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진, 김범석, 김범수… 이런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그럼 이런 이름은 어떻습니까? 제프 베이조스, 리드 헤이스팅스, 일론 머스크….
연대(年代)를 조금 뒤로 돌려볼까요? 이런 이름을 접해본 적이 있나요? 앤드루 카네기, 헨리 포드,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존 록펠러…. 잘 모르시겠다고요? 그럼 이런 이름들은요? 정주영, 이병철, 스티브 잡스….
이제 감을 잡으셨습니까? 맞습니다. 위험에 맞서고 불확실한 미래에 도전한 기업가들의 이름입니다. 한 사람씩 살펴볼까요? 사례연구(case study)는 어떤 이론 공부보다 현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사례를 면밀히 들여다보면 어떤 공통분모랄까, 패턴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김봉진은 ‘배달의민족’(배민)을 선보인 극한의 도전자입니다. 그는 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라는 회사의 의장입니다. 옛날부터 배달은 하나의 서비스였죠. 자장면 배달은 오래된 배달 형태였습니다. 여러분은 이런 배달 서비스에서 사업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까? 사람들은 대개 배달을 알바(아르바이트)거리로만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김봉진 의장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모바일 네트워크와 모바일 앱을 배달 서비스와 묶는다면? 그는 이것에서 어마어마한 시장 잠재력을 간파했습니다. 경영학에서 많이 다루는 기업가의 촉, 감, 이런 거죠.
기업가는 경영자와 다릅니다. 기업가는 생산요소를 잘 결합하는 경영자와 다른 기질을 지녔습니다. 경영자는 자본, 노동, 토지를 잘 엮어서 산출량을 늘리는, 즉 ‘Q=f(K,L)’ 함수를 잘 다루면 되지만, 기업가는 그 이상을 잘해야 합니다. 기회를 포착하는 능력, 모험과 불확실성에 도전하는 DNA를 발휘해야 합니다. 김봉진은 배민을 거의 무(無)에서 7조6800억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키워 독일의 딜리버리히어로(DH)와 합병했습니다. 월급을 받는 경영자이기만 했다면 이런 가치를 창출하지 못했을 겁니다. 경영자는 그런 모험을 싫어합니다.
김범석은 쿠팡을 세운 창업자입니다. 얼마 전에 쿠팡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해 72조원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평가받았습니다. 매년 늘어나는 적자에 시달리면서 밤잠을 설쳤던 기업가가 바로 김범석입니다. 서비스 이용자는 늘어났지만, 적자는 쌓였습니다. 누적 적자가 4조원을 넘었죠. 그러나 그는 모바일 시대가 가져올 새로운 기회를 꿰뚫어봤습니다. 쿠팡 역시 무에서 10년 만에 시가총액(주식 수×주당 시가) 기준으로 한국 기업 3위에 올랐습니다.
김범수는 잘나가던 네이버를 그만두고 카카오를 창업한 사람입니다. 여러분이 매일 이용하는 카톡이 이분의 작품입니다. 김범수는 네이버에 안주할 수 있었으나 과감하게 새 사업에 도전했습니다. 초기에 그도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카카오 서비스는 좋은데 돈을 벌 수는 없다는 이른바 ‘비즈니스 모델 한계론’에 부닥쳤습니다. 그러나 그는 카카오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었습니다. 카카오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사람이 늘어나자 그는 각종 서비스를 붙였습니다. 카카오택시는 카카오의 힘을 보여주는 작은 사례에 불과했습니다. 기업가는 창조적 파괴자라는 말이 어울리는 대목입니다. 금융서비스 시장을 흔들어 놓았죠. 네트워크에 기반한 카카오의 확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합니다. 카카오의 가치는 ‘멧커프 법칙’으로 알 수 있습니다. 멧커프 법칙이란 모바일 디지털 네트워크는 ‘네트워크 이용자 수의 제곱의 효과를 낸다’는 법칙이죠. 2000만 명이 이용하면 ‘2000만×2000만’의 확산효과를 낸다는 뜻입니다. 어마어마하죠?
