 생산량(y=Y/L)은 1인당 자본량(k=K/L)이 많아질수록, 즉 자본축적이 증가할수록 늘어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어요. 한편 투자를 늘리면 저축이 줄기 때문에 소비 여력은 감소합니다. 소비도 경제성장에 중요한 요소이기에 최적의 투자와 소비가 어떤 수준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러면 경제는 한정된 자원 안에서 성장잠재력을 극대화하고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어요. 가계의 주식투자 자금은 저축의 일종입니다. 증권시장이 발전하고 가계의 증권 투자가 늘어나면 증시 규모와 유동성(돈의 양)이 확대됩니다. 이는 기업의 증시 상장을 촉진하고 자본 형성을 증대시켜 실물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칩니다.

증시 매력도 높여 해외 투자금 유치

증권시장은 매일 변화하는 주식가격을 통해 기업의 가치를 정확히 알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기업 수천 개가 모여 증시에서 거래되면 주가지수만 보고도 경기가 호황인지 불황인지 알 수 있어요. 한 나라 경제의 활력과 미래 가능성을 엿볼 수 있지요. 그래서 증시를 ‘경제의 거울’이라고도 합니다.

지금은 금융투자 자본이 24시간 국경 없이 넘나드는 시대입니다. 미국 등 거대 자본시장으로 투자자금이 쏠리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일까요? 어느 정도 불가피하겠지만, 그럼에도 자기 나라 증권시장을 활성화해야 할 필요성이 큽니다. 먼저 국가 기간산업과 국민 기업을 외국 증시에만 의존하도록 할 순 없겠죠? 신생 기업이 글로벌 경쟁에 뛰어들기 전, 체력을 기르고 더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자국 내에서 만들어줘야 합니다. 해외투자에 열심인 ‘서학개미’를 비판할 순 없습니다. 돈이 빠져나가는 만큼 해외 투자 자본이 국내에 더 유입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순항하는 글로벌 증시에서 소외돼 있는 한국 증시를 되살리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일단 정부가 추진하는 ‘기업 밸류업(value-up) 프로그램 지원 방안’의 방향은 맞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부 주도로 몇 가지 지원책을 내놓고 관련 주가지수를 산출한다고 해서 기업과 증시의 가치가 쉽사리 높아지긴 힘들다는 점입니다. 기업이 수출 전략을 효과적으로 짜고 신사업 기회를 잘 포착하는 등 이익 증대를 위한 노력을 배가하는 게 먼저죠.

그래서 어떤 기업에 투자하면 수익을 많이 얻을 수 있으리란 꿈을 갖게 해야 합니다. 기업은 배당성향을 높이는 등 주주 친화적 정책을 많이 펼쳐 주주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뜻을 내보일 필요가 있어요. 투자자들의 불신만큼 증시를 위축시키는 건 없습니다. 아울러 공매도나 금융투자세 등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운영하되, 시장을 교란하는 각종 불법행위는 엄단해나가는 금융당국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NIE 포인트
1. 상장회사가 자본을 확충하는 여러 방법에 대해 공부해보자.

2. 최근의 상장회사 유상증자가 왜 논란이 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3. 공매도나 금융투자세의 시행 원칙은 어떠해야 하는지 토론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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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25일 (870)


1.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정부효율부’ 수장에 이 사람을 내정해 화제다. 전기차 기업과 우주탐사 기업의 현직 최고경영자(CEO)인 이 사람은?

① 일론 머스크 ② 마크 저커버그
③ 사티아 나델라 ④ 팀 쿡



2. 정권 교체 직후 정치, 경제, 사회 전반의 불확실성이 사라지고 투자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현상은?

① 유동성 랠리 ② 허니문 랠리
③ 서머 랠리 ④ 산타 랠리



3. 주가가 계속 떨어지는 도중에 일시적으로 반등하는 현상을 동물에 빗대 표현한 말은?

① 회색코뿔소 ② 데드캣 바운스
③ 베어마켓 ④ 블랙스완



4. 여야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상향하는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현재 보호 한도는 금융회사 한 곳당 얼마일까?

① 1000만원 ② 3000만원
③ 5000만원 ④ 1억원


5. 최근 이 기업 주가가 4만원대까지 떨어지자 회사 측이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이곳은?

① 삼성전자 ② SK하이닉스
③ LG에너지솔루션 ④ 셀트리온


6. CPI, PPI, PCE 등의 경제지표를 통해 공통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은?

① 환율 ② 내수 소비
③ 설비투자 ④ 물가



7. 향후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보고 부랴부랴 구입하는 ‘공황 구매’를 뜻하는 말은?

① 포모 ② 패닉 바잉
③ 쇼트 셀링 ④ 엔데믹



8. 증권사가 소비자에게 주식거래 대금을 빌려주는 것을 말한다. 빚을 내 주식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어날 때 잔액이 증가하는 이것은?

① 공매도 ② 통화옵션
③ 신용융자 ④ 통화스와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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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18일 (869)


1. 배를 만드는 산업을 뜻한다. 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등이 국내 대표적 기업인 이 업종은?

① 해운 ② 조선
③ 방산 ④ 2차전지

2. 중앙은행이 수장의 발언 등을 통해 향후 통화정책의 방향을 시장 참가자들에게 미리 안내하는 행위는?

① 밸류에이션 ② 양적완화
③ 포워드 가이던스 ④ 그린북

3. 특수한 경제 상황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막대한 이익을 얻은 기업에 일시적으로 부과하는 세금은?

① 간접세 ② 누진세
③ 횡재세 ④ 스텔스세

4. 석유수출국기구(OPEC)에는 가입하지 않았지만 오펙플러스(OPEC+)에 참여하고 있는 나라는?

① 사우디아라비아 ② 이란
③ 이라크 ④ 러시아

5. 챗GPT와 같이 인공지능(AI) 기술 기반의 자동화된 ‘채팅 로봇’을 가리키 는 용어는?

① 클라우드 ② 로보어드바이저
③ 스트리밍 ④ 챗봇

6. 다음 중 제도 시행의 가장 주된 목적이 ‘예산 낭비 방지’에 있는 것은?

① 기업결합심사
② 예비타당성조사
③ 교통영향평가
④ 추가경정예산

7. 미국 중앙은행(Fed)이 11월에 기준금리를 다시 인하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① 4.5~4.75% ② 4.75~5.0%
③ 5.0~5.25% ④ 5.25~5.5%

8. 최근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당선인을 열성적으로 지지한 기업인이다. 테슬라의 최고경영자(CEO)인 이 사람은?

① 일론 머스크 ② 제프 베이조스
③ 워런 버핏 ④ 제롬 파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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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슈퍼 선거의 해'…고물가가 심판했다


그래픽=이정희 한국경제신문 기자

미국 대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당선으로 끝났습니다. 이로써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70여 개국, 총 42억 명의 유권자가 참여한 ‘슈퍼 선거의 해’가 사실상 막을 내렸습니다.

