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기로 합의했다. 이를 위해 중국은 자국 증권시장에 외국인이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인 ‘RQFII(위안화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를 한국에 800억위안 규모로 부여하기로 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3일 청와대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하고 이런 내용을 담은 협의문에 서명했다.
- 7월4일 한국경제신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3~4일 주석직에 오른 이후 처음 한국을 찾았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가 북한보다 앞서 대한민국을 방문하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동북아 정세가 격랑을 치고 있는 상황에서 열린 한·중 정상회담은 국내외에서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이번 정상회담에선 여러 분야에서 협력 강화 방안이 논의됐다. 경제 분야에선 특히 한국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하겠다는 게 눈길을 끌었다.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란 무엇이고 어떤 효과가 있는 것일까?
위안화 직거래란?
위안화 직거래 시장은 한국의 외환시장에서 자유롭게 위안화를 거래할 수 있는 시장이란 뜻이다. 원화로 위안화를 살 수 있고, 위안화로 원화를 살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우리 외환시장에서 위안화를 마음대로 사거나 팔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현재 위안화는 한국 시장에서 사거나 팔 수 없는 것일까? 물론 지금도 가능하다. 하지만 원화로 위안화를 사거나, 위안화로 원화를 살 수는 없다. 외국 돈(주로 미 달러)을 주고 위안화를 사거나, 위안화를 팔고 외국 돈을 받을 수만 있는 것이다. 중국 외환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중국 내에서 위안화로 한국 원화를 사거나, 원화로 위안화를 살 수 없다. 한·중 두 나라 정부가 위안화와 원화를 바로 거래하는 걸 허용하지 않아 거래 시장과 시스템이 없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위안화와 원화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게 되는 직거래 시장의 개설은 양국의 경제협력 수준이 한층 업그레이드됨을 의미한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한국 내에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먼저 개설하고, 중국 내 직거래 시장 개설은 향후 원화의 국제화 여건 조성 등에 맞춰 단계적으로 추진하기로 약속했다.
직거래 시장 개설은 여러 측면에서 큰 영향력을 끼칠 전망이다. 우선 두 나라 무역에서의 이점이다. 중국은 대한민국의 최대 교역 파트너다. 연간 무역규모가 2300억달러에 달한다. 미국과 일본의 교역 규모를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런데 한·중 양국의 무역은 미 달러화로 결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렇게 수출이나 수입 때 달러화를 결제하던 걸 위안화와 원화를 바로 사용하게 되면 외화 환전에 따른 비용이 크게 줄어든다. 무역업체들은 달러화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안지 않아도 돼 환위험도 줄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두 나라의 교역이나 투자 등 경제협력은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위안화 환율을 산정하는 방식도 달라진다. 지금은 달러화를 중간에 두고 재정환율로 계산하는데 앞으론 시장에서의 위안화 수요와 공급에 따라 바로 환율이 결정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현재 국제 외환시장에서 1달러=6.2위안으로 거래된다고 하자. 그런데 국내 외환시장서 1달러=1010원에 형성돼 있다. 이렇게 되면 6.2위안=1달러=1010원으로 6.2위안=1010원, 다시 말해 1위안=162.9원이 되는 셈이다. 이게 바로 재정환율이다. 하지만 직거래 시장이 열리면 시장에서 위안화의 수급에 따라 환율이 결정된다.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면 두 나라 교역에서 위안화나 원화 비중은 커지는 반면 달러화 비중은 쪼그라든다. 이는 곧 위안화와 원화의 국제화로 이어진다.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와 원화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이다. 외환위기를 막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한다는 측면도 있다. 달러화를 충분하게 갖고 있지 않아도 가장 교역이 많은 나라와 원화로 무역대금을 결제할 수 있게 되는 까닭에 대외건전성이 높아지게 된다.