아마존의 베이조스, 넷플릭스의 헤이스팅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도 마찬가지입니다. 새롭게 등장한 인터넷 기술이 어떤 시장을 만들어 낼 수 있는지 이들은 정확하게 내다봤습니다. 미래예측력이 작동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존은 물류의 세계화를, 헤이스팅스는 비디오 대여점의 온라인 스트리밍화라는 서비스를 창출했습니다. 테슬라는 내연기관을 쓰는 기존 자동차의 개념을 바꾸었습니다. 전기배터리로 가는 차를 만들죠.
이전 시대에도 위대한 기업가는 등장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정주영, 이병철 같은 위대한 인물이 있었죠.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자는 “당신, 해봤어?”라는 말로 유명합니다. 500원짜리 지폐에 새겨진 거북선 그림을 투자자에게 보이면서 “한국은 오래전에 배를 만들었다. 내가 조선소를 건립할 테니 자금을 대달라”고 한 일화는 유명합니다.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은 모두가 불가능하다는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고 그의 도전정신은 지금 세계 반도체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삼성으로 살아 있습니다. 철강왕 카네기, 철도왕 밴더빌트, 자동차왕 포드, 석유왕 록펠러 등도 산업과 인류 문명을 송두리째 바꾼 기업가들입니다. 모두가 창조적 파괴자였으며, 촉이 좋았던 개인이었으며, 리스크를 극복하고 미래를 내다본 DNA를 가졌습니다. 이들은 단순히 제품 및 서비스를 만든 사람이 아닙니다. 문명과 문화를 바꾼 사람, 바로 기업가들입니다. 다음 주인공은 여러분입니다.
1. 현대그룹 명예회장인 이 사람이 지난 21일 20주기를 맞았다. 호는 ‘아산’이며 국내 고도성장기의 기업가 정신을 상징하는 인물인 이 사람은?
① 이병철
② 정주영
③ 구인회
④ 박두병
2. 코인 가치를 법정화폐에 연동하는 방식 등을 활용해 가격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도록 설계한 암호화폐는?
① 알트코인
② 다크코인
③ 스테이블코인
④ 비트코인
3. 펀드 수익률이 코스피지수, 코스닥지수, 나스닥지수 등과 최대한 비슷하게 움직이도록 설계된 투자상품은?
① 인덱스펀드
② 헤지펀드
③ 국부펀드
④ 매칭펀드
4. 고위험 고수익을 감수하며 강한 투기성향을 보이는 투자자본을 뜻한다. 때론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 요인이 되기도 하는 이것은?
① 인덱스펀드
② 헤지펀드
③ 국부펀드
④ 매칭펀드
5. 최근 미국 중앙은행(Fed)이 2023년까지 ‘제로금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현재 Fed 의장을 맡고 있는 사람은?
① 제롬 파월
② 재닛 옐런
③ 카멀라 해리스
④ 구로다 하루히코
6. 빚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으로, 위험 부담 또한 큰 이 방식은?
① 구축효과
② 자산효과
③ 레버리지효과-차입금 등 타인의 자본을 지렛대로 삼아 자기자본이익률을 높이는 것.
④ 승수효과
7. 금융회사에서 대출받은 금액이 늘어날수록 함께 올라가는 수치는?
① DSR
② ETF
③ FDI
④ PBR
8. 다음 중 ‘OTT’에 해당하는 서비스는 무엇일까?
-OTT 서비스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서 전통적인 방송이 가지는 서비스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법적 근거와 규제에 대해서는 아직 미흡한 점이 많아 대책이 요청되고 있다. 주요 OTT 서비스 사업자로 유튜브(Youtube), 넷플릭스(Netflix), 아마존(Amazon prime video), 컴캐스트(Comcast), 훌루(Hulu), 페이스북(Facebook) 등이 있다. 한국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운영하는 OTT인 'POOQ', 왓챠의 '왓챠플레이', CJ 헬로비전의 '티빙(tving)', SK브로드밴드의 '옥수수' 등이 서비스되고 있는 가운데, 2019년 9월 18일 'POOQ'과 '옥수수'가 결합한 새 브랜드인 'wavve'가 출범할 예정이다.