작년 이맘때 ‘슈퍼 선거의 해’를 앞두고 세계 유권자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각국이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날로 높아지는 민주주의 정치 체제의 불안정성은 전 세계 공통적 현상이기 때문이죠. 극한 대결로 치닫는 좌·우 정치세력, 인종주의와 자국 우선주의의 강력한 대두, 대중 인기 영합 정책을 뜻하는 포퓰리즘 확산으로 인해 대부분의 나라가 바람 잘 날 없습니다. 경제도 고금리와 고물가 여파로 팍팍한 민생이 크게 개선되고 있지 않죠.

결론부터 말하면 올해 세계의 주요 선거는 경제 문제, 그중에서도 고물가가 판을 갈랐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확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각국 국민의 분노를 일으켰습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도 미국 대선에 대해 “유권자들은 폭발적 인플레이션에 대해 조 바이든 대통령을 용서하지 않았다”고 보도했죠. 30년간 단독 집권해온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의회 과반 확보에 실패한 것도 고물가와 높은 실업률이 빌미가 됐습니다.

그런데 트럼프의 귀환은 더 큰 태풍을 몰고 올 전망입니다. 집권 1기보다 더 센 ‘미국 우선주의’를 내걸고 관세장벽을 쌓아 올릴 태세입니다. 물가가 심판한 주요국 선거, 트럼프 당선 이후 세계경제와 정치·안보의 변화를 4·5면에서 조망해보겠습니다.

'슈퍼 선거의 해'에 나타난 각국의 민심
경제·민생 먼저 챙기라는 강력한 요구죠


지난 7월 총선에서 압승을 거둔 영국 노동당의 키어 스타머 대표(현 총리)가 지지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구촌 ‘슈퍼 선거의 해’에 대한 관심은 크게 두 가지로 모아졌습니다. 하나는 유권자의 선택을 좌우할 최대 변수가 무엇이 될지, 또 다른 하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 다시 입성할지였습니다.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 흐름은 긴밀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주요국 선거의 결과와 특징은 다른 나라 선거에도 영향을 미치지요. 첫 번째 주제는 1년 내내 관심이었습니다. 우리나라 언론도 상반기가 지나자 ‘반환점을 돈 슈퍼 선거’와 같은 제목으로 주요국 선거 결과를 분석했어요.

선거 최대 변수는 경제문제

생글생글은 지난해 12월 18일 자(제829호)에서 “핑크 타이드(Pink Tide)가 왜 꺾였을까”란 제목의 표지 기사를 실었습니다. 핑크 타이드란 중남미 좌파 정치세력이 각국 선거에서 연쇄적으로 집권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최근엔 이런 경향이 퇴조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좌파 정부의 잇따른 경제정책 실패로 민생의 어려움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국민 입장에선 먹고사는 문제가 최우선인데, 포퓰리즘 정치만 앞세우고 시장 기능을 무시하는 정책 개입으로 경제 성적표가 크게 나빠진 게 지지율을 떨어뜨렸죠. 반면 유럽 정치권에서 인종·종교·민족·젠더(성) 등 유권자의 정체성에 호소하는 ‘정체성 정치’가 유행이라고 봤습니다. 이민자가 일자리를 뺏어가는 문제, 기독교 문화의 유럽 국가에 무슬림 이민자를 수용하는 문제 등에서 유권자의 지지 정당이 갈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막상 ‘슈퍼 선거의 해’ 뚜껑을 열어보니 중남미 등 개발도상국과 유럽 지역 선진국 정치가 크게 다른 양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모두 물가 등 경제 상황이 핵심적 선택 기준이 됐습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때 “바보야, 문제는 경제야”라는 문구로 유권자의 관심을 모았듯 경제문제는 선거 승패를 가르는 중요 변수입니다. 그러나 잇따른 세계 주요국 선거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은 주목할 부분입니다. 대부분의 나라가 2017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저성장·고물가·고금리 등 경제적 어려움을 공통으로 겪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고물가에 화난 미국 백인 노동자

영국과 프랑스의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지난 7월 총선에서 창당 이후 190년 만에 최악의 참패를 당했습니다. 의석수가 372석에서 121석으로 쪼그라들었죠. 고물가, 경기침체, 공공부문 개혁 실패 등 실정이 이어졌기 때문입니다. 야당인 노동당은 오히려 친기업 정책 등을 펴며 표를 끌어올 수 있었습니다. 프랑스 8월 총선에서는 극우 정당 국민연합(RN)이 1차 투표에서 좌파 연합과 범여권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하는 이변을 일으켰습니다. 국민연금 지급 시기를 2년 늦추는 정책과 고물가 여파로 범여권의 득표율이 20%에 그쳤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여당인 아프리카민족회의가 지난 5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과반 의석 확보에 실패한 것이나, 일본의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10월 총선에서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것 역시 고물가에 따른 유권자의 불만이 고조되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일본은 특히 저물가가 수십 년 지속된 나라인데요, 작년 3.3%의 물가상승률로도 사람들은 불안해했습니다. 사재기가 일었고, 쌀은 품귀현상까지 빚을 정도였지요.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의 귀환’이 가능했던 것도 고물가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습니다. 미국 언론들은 ‘고물가에 화난 백인 노동자’를 트럼프 당선 일등 공신이라고 평가합니다. 조 바이든 대통령 집권 4년간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연평균 5.5%에 달했습니다. 미국 민주당 지지세가 강했던 러스트벨트(미국 북동부의 낙후된 공업지역)에서 트럼프가 승리한 것도 이러한 영향이 큽니다. 미국 경제신문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5월 사설에서 “미국은 카터 이후 6명의 대통령을 거치며 낮은 인플레이션에 익숙해 있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 아래에서 물가 급등한 게 선거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는데, 이게 그대로 맞아떨어졌지요.

NIE 포인트
1. ‘슈퍼 선거의 해’를 치른 나라들의 선거 결과를 살펴보자.
2. 올해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 등을 국가별로 비교해보자.
3. 인플레이션과 선거는 어떤 관계를 보이는지 역사 속에서 찾아보자.

트럼프 귀환으로 각자도생 하게 된 세계
대공황 증폭시킨 보호주의 망령은 위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유세 기간 중 손가락을 가리키며 연설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1년 전 새해 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트럼프는 2024년 세계가 마주할 가장 큰 위험”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가 재선에 성공하며 미국의 제47대 대통령에 취임하게 됐으니 이제 세계의 안녕과 질서, 번영은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요?

저성장·고물가·전쟁 위험 고조

트럼프의 귀환은 20세기식 세계화에 대한 종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자유경쟁, 시장개방, 근로자 등 약자 보호와 같은 공통 규범을 만들고, 그 틀 안에서 함께 번영하는 길을 찾아왔습니다. 그런데 이제 자국(이익) 우선주의를 중심으로 각자도생하는 시대가 되고 있어요. 크게 두 가지 방향에서 ‘트럼프 태풍’이 휘몰아칠 것으로 보입니다.