위안화 허브로의 도약 계기
이번 한·중 정상회담에서는 △원·위안 직거래 시장 개설과 함께 △위안화 청산결제은행 지정 △RQFII 부여 등에도 합의했다. 이 세 가지는 한국이 위안화 허브(역외센터)가 되기 위해선 꼭 필요한 것들로 시 주석의 선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위안화 허브는 위안화와 관련된 거래 및 투자가 이뤄지는 중심지역으로 ‘금융 허브(financial hub’)의 일종이다. 금융 허브는 세계 각국의 내로라하는 금융회사가 한곳에 모여 금융거래와 투자가 이뤄지는 중심 지역을 뜻한다. 중국이 거대 경제대국으로 부상함에 따라 세계 각국은 위안화 허브가 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중이다.
청산은 거래계약 체결 후 거래 참가자 간에 차액을 계산해 결제를 위한 최종 포지션을 확정하는 것이다. 결제는 이렇게 청산 작업이 끝난 후 실제로 돈이 오가는 것을 뜻한다. 한국은행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과 청산결제은행 지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으며, 인민은행은 교통은행 서울지점을 청산결제은행으로 지정했다.
RQFII는 위안화로 중국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자격이다. 중국은 자본시장을 완전히 개방하진 않은 상태다. 그래서 위안화로 중국 본토 채권이나 주식 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없었는데 RQFII를 획득하면 이게 가능해진다. 중국은 국가별로 투자한도를 할당하는데 이번에 중국이 한국에 부여한 한도(800억위안)는 홍콩이나 중국 등 중화권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장 큰 규모다. 이에 따라 중국 금융자산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수요를 충족시켜줄 뿐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들은 날로 커지는 중국 금융시장에서 다양한 비즈니스를 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 본토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할 수 있게 되면 보다 다양하게 재테크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리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안종범 청와대 경제수석은 “위안화 관련 새 금융상품 개발 등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 창출로 국내 금융산업이 발전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달러화 추격하는 위안화
세계 시장에서 위안화 돌풍이 무섭다. 중국이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만큼이나 위안화 위력도 날로 상승 중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이 내놓은 ‘위안화 국제화 평가와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달러화의 국제화 수준을 100으로 놓았을 때 중국은 39.9로 일본 엔화(46.8)에 거의 근접했다. 이 연구소는 경제 규모, 통화가치의 안정성, 외환거래, 자본개방, 결제통화 비중 등 다섯 가지 측면에서 국제화 수준을 평가했다. 항목별로 보면 위안화 경제 규모는 86.5로 엔화(51.5)를 크게 앞질렀고, 통화 안정성(83.4) 역시 엔화(50.0)보다 훨씬 높았다. 위안화가 세계 무역금융(신용장 개설)에서 차지하는 비중(2013년 10월 기준)은 8.7%로 유로화(6.6%)와 엔화(1.4%)를 크게 앞섰다. 불과 2년 전인 2012년 1월만 해도 위안화 비중은 1.9%에 그쳤다.
지급결제 통화 비중도 2012년 1월에는 위안화가 0.25%로 세계 20위에 불과했지만, 올 3월에는 1.62%로 급증하며 7위로 뛰었다. 다만 글로벌 외환보유액 구성 통화 중 위안화 비중은 1.5%에 불과해 비축을 위한 통화로서의 입지는 아직 미미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중 정상이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에 합의하면서 한국에서도 위안화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하지만 우려스런 점도 있다. 대중 경제의존도 심화와 원화 강세가 그것이다. 한재진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위안화 국제화는 한국의 대중 경제의존도를 심화시키고 미·중 간 통상마찰을 확대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허진욱 삼성증권 연구원은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개설되고 우리나라가 RQFII 자격도 받으면서 중장기적으로 원화절상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로 ‘위안화 결제 비중 증가→기업의 달러 수요 감소→외환시장에서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원화 가치가 계속 오르면 우리 수출산업의 경쟁력은 약화된다. 정부 당국으로선 세심하게 지켜봐야 할 대목이다.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차량 공유 앱 ''우버''는 디지털이 초래한 창조적 파괴의 상징
세계의 택시 운전사들이 뿔났다. 차량 공유 애플리케이션(앱) ‘우버(Uber)’ 때문이다. 미국 유럽 등에서는 택시 운전사들이 파업했다. 스페인에서는 지난달 시위대가 우버 차량을 부수는 폭력 사태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우버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만족도는 아주 높다.