최근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면서 한국 역사상 최고의 유니콘 기업 탄생이라는 기록을 세웠습니다. 지난 11일 주식 1주당 35달러에 상장되면서 시가총액(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금액) 630억달러(약 72조원)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입니다.
유니콘은 그리스·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이마에 뿔이 하나 달린 말입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혁신적인 사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 스타트업을 유니콘 기업이라고 부르는데, 보통 기업가치가 10억달러(약 1조원) 이상이고 창업한 지 10년 이하인 비상장 기업을 뜻합니다. 유니콘 기업 창업자들은 주식을 상장하거나 기업 자체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거액을 벌게 됩니다.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이사회 의장은 보유한 주식 10.2%의 지분가치가 공모가 기준 60억9300만달러(약 6조9200억원)에 달하며 국내 주식 부자 2위에 올라섰습니다. 상상이던 ‘대박’을 현실로 만든 것이죠.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던 유니콘 기업 우아한형제들도 2019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에 매각되면서 36억유로(약 4조6000억원)를 창업자 및 투자자 품에 안겼습니다. 창업자인 김봉진 우아한형제들 의장은 지난해 말 보유지분 기준 1조원대의 주식부자에 올라섰죠.
김범석·김봉진 의장은 창업을 꿈꾸는 모든 젊은이에게 부러움의 대상입니다. 하지만 그들의 성공은 피·땀·눈물 없이 저절로 된 것이 아닙니다. 쿠팡은 미국의 빅테크 기업 아마존이 하지 못하는 ‘당일 로켓배송’을 하고 보관·포장·배송·반품서비스 등을 한꺼번에 처리하는 시스템을 갖춰 아마존보다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김봉진 의장은 앱을 제작하기 위해 부인과 함께 곳곳을 돌아다니며 음식점 전단지를 모으는 등 온갖 어려움을 이겨냈습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 미국 기업인 일론 머스크는 ‘유니콘 기업 전문가’로 불릴 정도로 계속 새로운 기업을 창출해내고 있습니다. 지역 정보 제공업체에서 출발해 전자결제업체인 페이팔, 세계 전기차 시장 1위 테슬라, 최초의 민간 우주선 스페이스X 등을 세운 그는 이제 화성에 인간을 이주시키겠다는 새로운 꿈을 꾸고 있습니다. 그는 “아침에 일어날 이유를 만들고 싶다”는 말로 끝없는 도전 의지를 불태웁니다.
다음 유니콘 기업 탄생의 주역은 생글생글 독자 여러분이 되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은 꿈을 꾸고 도전할 준비가 됐나요? 더 자세하게 6, 7면에서 알아봅시다.
“잘사는 나라에 살래, 못사는 나라에 살래”라고 묻는다면? 대부분은 잘사는 나라를 선택할 겁니다. 잘사는 나라를 어떤 기준으로 평가하느냐에 따라 ‘잘산다’는 개념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만, 우리는 상식적으로 경제력을 기준으로 삼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GNI), 국내총생산(GDP)은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경제력 평가 잣대입니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습니다만, GNI가 높고 GDP가 큰 나라에 사는 나라 국민들은 긴 평균 수명, 많은 교육 기회, 건강한 삶과 여가를 즐깁니다. 내가 사는 나라가 잘살았으면 하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일 겁니다.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아프리카 돕기. 1만원을 기부해주세요’라는 광고를 한 번이라도 본 적이 있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이런 질문을 해봤을 겁니다. “저 나라들은 왜 저렇게 못사나?”