먼저 경제적 측면입니다. 트럼프 경제정책의 양대 축은 ‘감세’와 ‘관세’입니다. 경제 활력을 자극하기 위해 세금을 깎아주는 감세정책을 펴면 국가재정이 악화할 수 있습니다. 수입품에 대규모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이를 벌충하려는 수단이죠.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 중국산 수입품엔 60% 징벌적 관세를 매긴다는 게 트럼프의 선거 공약이었습니다. 미국 제조업 부활과 중국 견제를 위한 공급망 재구축에도 가속을 낼 계획입니다. 그러면 생산원가는 높아지고 저렴한 중국산 수입품은 시장에서 사라지면서 미국 내 물가상승 압력이 엄청나게 커지게 됩니다. 경제학자들은 20%대의 고율 관세는 미국 내 소비자 물가를 3%포인트 끌어올리는 효과를 낳을 것으로 전망합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하에 제동이 걸릴 수도 있어요. 이는 당장은 달러 강세를 가져오지만, 인위적 달러 약세를 유도하면서 환율전쟁이 벌어질 개연성도 없지 않습니다.

관세장벽은 국제 교역량을 줄여 세계경제에 저성장을 고착시킬 위험이 큽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이 20% 관세를 매길 경우 대미 수출액을 포함한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은 연간 448억 달러(약 63조원, 총수출액의 8% 규모) 감소할 전망입니다. 우리나라 경제성장률도 최대 0.67%포인트 낮아질 수 있다고 합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방파제가 될 수 있다고 하지만, 세계 모든 나라에 같은 세율로 매기는 보편 관세를 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합니다.

다음으로 세계를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을 위험성입니다. 미국 내 불법 이민자 추방이 본격화하면 세계 곳곳에서 반(反)이민 정서가 확산될 수 있어요. 또 미국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의 ‘고립주의’로 돌아가고 세계질서의 수호자 역할을 포기하면 세계 곳곳에서 갈등과 분쟁이 끊임없이 이어질 겁니다. 유럽은 ‘안보 우산’ 약화, 우리나라는 주한미군 전력 감소와 안보 위험을 걱정할 수밖에 없어요.

1930년대 데자뷰의 경고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미국 공화당 전통으로 회귀하는 겁니다. 그런데 그 전통이 얼마나 큰 역사적 고통을 불렀는지 알 필요가 있습니다. 대호황의 1920년대를 지나던 세계경제는 1929년 10월 갑작스러운 뉴욕 증시 폭락을 시작으로 대공황에 빠져듭니다. 당시 허버트 후버 미국 대통령은 수많은 경제학자의 반대에도 미국 내 농업 보호를 위한 스무트·홀리관세법에 1930년 6월 서명합니다. 관세 품목이 2만여 개로 늘어났고, 직전 25%대이던 수입 공산품 평균 관세율은 59%대로 치솟습니다. 유럽 국가들도 관세, 환율, 수입제한 등으로 보복 조치를 취했죠. 이게 걷잡을 수 없는 대공황을 불러오고, 첨예해진 국제적 갈등은 결국 제2차 세계대전으로 비화되고 맙니다. 이후 세계 각국은 보호주의의 무서움을 알고, 이를 배격하고 자유무역질서를 확립하려고 노력합니다. 그 결실이 1995년 세계무역기구(WTO) 출범과 세계화 가속, 세계경제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트럼프는 2018년 대통령 시절, 미국 무역확장법 제232조를 동원해 수입산 철강과 알루미늄에 각각 25%와 10%의 고율 관세를 부과했습니다. 이 법률은 과거 스무트·홀리관세법을 연상시킵니다. 트럼프 2기에 1930년대가 데자뷰된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되풀이돼선 안 될 1930년대입니다.

NIE 포인트
1.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전과 후의 세계경제 변화를 살펴보자.
2. 1920~1930년대 세계경제의 흐름이 어땠는지 공부해보자.
3. 관세율을 높이는 경쟁이 경제에 해악을 미치는 경로에 대해 상세히 알아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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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11일 (868)

1. 취업자 수와 실업자 수를 더하면 무엇과 같을까?
① 생산연령인구 ② 경제활동인구
③ 비경제활동인구 ④ 총인구

2. 미국 다우지수에서 지난 8일 인텔이 빠지고 ‘이 기업’이 추가됐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해온 이 기업은?
① 알파벳 ② 애플
③ 마이크로소프트 ④ 엔비디아

3. 국가가 과도한 빚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환 능력을 잃을 때 일어나는 상황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① 어닝쇼크 ② 턴어라운드
③ 디폴트 ④ 유동성 랠리

4. 통 크게 거액을 투자해 인수합병(M&A)에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자금난에 빠져든 상황을 빗댄 표현은?
① 공유지의 비극 ② 블루오션
③ 승자의 저주 ④ 슈퍼사이클

5.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 보험 시장 등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는?
① 불마켓 ② 니치마켓
③ 베어마켓 ④ 레몬마켓

6. 다음 중 ‘중국’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고르면?
① G2 중의 하나다
② BRICS 회원국이다
③ OPEC 회원국이다
④ IMF 회원국이다

7. 돈을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으면서 일반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을 가리키는 말은?
① 마이너스통장 ② 파킹통장
③ 가상계좌 ④ 깡통계좌

8. 자유무역 질서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로 한국은 1995년 출범 당시부터 가입했다. 우리말로는 ‘세계무역기구’인 이 단체는?
① WTO ② FTA ③ IMF ④ 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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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추덕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에 올리곤 합니다. 실생활에서는 주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온라인 공간에선 자신을 활짝 드러내는 이도 많죠. 디지털 시대 네트워킹의 달라진 단면인데요, SNS에 등장하는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이런 일상이 ‘힙(hip)하다(멋지다)’ 싶으면 너도나도 따라 하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최근엔 ‘글을 읽는 것이 멋지다’는 뜻의 ‘텍스트 힙(text hip)’ 흐름이 세계 각국의 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책의 멋진 구절이나 표지, 자신의 서가 등을 찍어 공유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 물질인 도파민이 독서할 때 많이 나온다는 뜻에서 ‘독(讀)파민’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책과 글이 쇼츠(짧은 동영상) 인기에 자리를 내준 것 같았는데,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도 ‘텍스트 힙’ 확산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축소되던 국내 출판 시장이 10년 만의 독서 열풍에 다시 기지개를 켠다고 하니 참 반갑습니다.

이런 텍스트 힙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독서 열풍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궁금해집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책 읽기의 의미와 독서량이 많은 나라는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보이는지도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4·5면에서 두루 살펴보겠습니다.