- 7월2일 한국경제신문
세계적으로 ‘우버(UBER)’ 논란이 거세다. 이달 초 런던 파리 베를린 로마 등 유럽 주요 대도시에서 택시 기사들이 ‘우버 반대’ 시위를 잇달아 벌였다. 도대체 우버가 무엇이길래 이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우버는 디지털 시대가 초래하는 창조적 파괴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미묘한 문제를 포함하고 있다.
우버는 고객이 스마트폰에 깔린 앱을 이용해 차량을 부르면 일반인이 모는 고급 차량이 와 원하는 곳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다. 스마트폰 시대가 탄생시킨 새로운 서비스로, 일종의 자가용 콜택시로 보면 된다. 승객은 운전사를, 운전사는 승객의 평점을 매겨 나쁜 평점이 쌓이면 서비스 이용이 차단된다. 서비스의 질이 자연스럽게 향상돼 승객이나 운전사나 만족도가 높다.
세계적으로 우버 서비스가 시작된 건 2010년 6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다. 우버는 탄생한 지 불과 4년 만에 37개국 140여개 도시로 진출했다. 우버 서비스를 주 사업으로 하는 회사 우버는 급성장해 신생 정보통신기술(ICT) 기업의 대표주자로 떠올랐다. 우버는 현재 승객을 일반 택시와 연결해주는 ‘우버 택시’, 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운송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우버 엑스’, 일종의 고급 콜택시인 ‘우버 블랙’ 등을 서비스하고 있다.
문제는 우버의 탄생으로 직격탄을 맞게 된 택시업계다. 택시 회사들은 사업 면허조차 없는 개인 소유 차량들이 세금도 내지 않고 불법 영업을 하면서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택시업계 관계자는 “택시 면허증을 얻기까지는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며 “우버는 이렇게 힘들게 취득한 택시 면허를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탈리아 밀라노의 경우 택시 면허를 받으려면 최대 16만유로(약 2억2000만원)가 필요하다. 한국도 서울의 경우 6000만~7000만원에 개인택시 면허가 거래된다. 택시 회사들도 마찬가지다.
나라마다 세부 규정은 다르지만 택시 운영 방식은 큰 틀에서 비슷하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택시 요금을 규제하는 등 관리·감독하는 대신 면허발급을 통해 전체 택시 수를 조절한다. 또 렌터카 업체는 차와 운전사를 동시에 대여할 수 없다. 나아가 택시 면허 없이는 돈을 받고 사람을 태울 수 없도록 해 택시와 유사한 서비스를 근본적으로 차단한다. 택시 공급을 조절해 택시 운전사들에게 최소한의 수입이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다.
그런데 우버 탄생으로 이런 택시 산업의 구조가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우버 이용 고객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은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버에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맡고 있는 나이리 후다지안 씨는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는 택시업계 파업은 거꾸로 생각하면 더 나은 교통수단을 원하는 대중의 욕구에 우버가 부응하고 있다는 뜻”이라며 “전통적인 교통수단이 우버 등과의 경쟁을 통해 더 나은 환경으로 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우버 측은 또 자신들은 승객과 운전사가 만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법은 대중의 요구를 반영해야 하며 반영하지 못하는 법은 낡은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우버는 ICT 발달로 탄생하는 새로운 산업과 기존 산업 간의 충돌을 상징하고 있다. 자본주의가 탄생했을 때 기계의 존재를 둘러싼 논란과 비슷하다.
우버에 대한 판단은 나라별로 엇갈린다. 벨기에 법원은 우버에 대해 “허가받지 않은 택시영업”이라며 서비스 금지 명령을 내렸다. 반대로 미국 시카고 시의회는 “시민에게 편리한 교통편을 제공할 수 있다”며 우버를 인정했다. 생산자(택시업계) 입장에서 보느냐 소비자(택시 이용 고객) 입장에서 보느냐가 엇갈린 판결의 배경이다. 한국도 논란에서 예외는 아니다. 정식 택시 회사로 등록하지 않고 고급 렌터카 등을 이용해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버는 지난해 8월 우버코리아를 설립해 우버 블랙 사업을 펼치고 있다. 서울시는 우버를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사법기관에 고발해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다. 사법기관이 어느 쪽 손을 들어줄지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있다.