인류의 역사에서 ‘잘사는 것은 드문 일’이었습니다. 1인당 국민소득이 수천년간 절대빈곤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을 ‘맬서스 함정’이라고 부릅니다. 인류가 깊은 함정에서 벗어난 때가 소위 ‘산업혁명 직후’부터였습니다. 대한민국은 1960년대를 지나 1970년대부터입니다.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에서 벗어난 직후 한국의 1인당 소득은 아프리카 케냐보다 낮았습니다. 한국은 이후 피나는 노력을 펼친 결과 지난해 GDP 기준으로 세계 10위권에 올랐습니다. 우리가 아는 거의 모든 선진국이 우리보다 앞섰습니다. 미국, 독일, 일본, 영국, 프랑스 같은 나라입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최근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떨어졌습니다. 코로나 감염병이 세계를 강타한 이유도 있습니다만, 경제성장을 뒷받침해주는 여러 가지가 장애물을 만났기 때문입니다. 정치가 경제를 뒤흔든다는 분석과 지적이 많습니다. 정부의 시장 개입이 심하고 규제가 많아 기업의 체력을 저하시킨다는 우려도 있고요.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에서 시장경제와 ‘보이지 않는 손’을 강조했습니다. 분업과 전문화, 자본 축적도 강하게 말했습니다. 이런 것들의 작동을 막는 게 많을수록 경제성장 동력은 떨어집니다. GNI, GDP 개념을 알아보고 이 두 가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있는지를 4, 5면에서 더 알아봅시다.
정부가 203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를 24% 감축하고, 전기·수소차를 수출하는 ‘친환경차 수출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제4차 친환경자동차 기본계획’을 지난달 발표했습니다. 전기·수소차 보급을 늘리고 충전소 등을 확대하는 한편 배터리 등 성능 개선을 위한 기술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입니다.
전기차와 수소차는 전기로 모터를 돌려 바퀴를 굴리는 자동차입니다.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아 이산화탄소(CO2) 등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저공해 자동차죠.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이 발명돼 운송혁명을 일으킨 이후 자동차는 끊임없는 기술 혁신으로 꾸준히 발전해왔습니다. 휘발유와 경유를 쓰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이어 내연기관과 전기모터를 동시에 쓰는 하이브리드카, 내연기관을 전부 없앤 전기·수소차까지….
그런데 유럽연합은 앞으로 내연기관 자동차 운행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배출가스로 인한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서죠.
독일과 네덜란드는 2030년, 영국은 2035년, 프랑스와 스페인 등은 2040년 화석연료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했습니다. 아시아에서는 인도가 2030년, 싱가포르가 2040년 화석연료차 퇴출을 선언했고 중국도 베이징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들이 2025년부터 화석연료차를 판매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자동차 천국’인 미국은 아직 화석연료차 중단에 소극적이지만 캘리포니아가 2035년부터 휘발유차 판매를 금지하는 등 일부 주에서 규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휘발유와 경유 등을 연료로 하는 내연기관차를 대신해 전기차와 수소차가 앞으로 대세를 이룰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는 내연기관차가 압도적으로 많이 팔리고 있지만 지구 온난화에 대처하기 위한 각국의 규제가 강화되리라는 분석이죠.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수소차로 가는 중간단계 정도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전기·수소차의 주행성능은 이제 화석연료차에 버금갈 정도로 올라서고 있습니다. 넥쏘는 7000원대인 수소 1 충전으로 96.2를 갈 수 있어 동급인 투싼(1600원대 휘발유 1리터당 12) 보다 경제적입니다.
글로벌 수소차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현대자동차는 ‘수소차 시대’를 선도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도 수소경제를 중요한 정책방향으로 설정하고 관련 예산을 집중 투입하고 있습니다. 수소차 시대가 다가올까요? 그 가능성을 4, 5면에서 알아봅시다.
우리는 남의 것을 쓸 때 비용을 지불합니다. 세상에 공짜가 없진 않습니다만, 남의 재화와 서비스를 유료로 사용합니다. 돈을 빌릴 때는 어떨까요? 친구끼리 푼돈 거래를 한다면 공짜일 겁니다. 상대가 완전히 남이고 제법 큰 돈이라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우리는 요즘 다른 사람과 직접 돈거래를 잘 하지 않습니다. 은행이라는 매개를 주로 이용합니다. 은행을 통해 우리는 돈을 저축하기도 하고 빌리기도 합니다. 예금과 대출 때 우리는 이자를 받거나 이자를 냅니다. 우리는 일견 딱딱해 보이는 은행과 이자를 통해 안면이 전혀 없는 사람들과 거래를 합니다.