독서는 자신을 차별화하는 멋진 수단
짧은 영상 시대에 텍스트 오히려 인기죠


뉴스1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국내 출판계 불황을 역대급 호황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한강의 소설은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 100만 부 넘게 팔리며 ‘독서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조짐은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 말 폐막한 서울국제도서전의 관람객 수가 하나의 예인데요, 작년의 13만 명보다 15%가량 많은 15만 명이 도서전을 찾았습니다. 도서 판매율도 늘고 있습니다. 올 2분기 국내 가구(1인 이상)의 서적 구입비는 월평균 927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분기(1만1227원)보다 낮지만, 작년 2분기(8077원)보다는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패션 등 생활 분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책을 몇 권씩 넣을 수 있는 빅백(big bag)의 유행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죠. 읽고 기록하는 행위가 멋지다는 것을 의미하는 ‘텍스트 힙’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 이전부터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겁니다.


쇼츠 전성시대에 ‘힙’해진 독서

텍스트 힙은 올 초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독서는 섹시해(Reading is Sexy)’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종이책을 읽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입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건 없지만, 올해 국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예로 든 서울국제도서전의 주 관람객은 2030세대로, 전체 관람객의 70~80%를 차지했습니다. 책을 안 읽어 문해력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은 Z세대가 도서전에 열광한 겁니다. 지금은 짧은 영상이 지배하는 ‘쇼츠 전성시대’인데, 긴 글이 다시 관심을 집중시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면 텍스트 힙이 본격화한 이유는 뭘까요? 먼저 Z세대의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어요. 자신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는 수단으로 책에 주목하는 겁니다. 독서가 지루하고 따분할지 몰라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취미라는 생각, 그런 취미를 내가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텍스트 힙으로 이끄는 것이죠. 이들은 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온라인에 독서 인증 샷을 올리고 글을 포스팅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죠. Z세대는 이미지만 갈구하지 않고 텍스트를 곁들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진 중심의 인스타그램에 텍스트를 가미한 인스타 매거진이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북스타그램’을 검색하면 게시물만 600만 건 넘게 나옵니다. 책을 밀어내던 SNS가 공교롭게도 독서를 권장하는 매체가 되고 있는 셈이죠. 인터넷 속 범람하는 이미지, 알고리즘을 통해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피난처를 찾고 휴식하려는 욕구가 책을 다시 가까이하게 만든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웹툰도 텍스트로 보는 Z세대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독서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국민 독서 실태는 정부가 2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데요, 2023년 조사에서 성인의 종합 독서율은 43%로, 1994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연간 종합 독서율이란 최근 1년간 교과서나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일반 도서란 종이책과 전자책, 오디오북을 모두 합친 겁니다. 이를 합산한 종합 독서량은 연 3.9권으로, 2021년 조사 때에 비해 0.6권 줄었습니다. 이렇게 바뀐 게 없는데 ‘독서 열풍’ ‘텍스트 힙’을 얘기하니 의아스럽긴 합니다.

힌트는 실태조사 내용 중에 있습니다. 응답자들은 종이신문과 잡지, 인터넷신문은 물론 블로그, 만화책(웹툰 포함), SNS의 글, 북튜브(책 유튜브), 인터넷 검색 결과 등을 읽어도 독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독서율은 감소하는데 텍스트 힙이 유행하는 것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라고 생각하는 매체의 범위가 이처럼 늘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에 인쇄된 글자뿐 아니라 스크린에 비치는 텍스트도 이들에겐 똑같은 텍스트인 것이죠.


NIE 포인트
1. 청소년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지 친구들과 얘기해보자.

2. 웹툰을 보는 행위도 독서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3. ‘텍스트 힙’이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오래 지속될지 어떻게 생각하는가?

AI에만 의존하는 '읽기', 사고력 저하시켜
국민 독서량은 경제발전과 연관성 높아


Getty Images Bank

유튜브는 물론 생성형 AI같이 ‘읽기’를 돕는 수단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선 각종 정보를 쉽고도 압축적으로 전달해주는, 달리 표현하면 만두처럼 한입에 쏙 넣을 수 있는 지식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길어봐야 20분 안팎의 영상 콘텐츠들이 고전처럼 두껍고 어려운 책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책 외에도 읽을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읽는다’는 행위의 의미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스낵’ 같은 지식, 문해력 방해

온라인 지식 콘텐츠는 종이책의 대체재라 볼 수 있습니다. 유튜버들이 새로운 지식 보따리장수가 되고, 이들이 가공한 지식은 마치 스낵처럼 손쉽게 소비됩니다. ‘지식의 스낵화’란 말이 등장한 것도 그래서죠. 이런 콘텐츠를 젊은 세대가 많이 읽다 보니 전통적 의미의 독서 행태도 바뀌고 ‘텍스트 힙’이 확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콘텐츠들이 종이책의 대체재가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인쇄된 책의 글자와 스크린의 글자는 읽기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콘텐츠는 대충 훑어보거나 건너뛰는 식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큰 그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며 읽는 경우는 적죠. 전통적 독서는 책을 읽으며 사고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스크린에 잘 정리된 콘텐츠는 이런 과정 없이 덥석 받아들이게 됩니다.

AI가 정리한 글을 스크린으로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성형 AI는 자신이 먼저 방대한 분량을 학습하고 대화를 통해 답을 제공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모아 정리하는 과업을 AI에 맡겨버린 사람은 몸은 편할지 몰라도 자기 머리로 이해하고 정리해내는 능력은 썩히게 됩니다. AI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느냐는 것은 사람의 역할입니다. 따라서 ‘질문하는 사람’, 이른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의 역량이 AI 시대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AI를 독서의 대체재로만 이용하면 이런 능력을 기르기 어렵습니다. AI 기술은 사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도와주지만, 사람의 ‘제대로 된 읽기’를 방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독서는 혁신으로 이끄는 문(門)

흔히 독서율이 높은 국가가 선진국에 이른다고 합니다. 독서가 국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까요? 일반적으로 독서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성공 사례 등을 간접 경험하게 해줍니다. 그러면 인적자본(human capital) 축적이 늘어나고 인적자본의 질도 높아질 수 있죠. 이를 통해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교육도 인적자본의 축적과 질 제고에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을 높여 기존 생산방식의 효율성을 개선시켜주죠. 이에 비해 독서는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줘 생산방식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조지프 슘페터가 기업가정신의 핵심으로 강조한 ‘창조적 파괴’는 굳이 비교하자면 교육보다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습니다.

경제학에선 독서량이 많은 나라의 경제가 더 발전한다는 식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계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한 나라의 경제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요소와 독서량의 상관관계를 보여줄 순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년에 내놓은 ‘독서의 경제적 영향’이란 분석 글은 그런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유럽 국가와 한국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독서 정도를 나타내는 독서율과 국가별 소득수준 간에는 0.58이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상관계수는 0부터 1 사이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습니다. 독서율과 국가별 경쟁력 지수(Global Competitive Index, 세계경제포럼 발표) 간엔 0.77, 독서율과 혁신성 지수(Innovation Index, 세계경제포럼) 간엔 0.72, 기업가정신과는 0.81이라는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회청결도 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도 0.73이란 상관관계를 나타냈습니다. 독서량이 많은 나라는 대개 우수한 경제지표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책을 읽을 때와 각종 지식 콘텐츠를 볼 때 어떤 점이 다른가?