기술 발전 속도가 예전보다 비교가 되지 않게 빨라지면서 새로운 기술이 야기하는 창조적 파괴의 영향력도 훨씬 커졌다. 카카오톡이 금융서비스를 본격화할 경우 은행들이 막대한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디지털 기술의 발전이 기존 산업과 서비스를 송두리째 바꿔놓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기존 산업에 종사했던 적지 않은 사람들이 일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 혁신이 가져오는 긍정적 효과가 사회적인 갈등을 일으키지 않으려면 도태되는 산업과 종사자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새로운 산업과 서비스가 환영할 만한 일이기도 하다.
■'또다른 규제' 기업 고용형태 공개정책…여론재판 우려
정부가 처음 시행한 고용형태 공시제 결과가 나오면서 고용의 질을 둘러싼 논란이 일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2942개 기업의 고용형태 공시를 취합한 결과 “전체 근로자 436만4000명 가운데 직접 고용 근로자는 348만6000명(79.9%), 파견·하도급·용역 등 간접 고용 근로자는 87만8000명(20.1%)으로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 7월2일 연합뉴스
기업 경영에 대한 규제가 다른 나라보다 너무 많아 기업들의 투자와 기업가정신을 해치고 있다는 비판이 많은 상황에서 기업 입장에서 보면 또다시 의욕을 꺾을 만한 제도가 시행됐다. 고용형태 공시제가 바로 그것이다. 고용형태 공시제는 정부가 기업의 채용에까지 관여하는 정책으로 고용의 질을 높인다는 당초 목적과는 달리 일자리를 줄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행태 공시제는 기업들이 매년 한 차례씩 근로자의 고용형태 현황을 공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2012년 고용정책기본법 개정으로 도입됐으며 올해 처음 시행됐다. 공시를 해야 하는 대상은 상시 근로자가 300인 이상인 사업장이다.
정부가 고용형태 공시제를 도입한 건 비정규직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사업주들의 자율적인 고용구조 개선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비정규직을 줄이겠다는 뜻이다.
시행 첫해인 올해 공시 대상 기업 2947곳 중 2942곳(99.8%)이 공시를 했다. 공시결과를 보면 평균 80% 정도가 직접고용 상태이며 나머지 20%는 간접고용이었다. 5명 중 1명꼴이다. 대기업일수록 간접고용이 많았다. 1000명 이상 대기업 근로자 5명 중 1명 이상(23%)은 간접고용 형태로 일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고용구조 개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기는 분위기다. 하지만 경영계에서는 ‘경영 자율성’을 침해하는 포퓰리즘적 정책이라며 반발하는 기류다.
고용의 질 개선은 한국 경제가 해결해야 할 과제 가운데 하나다. 경기는 장기 디플레이션에 접어들 가능성이 없지 않고 괜찮은 일자리는 늘고 있지 않다. 하지만 좋은 일자리는 정규직을 강제해서가 아니라 기업들이 정규직이든 비정규직이든 마음대로 고용할 수 있을 때 늘어나는 법이다. 고용형태 공시제는 기업들에는 또 다른 규제고 짐이다. 일종의 반강제 여론재판쯤으로 보고 있다.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면 이곳저곳서 공격할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기업으로선 두 사람을 쓸 걸 한 사람만 쓰고, 골치 아프게 한국에서 사업을 벌이기보다는 차라리 외국으로 공장을 옮기는 게 속편할 것이다.
1. 이자만 계속 내고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 자본증권으로 꼽히는 이것은?
2. 적대적 인수합병(M&A)을 방어하기 위한 제도다. 회사 주인이 바뀌어 기업 임원이 퇴임하게 될 경우 거액의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는 이것은?
3. 발행기관이 파산했을 시 다른 채권자 부채를 모두 청산한 다음 마지막으로 상환받을 수 있는 채권을 무엇이라 할까?
4. 정부가 투자 증대 등을 통해 대기업의 성장을 촉진하면 그 혜택이 중소기업과 소비자에게까지 돌아가 국가 경제 전체가 활성화된다는 이론은?