이자도 일종의 물건(돈)값이기 때문에 오르내립니다. 돈을 빌리는 경우, 개인과 기업들의 신용도와 평판에 따라서, 국내외 경제 상황에 따라서, 화폐량에 따라서, 정치 상황에 따라서 이자율이 변한다는 뜻입니다. 신용도(credit)가 높으면 위험 정도가 낮기 때문에 낮은 이자율을 적용받습니다. 반면 낭비가 심한 개인이나 실적이 나쁜 기업은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높은 이자를 내야 합니다. 이자율을 보면 개인과 기업의 진면목이 보이는 것이지요.
돈이 많이 발행되어서 시중에 풀려있다면 돈은 흔해질 것입니다. 흔한 것은 쌉니다. 이자율이 낮아지죠. 반대의 경우도 있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경제에서 이자율이 낮으면 개인과 기업들은 돈을 빌려 쓰려 합니다. 개인들은 돈을 빌려서 주식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고, 기업들은 투자를 늘리려 할 겁니다.
반대로 이자율이 높으면 경제 주체들이 돈을 빌려 쓰길 꺼립니다. 이자율은 결국 돈을 원하는 수요와 돈을 내놓으려는 공급 간의 관계에 따라 정해진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자율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정하는 기준금리를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거 아시죠? 요즘 금리나 이자율과 관련한 핫 이슈는 ‘마이너스 금리’라는 것입니다. 이번 기회에 알아 두세요.
현대인은 이자를 당연히 합니다만, 인류 역사를 통해 보면 이자를 죄악시 했던 시절과 철학자, 문인, 종교인들이 많았습니다. 함무라비 법전은 이자를 받도록 허용한 반면, 아리스토텔레스와 셰익스피어는 이자와 고리대금업을 사악한 행위라고 했습니다. 아리스토렐레스는 돈이 돈을 낳을 수 없다고 했지요. 셰익스피어는 ‘베니스의 상인’에서 샤일록을 악마로 그렸습니다. 그 이론과 논쟁을 4,5면에서 더 다뤄 봅시다.
인류 문명이 사유재산권 개념을 제대로 정립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습니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사유재산권 사례를 여러 원시 문명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만, 현대적 의미에서 사유재산권 개념에 논리적 기초가 놓인 때는 17세기이며, 대표적인 이론가는 영국인 존 로크(John Locke: 1632~1704)입니다. 로크 이전과 이후 사유재산권 개념은 분명하게 갈릴 뿐 아니라, 사유재산권 개념이 정립된 이후에야 인류는 빈곤과 진보의 문제들을 해결하게 됐습니다.
존 로크는 《통치론》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내 몸과 내 마음은 나의 것이다. 공유물에 나의 노동을 결합하면 그 공유물은 비로소 나의 사유물이 된다.” 그의 개념은 당시 왕권 체제를 부정할 정도로 충격적, 혁명적이었습니다. 로크 이전에 시민의 재산권은 주권자인 왕이 충성스러운 신하에게만 베푸는 시혜였습니다. 왕국 안의 모든 것이 왕국의 것이었기 때문에 신민들은 ‘토지나 건물이 내 재산이다’라고 할 수 없었습니다. 로크가 왕의 권위를 정면으로 부정했으니 그의 목숨은 위태로워졌고 결국 그는 제임스 2세의 탄압을 피해 네덜란드로 도망갔습니다. 하지만 그의 사상은 왕의 재산권 침해를 부정한 영국 명예혁명과 영국의 세금 착취를 거부한 미국 독립혁명의 정신적 기반이 됐습니다. ‘내 것은 내 것이고 네 것은 네 것이다’는 개념은 언뜻 당연해 보이지만, 인류 문명사 측면에선 결코 쉽게 등장한 개념이 아닙니다.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임무는 시민의 재산권 보호”라고 로크가 선언한 이후, 사유재산권 개념은 더욱 발전해 나갔습니다. 사유재산권을 국가가 보호하지 않으면 서로의 재산을 빼앗으려는 약육강식의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 생각이 나왔습니다. 토머스 홉스가 말한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도 재산권 보호와 관계가 깊습니다.