2. 교육과 독서의 기능과 효과를 비교해보자.
3. 독서량이 많은 나라의 국민소득은 어떤지 직접 파악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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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11일 (868)



1. 취업자 수와 실업자 수를 더하면 무엇과 같을까?
① 생산연령인구 ② 경제활동인구
③ 비경제활동인구 ④ 총인구

2. 미국 다우지수에서 지난 8일 인텔이 빠지고 ‘이 기업’이 추가됐다. 인공지능(AI) 열풍을 주도해온 이 기업은?
① 알파벳 ② 애플
③ 마이크로소프트 ④ 엔비디아

3. 국가가 과도한 빚 부담을 이겨내지 못하고 상환 능력을 잃을 때 일어나는 상황과 가장 가까운 단어는?
① 어닝쇼크 ② 턴어라운드
③ 디폴트 ④ 유동성 랠리

4. 통 크게 거액을 투자해 인수합병(M&A)에 성공했지만 이로 인해 자금난에 빠져든 상황을 빗댄 표현은?
① 공유지의 비극 ② 블루오션
③ 승자의 저주 ④ 슈퍼사이클

5. 정보의 비대칭으로 인해 중고차 시장, 보험 시장 등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가장 잘 설명하는 용어는?
① 불마켓 ② 니치마켓
③ 베어마켓 ④ 레몬마켓

6. 다음 중 ‘중국’에 대해 잘못된 설명을 고르면?
① G2 중의 하나다
② BRICS 회원국이다
③ OPEC 회원국이다
④ IMF 회원국이다

7. 돈을 아무 때나 넣고 뺄 수 있으면서 일반 수시입출금 통장보다 높은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을 가리키는 말은?
① 마이너스통장 ② 파킹통장
③ 가상계좌 ④ 깡통계좌

8. 자유무역 질서 확대를 목적으로 하는 국제기구로 한국은 1995년 출범 당시부터 가입했다. 우리말로는 ‘세계무역기구’인 이 단체는?
① WTO ② FTA ③ IMF ④ G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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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10년 만의 독서 열풍…주목받는 '텍스트 힙'


Cover Story


그래픽=추덕영 한국경제신문 기자

요즘 사람들은 자신의 일상을 온라인에 올리곤 합니다. 실생활에서는 주변인과 일정한 거리를 두면서도 온라인 공간에선 자신을 활짝 드러내는 이도 많죠. 디지털 시대 네트워킹의 달라진 단면인데요, SNS에 등장하는 유명인이나 인플루언서의 이런 일상이 ‘힙(hip)하다(멋지다)’ 싶으면 너도나도 따라 하는 게 유행이 됐습니다.

최근엔 ‘글을 읽는 것이 멋지다’는 뜻의 ‘텍스트 힙(text hip)’ 흐름이 세계 각국의 Z세대를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습니다. 책을 읽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책의 멋진 구절이나 표지, 자신의 서가 등을 찍어 공유합니다. 기분이 좋을 때 뇌에서 분비되는 신경 물질인 도파민이 독서할 때 많이 나온다는 뜻에서 ‘독(讀)파민’이란 신조어도 등장했습니다. 책과 글이 쇼츠(짧은 동영상) 인기에 자리를 내준 것 같았는데, 정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거죠.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도 ‘텍스트 힙’ 확산의 불쏘시개가 되고 있습니다. 매년 축소되던 국내 출판 시장이 10년 만의 독서 열풍에 다시 기지개를 켠다고 하니 참 반갑습니다.

이런 텍스트 힙 현상의 원인이 무엇인지, 독서 열풍과 어떤 점에서 다른지 궁금해집니다. 나아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책 읽기의 의미와 독서량이 많은 나라는 어떤 점에서 차별점을 보이는지도 흥미롭습니다. 이어지는 4·5면에서 두루 살펴보겠습니다.

독서는 자신을 차별화하는 멋진 수단
짧은 영상 시대에 텍스트 오히려 인기죠


뉴스1

작가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소식이 국내 출판계 불황을 역대급 호황으로 전환시키고 있습니다. 한강의 소설은 노벨상 수상 발표 이후 100만 부 넘게 팔리며 ‘독서의 귀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어요. 그런데 이런 조짐은 벌써부터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월 말 폐막한 서울국제도서전의 관람객 수가 하나의 예인데요, 작년의 13만 명보다 15%가량 많은 15만 명이 도서전을 찾았습니다. 도서 판매율도 늘고 있습니다. 올 2분기 국내 가구(1인 이상)의 서적 구입비는 월평균 9272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코로나19가 발발한 2020년 2분기(1만1227원)보다 낮지만, 작년 2분기(8077원)보다는 늘어난 수치입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패션 등 생활 분야로도 확산하고 있습니다. 책을 몇 권씩 넣을 수 있는 빅백(big bag)의 유행도 이런 이유에서라고 할 수 있죠. 읽고 기록하는 행위가 멋지다는 것을 의미하는 ‘텍스트 힙’이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소식 이전부터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자리 잡고 있었던 겁니다.

쇼츠 전성시대에 ‘힙’해진 독서

텍스트 힙은 올 초 영국 일간지 ‘가디언’이 ‘독서는 섹시해(Reading is Sexy)’란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면서 본격적으로 관심을 끌기 시작했습니다. 젊은 세대가 종이책을 읽는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는 게 기사의 요지입니다. 누가 먼저라고 할 건 없지만, 올해 국내에서도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예로 든 서울국제도서전의 주 관람객은 2030세대로, 전체 관람객의 70~80%를 차지했습니다. 책을 안 읽어 문해력이 모자란다는 지적을 받은 Z세대가 도서전에 열광한 겁니다. 지금은 짧은 영상이 지배하는 ‘쇼츠 전성시대’인데, 긴 글이 다시 관심을 집중시킨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그러면 텍스트 힙이 본격화한 이유는 뭘까요? 먼저 Z세대의 특성 때문으로 볼 수 있어요. 자신을 다른 사람과 차별화하는 수단으로 책에 주목하는 겁니다. 독서가 지루하고 따분할지 몰라도 아무나 할 수 없는 취미라는 생각, 그런 취미를 내가 갖고 있다는 자부심이 텍스트 힙으로 이끄는 것이죠. 이들은 책을 읽는 데서 끝나지 않아요. 온라인에 독서 인증 샷을 올리고 글을 포스팅하면서 자신을 드러내죠. Z세대는 이미지만 갈구하지 않고 텍스트를 곁들이는 것을 좋아합니다. 사진 중심의 인스타그램에 텍스트를 가미한 인스타 매거진이 인기를 끄는 현상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인스타그램에서 ‘#북스타그램’을 검색하면 게시물만 600만 건 넘게 나옵니다. 책을 밀어내던 SNS가 공교롭게도 독서를 권장하는 매체가 되고 있는 셈이죠. 인터넷 속 범람하는 이미지, 알고리즘을 통해 쏟아지는 콘텐츠 속에서 피난처를 찾고 휴식하려는 욕구가 책을 다시 가까이하게 만든다는 설명도 있습니다.