5. 경쟁사의 상품이나 서비스를 면밀히 분석해 배울 점을 찾아 반영함으로써 경재 업체를 따라잡고자 하는 것을 무엇이라 할까?
6. 근로자를 고용한 사용자가 받는 노동 관련 규제 정도를 노동시장의 ㅇㅇㅇ이라고 표현한다. 근로 조건과 관련해 규제를 덜 받으면 '노동ㅇㅇㅇ이 높다'고 한다. 무엇일까?
7. 값이 떨어지면 오히려 수요가 줄고 값이 오르면 소비가 증가하는 재화를 가리키는 경제학 용어는?
8.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노사가 합의한 일정 연령이 지나면 임금이 줄어드는 제도다. 업무효율이 떨어지는 장기근속 직원에게 인건비를 줄이고 고용을 보장하는 방식은?
[강현철의 시사경제 뽀개기] 섀도 보팅이 뭐길래…폐지 논란 가열
◆섀도 보팅과 기업 경영
상장회사들이 감사를 선임할 때 대주주의 의결권을 3%로 제한하는 규정이 일부 완화된다. 내년 1월 섀도 보팅(의결권 대리행사제도)이 폐지되면 감사 선임이 어렵게 된다는 상장사들의 지적을 감안한 조치다. 그동안 상장사들은 주총장에 나온 주주들의 찬반 비율을 전체 주주의 의견으로 간주하는 섀도 보팅을 활용해 감사를 선임해왔다.
- 6월20일 한국경제신문
내년 초 섀도 보팅 폐지를 앞두고 상장사들이 안절부절 못하고 있다. 새도 보팅이 폐지되면 주주총회(주총)에서 안건을 심의·의결하는 게 힘들어져서다. 회사의 주인인 주주들은 주요 경영안건을 심의·의결하는 주총에 참석해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그런데 보유 주식이 적은 소수주주의 경우 이런저런 사정으로 주총에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렇게 주총에 참석하지 못하는 주주들이 많으면 회사 입장에서도 문제가 생긴다. 주총에서 주요 경영 안건을 논의해 처리해야 하는데 이게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주총 결의는 크게 보통결의와 특별결의로 나뉜다. 보통결의 안건은 한 회계연도 기간 경영활동에 대한 성적표인 재무제표의 승인, 이사와 감사의 선임 등이 해당한다. 특별결의 안건으론 한 회사 운영에 대한 법으로 볼 수 있는 정관의 변경, 자본금 감축(감자), 회사의 분할이나 합병, 회사 영업의 전부 또는 중요한 일부의 양도 등이 있다. 주총에서 보통결의가 통과되려면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과반수와 발행주식총수의 4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또 특별결의는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하지만 소액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으면 이런 안건들을 심의하고 통과시킬 의결 정족수가 모자라 주총 자체가 불가능하다.
섀도 보팅이란?
말 그대로 그림자 투표인 섀도 보팅(shadow voting)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결권 대리 행사 제도다. 결의에 필요한 참석주식수가 모자라 주총이 무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한국예탁결제원이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식으로 참석하지 않은 주주들의 투표권을 행사하는 것이다. 의결권 행사는 증권의 보관과 예탁·결제 업무를 맡는 한국예탁결제원이 주식 발행회사의 신청을 받아 행사한다.
예를 들어 100만주의 주식을 발행한 B회사의 주총에 총 20만주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참가했다고 하자. 그런데 이 회사의 보통결의는 25만주, 특별결의는 34만주가량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따라서 B회사는 20만주의 주식을 가진 주주들만으론 주총을 여는 게 불가능하다. 이때 B사가 활용할 수 있는 카드가 바로 섀도 보팅 제도다. B사가 예탁결제원에 섀도 보팅을 요청하는 것이다. 만약 예탁결제원이 B사 주식 30만주를 갖고 있다고 하자. 이때 예탁결제원은 주총에서의 찬성과 반대 비율대로 의결권을 행사한다. 예컨대 자본금을 줄이는 안건에 대해 B사 주총에 참석한 20만주의 주주들이 찬성 12만주(60%), 반대 8만주(40%)의 의결권을 행사했다면 예탁결제원도 30만주 중 60%인 18만주는 찬성, 40%인 12만주는 반대 의견을 표시하는 것이다. 섀도 보팅은 1991년 처음 한국에 도입돼 현재 상장사 중 약 3분의 1이 활용하고 있다.