사유재산권 개념이 확립되면서 많은 문제가 해결되기 시작했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땅을 가꾸어 더 많은 식량을 산출했습니다. 기계를 발명해서 생산력을 높였고, 재산을 불렸습니다. 옛날에 발명 특허권은 왕이 부여할 때만 가질 수 있었지만, 이제 특허권을 재산권으로 가질 수 있게 됐고, 사람들은 좋은 기계를 남보다 빨리 만들려 했습니다.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사유재산권 인센티브가 작동했습니다. 생산성이 급증하면서 인류를 짓눌러 온 절대적 빈곤(맬서스 함정)이 해소됐습니다. 사유재산권 개념 하나가 문명의 질을 바꿔 놓았습니다.
실제로 사유재산권이 없는 곳에선 비극이 잉태됐습니다. 국유, 공유를 앞세운 나라들은 수천만 명이 굶어 죽는 비극에 직면했습니다. 모든 토지를 국유화, 집단농장화한 중국에선 1958년부터 1962년까지 곡물 생산량이 급감해 최소 3000만 명이 굶어 죽었습니다. 집단농장에선 각자가 열심히 일할 인센티브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1996년 러시아 전체 농지의 약 5%가 사유화됐는데 이곳에서 생산된 농산물 생산량이 러시아 전체 농산물 산출량의 36%를 차지했습니다. 집단농장에선 아무도 열심히 농사를 짓지 않았습니다. 내 것이 아니니까 열심히 일하지 않은 겁니다. 국유화의 비극입니다.
이런 비극은 공유지에서도 나타납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경제학에서 말하듯, 배제성은 없고 경합성만 있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무나 사용하고 나면 다른 사람은 사용할 것이 없게 되는 경우죠. 목초지 황폐화, 연근해 물고기 남획 등은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5면에서 더 자세히 알아보세요.) 이것은 배제성과 경합성이 모두 없는 공공재(국방 서비스, 공중파 방송, 가로등 등)와 다릅니다. 클럽재와도 다릅니다. 클럽재는 배제성은 있지만 경합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한 재화를 말합니다. 헬스클럽은 입장료를 사야 해서 배제성은 있지만 기구를 이용하는 데 경합성이 있을 수도(다른 사람이 그 기구를 이용할 때), 없을 수도 있습니다. 영화관과 케이블TV도 클럽재에 속합니다. 배제성(입장료 구매)은 있지만, 경합성(입장한 사람들끼리 다투는)은 없는 재화입니다.
사유재산권이 문제를 일으킨 경우도 물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선점의 원칙’은 대표적인 예입니다. 인터넷 도메인을 당장 쓰지 않는 사람이 주소를 사두는 이른바 ‘사이버 스쿼팅(cyber squatting)이 한 예입니다. 교보문고가 인터넷 주소를 ‘kyobobook. com’으로 하려 했으나 다른 사람이 이미 등록한 상태였습니다.
우리가 사유재산, 국유, 공유, 공유지를 따지고, 배제성과 경합성을 논하는 이유는 모든 자원이 희소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람이 갖고 싶은 모든 것을 가질 수 있다면 아무도 내 것, 네 것을 따지지 않을 겁니다. 현실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내 것, 네 것을 따져야 많은 문제가 오히려 해결됩니다. 소유권이 없는 세상, 소유권이 보호되지 않는 세상에선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의 것을 무조건 빼앗을 겁니다. 소유권이야말로 좋은 이웃이며 울타리입니다. 국유화와 공유화의 세상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거꾸로 문제를 만든다는 게 역사의 증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