웹툰도 텍스트로 보는 Z세대

그런데 우리나라 ‘국민 독서 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성인의 독서량은 계속해서 줄고 있습니다. 국민 독서 실태는 정부가 2년에 한 번씩 조사하는데요, 2023년 조사에서 성인의 종합 독서율은 43%로, 1994년 조사 이래 최저치를 보였습니다. 연간 종합 독서율이란 최근 1년간 교과서나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 등을 제외한 일반 도서를 한 권 이상 읽은 사람의 비율을 말합니다. 일반 도서란 종이책과 전자책, 오디오북을 모두 합친 겁니다. 이를 합산한 종합 독서량은 연 3.9권으로, 2021년 조사 때에 비해 0.6권 줄었습니다. 이렇게 바뀐 게 없는데 ‘독서 열풍’ ‘텍스트 힙’을 얘기하니 의아스럽긴 합니다.

힌트는 실태조사 내용 중에 있습니다. 응답자들은 종이신문과 잡지, 인터넷신문은 물론 블로그, 만화책(웹툰 포함), SNS의 글, 북튜브(책 유튜브), 인터넷 검색 결과 등을 읽어도 독서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독서율은 감소하는데 텍스트 힙이 유행하는 것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독서라고 생각하는 매체의 범위가 이처럼 늘어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에 인쇄된 글자뿐 아니라 스크린에 비치는 텍스트도 이들에겐 똑같은 텍스트인 것이죠.

NIE 포인트
1. 청소년도 독서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지 친구들과 얘기해보자.
2. 웹툰을 보는 행위도 독서에 포함시킬 수 있는지 생각해보자.
3. ‘텍스트 힙’이 일시적 유행에 그칠지, 아니면 오래 지속될지 어떻게 생각하는가?

AI에만 의존하는 '읽기', 사고력 저하시켜
국민 독서량은 경제발전과 연관성 높아


Getty Images Bank
유튜브는 물론 생성형 AI같이 ‘읽기’를 돕는 수단이 속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온라인상에선 각종 정보를 쉽고도 압축적으로 전달해주는, 달리 표현하면 만두처럼 한입에 쏙 넣을 수 있는 지식 콘텐츠가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길어봐야 20분 안팎의 영상 콘텐츠들이 고전처럼 두껍고 어려운 책도 수월하게 이해할 수 있게 해줍니다. 책 외에도 읽을 수 있는 매체가 다양하게 등장하면서 ‘읽는다’는 행위의 의미가 많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스낵’ 같은 지식, 문해력 방해

온라인 지식 콘텐츠는 종이책의 대체재라 볼 수 있습니다. 유튜버들이 새로운 지식 보따리장수가 되고, 이들이 가공한 지식은 마치 스낵처럼 손쉽게 소비됩니다. ‘지식의 스낵화’란 말이 등장한 것도 그래서죠. 이런 콘텐츠를 젊은 세대가 많이 읽다 보니 전통적 의미의 독서 행태도 바뀌고 ‘텍스트 힙’이 확산하는 겁니다.

그런데 이런 콘텐츠들이 종이책의 대체재가 되어도 아무 문제가 없을까요? 인쇄된 책의 글자와 스크린의 글자는 읽기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예를 들어, 온라인 콘텐츠는 대충 훑어보거나 건너뛰는 식으로 읽는 경우가 많습니다. 지금 읽고 있는 부분이 큰 그림에서 어떤 위치에 있는지 생각하며 읽는 경우는 적죠. 전통적 독서는 책을 읽으며 사고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스크린에 잘 정리된 콘텐츠는 이런 과정 없이 덥석 받아들이게 됩니다.

AI가 정리한 글을 스크린으로 읽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성형 AI는 자신이 먼저 방대한 분량을 학습하고 대화를 통해 답을 제공합니다. 필요한 정보를 모아 정리하는 과업을 AI에 맡겨버린 사람은 몸은 편할지 몰라도 자기 머리로 이해하고 정리해내는 능력은 썩히게 됩니다. AI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어떻게 대화를 풀어가느냐는 것은 사람의 역할입니다. 따라서 ‘질문하는 사람’, 이른바 호모 프롬프트(Homo Prompt)의 역량이 AI 시대엔 매우 중요합니다. 그런데 AI를 독서의 대체재로만 이용하면 이런 능력을 기르기 어렵습니다. AI 기술은 사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도와주지만, 사람의 ‘제대로 된 읽기’를 방해할 위험이 있습니다.

독서는 혁신으로 이끄는 문(門)

흔히 독서율이 높은 국가가 선진국에 이른다고 합니다. 독서가 국민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볼까요? 일반적으로 독서는 다른 사람의 경험이나 성공 사례 등을 간접 경험하게 해줍니다. 그러면 인적자본(human capital) 축적이 늘어나고 인적자본의 질도 높아질 수 있죠. 이를 통해 경제가 발전할 수 있는 중요한 토대가 만들어집니다.

물론 교육도 인적자본의 축적과 질 제고에 지대한 역할을 합니다. 근로자의 노동생산성을 높여 기존 생산방식의 효율성을 개선시켜주죠. 이에 비해 독서는 창의적으로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줘 생산방식 자체를 혁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조지프 슘페터가 기업가정신의 핵심으로 강조한 ‘창조적 파괴’는 굳이 비교하자면 교육보다 독서를 통해 길러질 수 있습니다.