섀도 보팅은 그러나 경영진이나 대주주가 의결 정족수를 손쉽게 확보하고 뜻대로 의안을 가결, 경영권 강화 수단으로 활용하면서 소수주주들의 권익을 침해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또 경영 안건의 명실상부한 토론·심의의 자리가 돼야 할 주총을 형식적으로 만드는 부정적 역할을 했다는 비판도 들었다. 출석하지 않은 주주가 출석한 주주와 같은 비율로 출석한 것으로 간주하는 것은 정상적이고 중립적인 의결권 행사라고 볼 수 없다는 평가도 적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09년 상법 개정으로 전자투표가 도입되고 2010년 예탁결제원이 전자투표 시스템을 구축, 소액주주들이 의결권을 손쉽게 행사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면서 지난해 5월 자본시장법 개정 때 2015년 초 폐지한다는 방침이 확정됐다. 전자투표제는 주총에 참석할 수 없는 주주들이 인터넷으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제도다.
“섀도 보팅 폐지하면 정상적 경영 불가능”
상장사들은 최근 섀도 보팅 폐지에 따른 부작용을 보완해달라고 아우성이다. 기업들은 섀도 보팅 제도가 폐지되면 주총 결의에 필요한 주주들을 모으기가 어려워 경영에도 차질이 빚어진다고 주장한다. 상장사들의 모임인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정순현 법제조사파트장은 “우리나라는 주주들의 손바뀜이 많아 주총을 앞두고 자신들이 주주인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게 일일이 주총 참석을 독려하려면 큰 비용이 든다”고 말했다.
또 임원 선임에도 문제가 발생한다. 특히 감사 선임이 그렇다. 현행 상법에 따르면 감사 선임은 보통결의 안건으로 주총 참석자의 과반수 및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이 찬성해야 의결된다. 하지만 감사를 뽑을 때 최대주주 등 주요주주의 의결권은 3%로 제한된다. 예를 들어 A기업의 주요주주가 25%의 지분율을 갖고 있더라도 의결권은 3%만 인정된다. 감사 선임 때 주요주주의 입김을 제한해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뜻에서 의결권이 제한되고 있다. 따라서 주요주주의 의결권이 3%로 제한된 마당에 섀도 보팅까지 금지된다면 감사 선임을 위한 의결 정족수를 채우기 어려울 뿐더러 감사 선임 때 주요 주주의 의견이 거의 힘쓰지 못한다.
최준선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섀도 보팅제가 폐지되면 주총 결의가 어려워지고 기업 경영이 회사 주식을 많이 갖고 있는 펀드나 기관투자가에 종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상장회사협의회가 상장사 922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66%가량이 섀도 보팅 폐지 후 감사 선임이 곤란할 것이라고 답했다. 또 12%는 감사 선임과 보통결의, 특별결의 사항의 의결도 곤란한 것으로 응답해 사실상 주총 결의 성립 자체가 불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안은?