경제학에선 독서량이 많은 나라의 경제가 더 발전한다는 식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밝히는 연구는 많지 않습니다. 계량화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한 나라의 경제발전 수준을 보여주는 요소와 독서량의 상관관계를 보여줄 순 있습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16년에 내놓은 ‘독서의 경제적 영향’이란 분석 글은 그런 부분에 주목했습니다. 당시 유럽 국가와 한국의 데이터를 비교했을 때 독서 정도를 나타내는 독서율과 국가별 소득수준 간에는 0.58이란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상관계수는 0부터 1 사이 값을 갖는데, 1에 가까울수록 연관성이 높습니다. 독서율과 국가별 경쟁력 지수(Global Competitive Index, 세계경제포럼 발표) 간엔 0.77, 독서율과 혁신성 지수(Innovation Index, 세계경제포럼) 간엔 0.72, 기업가정신과는 0.81이라는 높은 상관관계를 지니고 있었습니다. 사회청결도 지수(Corruption Perception Index)도 0.73이란 상관관계를 나타냈습니다. 독서량이 많은 나라는 대개 우수한 경제지표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책을 읽을 때와 각종 지식 콘텐츠를 볼 때 어떤 점이 다른가?
2. 교육과 독서의 기능과 효과를 비교해보자.
3. 독서량이 많은 나라의 국민소득은 어떤지 직접 파악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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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4일 (867)


1. 명품 패션 브랜드가 한국에서 가격을 올렸지만 매출은 줄어들지 않고 오히려 뛰었다. 이 현상을 잘 설명하는 개념은?
① 제로섬 게임 ② 치킨 게임
③ 립스틱 효과 ④ 베블런 효과

2. 선진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단숨에 0.5%포인트 인하했을 때를 가리키는 표현은?
① 빅배스 ② 빅샷 ③ 빅스텝 ④ 빅컷

3.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교체된 이후 누적된 재무적 부실 요인을 한꺼번에 털어내는 일을 뜻하는 말은?
① 빅배스 ② 빅샷 ③ 빅스텝 ④ 빅컷

4. ‘침체’와 ‘분위기’를 합친 말로, 실제 경제 상황과 관계없이 경제에 대한 비관론이 널리 퍼지는 현상은?
① 더블딥
② 트리플위칭데이
③ 바이브세션
④ 캐즘

5. 고위험 자산과 저위험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전략을 뜻하는 용어는?
① 롱테일 법칙 ② 프로그램 매매
③ 바벨 전략 ④ 캐리 트레이드

6. 한 나라에서 통용되는 화폐의 액면을 동일한 비율의 낮은 숫자로 일괄 변경하는 것을 가리키는 말은?
① 하이퍼인플레이션
② 디플레이션
③ 스태그플레이션
④ 리디노미네이션

7. 일하려는 의지와 능력이 있으면 사실상 모두 취업이 가능한 상태로, 통상 실업률 2~3% 수준을 가리키는 용어는?
① 직접고용 ② 간접고용
③ 완전고용 ④ 불완전고용

8. 대용량 저장장치인 ‘기업용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의 약어다.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확대와 함께 주목받는 이 제품은?
① ESS ② eSSD ③ DX ④ KR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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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경영권 싸움 붙이는 사모펀드, 그들은 왜?

Cover Story


그래픽=전희성 한국경제신문 기자

세계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 고려아연의 경영권 갈등이 숨 가쁜 인수합병(M&A) 전쟁으로 치달은 지 한 달 보름이 지났습니다. 70여 년간 동업해온 영풍그룹이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를 끌어들여 주식공개매수에 들어갔고 고려아연 측도 똑같이 주식공개매수로 응수하자, 고려아연 주가는 최고 170% 이상 뛰기도 했습니다.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금지해달라는 영풍의 가처분신청에 법원 판단(기각)까지 나오고, 고려아연 공장이 있는 울산 지역에서 M&A 반대 목소리가 거세지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쪽이 완벽하게 지분율을 높이지 못하자 주식을 더 매집해 주주총회 표 대결로 갈 수밖에 없는 양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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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과 MBK 측은 적대적 M&A 시도가 아니라 기업 의사결정에 문제가 많아 이를 시정하려는 결단이라고 강조합니다. 하지만 고려아연이 사모펀드에 넘어가면 국가 중요 기업이 중국 등 해외자본에 팔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는 시각도 있습니다. 어떤 얘기가 맞든, 주목해볼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기업을 사고팔면서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조정과 신성장산업 활성화에 기여해온 사모펀드가 어느새 경영권 분쟁과 기업 약탈을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것입니다. 요즘 경영권 싸움이 붙을 때마다 왜 사모펀드가 등장하는지, 기업의 경영권 방어 수단을 어떻게 강화할 수 있는지 등을 4·5면에서 살펴보겠습니다.

기업 경쟁력 높이는 길 '인수합병'
먹잇감 찾는 투기자본 놀이터 되기도

게티이미지뱅크

기업 경영권 분쟁과 인수합병(Merger & Acquisition, M&A) 등을 두루 살펴보면 경제와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한층 깊어집니다. 수능 국어에서 관련 지문이 나와도 당황하지 않겠지요? 기업의 주인이 되기 위한 경쟁에서 중요한 것은 ‘경영권’입니다. 재산권의 일종인 기업 경영권은 투자 의사결정 등 경영 판단, 이사 선임 등 이사회 구성, 대표이사 선임 및 임직원 인사권 등을 포함하는 권리입니다. 기업 경영권을 갖는다는 것은 곧 그 기업을 소유한다는 뜻이죠. 경영권은 이사회 이사의 과반을 뽑을 수 있는 지분을 확보하는 게 중요합니다. 적어도 지분율 30%대는 넘게 가져야 합니다.

M&A의 다양한 순기능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고자 하는 경영전략 중 하나가 인수합병입니다. 경영권을 차지한 뒤 그 기업을 독립적인 회사로 놔두면 인수(Acquisition), 그렇지 않고 기존 회사와 합치면 합병(Merger)이라고 합니다. 어떤 기업의 경영권을 획득하려면 기존 최대주주와 협상을 벌여야 합니다. 회사를 매물로 내놓은 측과 원만하게 합의해 기업을 사는 것을 ‘우호적 M&A’라고 합니다. 만약 이게 뜻대로 되지 않는다면 지분 확보를 위한 ‘전쟁’을 치러야 합니다. 주식을 장내에서 대량으로 사 모으거나 공개적으로 매수해 기업 경영권을 획득하는 ‘적대적 M&A’입니다. 지금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은 주식공개매수 경쟁을 통해 M&A 공방을 벌이고 있습니다.

인수합병은 나라 경제 전체로 보면 잘 안 되는 사업을 정리하려는 기업과 새로 해당 분야에 진출하려는 측 간의 원활한 거래를 돕습니다. 한편으론 기업의 구조조정, 또 다른 한편으론 신산업 진출, 시장지배력 강화 등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하는 거죠. 이는 한 나라의 경제적 자원을 효율적으로 다시 배분할 수 있도록 해줍니다. 흔히 적대적 M&A를 약육강식이 난무하는 기업 쟁탈전으로 보는 시각이 많습니다. 하지만 선진국의 경우, 기존 대주주가 이에 대비할 수 있게 경영권 방어 제도를 마련해두고 있어 부작용이 심각하지는 않아요. 게임의 규칙만 잘 정하면 적대적 M&A도 순기능을 합니다. 경영 능력이나 자금력이 뛰어난 기업에 해당 기업의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 볼 수 있죠.

대세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우리나라에선 1997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 부실 문제를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인수합병과 관련한 법령상 여러 제약이 완화되면서 적대적 M&A 사례가 늘어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2003년 외국계 펀드인 소버린이 SK그룹의 지주회사 격인 SK(주)의 2대 주주가 돼 경영진 퇴진을 요구하면서 주주행동주의라는 새로운 양상이 나타납니다. 이는 주주들이 최대주주와 경영진에 기업 운영을 일임하지 않고 배당, 이사 선임, 투자의사 결정 등과 관련한 자신들의 의사를 경영에 적극 반영하려는 활동입니다. 경영권 쟁취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기업의 정책을 바꾸고 한편으론 주가 상승으로 수익을 올리려는 시도인데요, 이는 넓은 의미의 경영권 공격 행위에 속합니다. 이런 전략을 쓰는 펀드를 ‘행동주의펀드(activist fund)’라고 부릅니다. 2005년 KT&G를 공격한 미국의 칼 아이컨, 2018년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과 맞붙은 KCGI(일명 강성부 펀드), 올초 삼성물산에 배당 확대 등을 요구한 시티오브런던 등이 대표적 행동주의펀드입니다.

사모펀드의 화려한 등장

이번에 고려아연 경영권을 획득하려는 MBK파트너스는 사모펀드(Private Equity Fund)입니다. 이는 투자금을 비공개로 알음알음 모집해 운용한다는 뜻에서 ‘사모(私募)’라는 명칭이 붙었습니다. 정확하게는 기업의 주식을 대량으로 인수해 경영 참여를 하고, 해당 기업 가치를 높인 뒤 되팔아 수익을 챙기는 사모투자 전문 회사를 말합니다. 영어 표현의 대문자만 따서 흔히 ‘PEF’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PEF는 주로 ‘우호적 M&A’를 통해 기업 구조조정을 돕는 역할을 해왔습니다. 지난해 국내 기업 M&A의 37%를 PEF가 도맡았을 정도로 M&A 거래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기업의 인수합병 전략은 다양한 목적을 갖고 있습니다. 한번 파악해보자.
2. 사모펀드가 어떻게 투자금을 모으고 최종적으로 수익을 실현하는지 그 과정을 알아보자.
3. 행동주의펀드의 순기능과 부작용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사모펀드까지 뛰어든 적대적 M&A
경영권 방어 장치 더 늘려야 하죠


게티이미지뱅크

사모펀드가 주로 쓰는 투자 기법은 ‘차입매수’(Leveraged Buyout, LBO)입니다. 사고자 하는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투자자금을 빌려 기업을 인수하는 거죠. 이는 금리가 쌀 때는 엄청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이점이 있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진 2012년 이후 초저금리가 이어진 시기에 사모펀드는 전성기를 맞습니다. 세계 자본시장에서 주목을 모은 사모펀드 억만장자도 수십 명 나왔습니다.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도 코웨이, ING생명보험(신한라이프), 디엔 솔루션즈 등을 인수해 성공적으로 매각했습니다. 그사이 펀드 운용 규모가 300억 달러(약 40조 원)를 넘는 동북아 최대 규모 사모펀드로 급성장했죠.

경영권 싸움마다 끼어든 사모펀드

사모펀드는 그러나 금리가 빠르게 인상되는 시기엔 문제가 생깁니다. 기업을 되팔아 수익을 남겨도 높아진 금융비용 때문에 수익률이 확 떨어지게 되죠. 2022년부터 2년 반 동안 미국 중앙은행(Fed)이 기준금리를 크게 올리면서 사모펀드의 수익률도 좋을 리 없었습니다. 여기에 MBK는 홈플러스, 네파 등을 매각하지 못해 수익을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국내에선 1조 원 넘는 돈을 굴리는 사모펀드가 벌써 35곳으로 늘어났습니다. 경쟁 판도가 훨씬 치열해진 겁니다.

사모펀드도 적대적 M&A를 합니다. 이들도 야만인이 약탈을 하듯 기업을 사냥한다고 해서 ‘문 앞의 야만인’으로 불립니다. 그동안 기업 경영에 참여하겠다며 공격하는 행태는 행동주의펀드(activist fund)가 주로 보여왔는데요, 이런 전략을 사모펀드가 따라 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작년 MBK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 경영권 분쟁 개입이었고, 올해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시도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사모펀드의 경영권 분쟁 개입을 놓고 논란이 적지 않습니다. 이들의 공격을 받은 기업이 경영 역량을 더 키우고, 비도덕적 경영 행태를 줄이며,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는 주주환원정책에 더욱 신경 쓰는 좋은 효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만 해도 시가총액이 2조~3조원에 불과하고 경영 지분율도 낮은 상태죠. 자기자본의 100배로도 투자금을 키울 수 있는 사모펀드가 기업 매수에 나서면 국내 굴지의 대기업도 휘청이고 경영권을 잃을 위험이 큽니다. 시가총액 3000억 원 이상인 국내 상장사 479곳 가운데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전체의 3분의 1 미만인 기업이 212곳이나 됩니다.

방어 제도 미비한 한국 현실

인수 대상이 된 기업이 불리하지 않도록 경영권 방어 수단을 마련해두면 M&A가 더 많은 순기능을 발휘할 겁니다. 국내 기업 중엔 회사 정관에 ‘황금낙하산’ ‘초다수의결제’ 등의 경영권 방어 조항을 두고 있는 곳이 있습니다. 황금낙하산은 인수 대상 기업의 이사가 M&A로 임기 전에 물러나야 할 경우 거액의 퇴직금과 상여금을 지급하도록 해 적대적 M&A를 사실상 막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이는 과다한 퇴직위로금 규정이 회사의 재무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점, 이사의 충실의무를 위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손해배상소송을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특정 안건의 주주총회 결의 기준을 높게 만드는 초다수의결제도 상법상의 요건보다 엄격하게 하면 ‘무효’라는 판례가 있어 방어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기업들은 미국과 일본 등에선 보편적으로 보장하는 ‘차등의결권 제도’ ‘포이즌필(poison pill)’ 등의 수단을 국내에서도 도입할 수 있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현행 상법에선 ‘주식 1주당 1의결권’이 원칙입니다. 그런데 차등의결권은 각 기업 정관에서 의결권을 0.5에서 1000에 이르기까지 차등적으로 부여하는 겁니다. 이 경우 지배주주나 경영진은 적은 지분율로도 경영권을 지켜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죠. 포이즌필은 예를 들어, 기존 주주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대규모 신주(새 주식)를 발행해 M&A를 시도하는 기업의 지분율을 떨어뜨려 인수를 막는 방법입니다. 기업을 인수하려는 측에서 보면 ‘독약 처방’이나 다름없다는 뜻에서 이런 이름이 붙었습니다.

NIE 포인트
1. 국내 기업을 향한 해외 사모펀드의 적대적 M&A 시도를 살펴보자.
2. 최대주주가 지분율을 높이면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지만 이 방법이 어려운 이유는?
3. 국가별로 기업의 경영권 방어를 어떻게 보장하고 있는지 공부해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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