정부는 그러나 주총 문화 선진화를 위해 섀도 보팅 폐지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정부 관계자는 “섀도 보팅은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제도”라며 “상장사가 주주들을 주총에 참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홍보활동 등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또 전자투표제를 적극 활용하면 섀도 보팅 폐지의 부작용을 보완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전자투표제를 실시하는 상장사는 현재 45개사에 불과하고 투표 인증 절차가 복잡해 효율성과 현실성도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최 교수는 발행주식총수의 일정 비율 동의 요건을 삭제하고 출석 주식수를 기준으로 결의하도록 제도를 바꾸면 부작용을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영국 일본 독일 중국 등 대다수 국가는 출석한 의결권의 과반수로 보통결의가 이뤄진다. 최 교수는 또 △감사 선임시 대주주 의결권 제한 규제 폐지 △전자투표제 실시 회사에 대한 섀도 보팅 제한적 허용 △주식에 따라 의결권 수를 차등하는 차등의결권 주식 제도 도입 등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섀도 보팅이 없어지면 주총 자체를 열 수 없는 상장사들이 적지 않다. 섀도 보팅 폐지가 장기적으로 가야 할 방향이라 하더라도 현실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치가 마련될 필요가 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5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마이너스 예금금리를 도입하기로 했다. ECB는 시중은행이 ECB에 맡기는 자금에 대한 금리를 현행 제로(0)에서 마이너스 0.1%로 낮추고 11일부터 적용한다고 발표했다. ECB는 또 경기 부양을 위해 연 0.25%인 기준금리를 0.1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 6월6일 한국경제신문
‘유럽 합중국’의 통화신용 정책을 총괄하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 부양을 위해 사상 초유의 카드를 꺼내들었다. ‘마이너스 금리’가 그것이다. 오랫동안 경기 침체와 싸우고 있는 미국 중앙은행(Fed)과 일본 중앙은행(BOJ)에서도 쓴 적 없는 ‘극약 처방’이다.
‘은행의 은행’인 중앙은행은 가계나 기업 등 개별 경제주체들과 거래하지는 않는다. 정부나 금융회사가 거래 대상이다. 그래서 마이너스 예금금리도 가계가 기업이 넣는 예금에 대한 이자가 아니다.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긴 돈에 대한 이자다. 시중은행들은 개별 경제주체들로부터 받은 예금 중 일부를 중앙은행에 예치한다. 이 예치금에는 예금주들이 돌려 달라고 요구할 때에 대비해 법에 정해진 대로 의무적으로 중앙은행에 쌓아둬야 하는 법정 지급준비금(지준금)과, 이 법정 지준금보다 더 많은 돈을 예치하는 초과 지준금이 포함된다. 중앙은행은 이렇게 쌓아둔 시중은행들의 돈에 대해 일정한 이자를 지급한다. 법정 지준금을 어느 수준으로 할지와 예치금에 대해 어느 정도의 이자를 줄지는 경기 동향, 금융사의 경영 실태 등을 보고 중앙은행이 정한다.
시중은행의 예치금에 주는 이자는 적을수록 은행들이 더 많은 대출을 하게 하는 유인이 된다. 가령 중앙은행이 시중은행 예치금에 주는 이자를 낮추면 돈을 맡기려는 은행이 줄어 시중 유동성은 늘게 된다. 시중은행은 잉여 자금을 중앙은행에 맡겨 놓기보다는 기업과 가계에 더 많이 공급해 시장 유동성은 결과적으로 늘어나게 된다.
ECB의 세 가지 카드
ECB가 이번에 내놓은 경기부양책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기준금리를 0.25%에서 0.15%로 인하하고 시중은행들의 중앙은행 예치금(초과 지준금)에 대해 -0.1%의 금리를 부과한다. 둘째,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중앙은행 대출 프로그램(LTRO)을 가동해 최대 4000억유로(약 550조원)의 대출을 제공한다. 셋째, SMP(Securities Markets Programme)라고 하는 기존 국채 매입의 불태화 정책을 포기한다. 불태화 포기는 재정난을 겪는 회원국을 지원하기 위해 국채를 사들이면서 물가를 자극하지 않도록 했던 시중 유동성 환수 조치를 그만둔다는 뜻이다. 이를 통해 풀릴 자금은 1625억유로로 추정된다.
ECB가 시중은행들의 초과 지준금에 대해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기로 한 것은 경기부양을 위한 특단의 조치로 볼 수 있다. 이제 유로존 은행들은 법정 지준금을 초과해 중앙은행에 쌓는 돈에 대해선 이자를 받는 게 아니라 오히려 중앙은행에 맡긴 돈에 대한 보관 수수료를 내야 한다. 자금을 적극적으로 운용하지 않는 데 대한 일종의 벌칙인 셈이다.
ECB는 이와 함께 통화신용 정책의 주요 수단인 기준금리를 연 0.25%인 0.15%로 0.1%포인트 낮췄다. 2011년 7월 1.5%였던 기준금리는 지난해 11월까지 0.25%포인트씩 계속 낮아져 0.50%까지 떨어졌고 결국 0.15%까지 추락했다. 이번 결정으로 기준금리는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시중의 금리도 낮아진다. 이렇게 돈을 빌리는 비용이 줄어들면 소비나 투자가 늘어날 유인이 생긴다.
금리가 낮아져 시중에 유로화 자금이 많아지고 더 높은 이자를 좇아 외화 자금이 유로존 밖으로 빠져나가면 유로화 가치가 하락하는 효과도 있다. 그러면 유로존 기업들의 수출 경쟁력이 높아져 수출도 늘어날 수 있다.
ECB는 또 시중은행들이 가계와 기업에 적극적으로 대출해줄 수 있도록 ‘실탄’을 공급하기 위해 저금리 장기대출(LTRO)도 해주기로 했다. LTRO는 2018년까지 실시하며 첫 규모는 4000억유로(약 556조원)다. LTRO(Long Term Refinancing Operation)는 유럽 은행들을 지원하기 위한 프로그램이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지난 5일 기자회견에서 “물가상승률이 낮은 상태로 지속될 경우 추가로 ‘비전통적 조치’를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필요하다면 중앙은행이 시중의 자산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돈을 푸는 미국식 ‘양적완화’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양적완화(QE) 정책은 버냉키 전 Fed 의장이 경기부양을 위해 썼던 초강력 경기부양책으로 중앙은행이 무한정 자금을 풀어 경기를 살리려는 비(非)전통적 통화신용 정책이다.
기대효과는
ECB가 이번 정책으로 기대하는 효과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확대와 물가 상승을 유도하는 것. 둘째, 잉여자금이 많은 독일 은행들이 남유럽 기업들에 돈을 빌려주도록 하는 것이다. 금융 전문 매체인 마켓워치는 ECB의 이번 결정이 경제 전반에 걸쳐 엄청난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관론도 적지 않다. 기업이나 가계의 대출 수요가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게다가 시중은행들이 중앙은행에 맡겨둔 예치금도 많지 않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럽 은행들이 대출을 꺼린 것은 자본비율 제고에 집중해왔기 때문이라며 은행들의 자본 개선 조치가 끝날 때까지는 대출이 제한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많은 유로존 국가가 지나친 관료주의로 경쟁력을 잃었으며, 이 때문에 기업들이 투자를 꺼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한국 경제에 영향은
‘제로 금리’는 한때 중앙은행들 사이에서는 ‘금기어’에 가까웠다. 초저금리 상태가 오래 가면 경제주체들의 심리가 꺾여 소비와 투자가 줄어드는 악순환에 빠지기 때문이다. 이른바 ‘유동성 함정(liquidity trap)’이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제로 금리는 대세가 되다시피 했다. 중앙은행들이 돈을 무제한 뿌려도 물가가 오르지 않는 상황이 계속된 결과다. 중앙은행이 돈을 풀면 통화가치는 하락한다. 불황에서 벗어나기 위한 Fed의 달러 약세 유도와 일본 아베노믹스의 엔화 약세 정책은 그동안 통화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진행됐다.
선진국들의 통화완화 정책은 한국으로서는 원화 절상(원화가치 상승)을 의미한다. 세계적인 통화전쟁 속에서 원화가치 상승률은 올 들어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의 홍준표 연구위원은 “원화 절상이 수출 경쟁력 약화로 이어지고 관광수지 적자폭을 확대시켜 내수 경기에도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는 1분기에 작년보다 3.9% 성장하면서 지난 3년의 침체에서 벗어나는 조짐을 보였다. 하지만 부동산 임대소득 과세를 둘러싼 혼선과 세월호 참사로 경제 심리가 위축돼 그나마 살아나던 부동산과 소비가 다시 힘을 잃고 있다. 또 국내 물가는 올 들어 1%대에 머물러 있다. 한국은행의 목표치(2.5~3.5%)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기업의 투자 부진 역시 유럽과 크게 다를 바 없다. 각종 규제 때문에 차라리 외국에 공장을 짓는 곳도 상당수다. 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내놨지만 손에 잡히는 건 거의 없다. 세기의 실험을 시도하는 ECB의 결정은 결코 남의 일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