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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1월 13일 (821)

1. ‘공유 오피스’의 대명사로 통하는 미국 회사다. 고성장을 이어오다 경영 실적이 악화돼 최근 파산보호를 신청한 이 기업은?
① 우버 ② 위워크
③ 루시드 ④ 리비안

2. 불황기에 ‘작은 사치’를 누릴 수 있는 소비재가 잘 팔리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은?
① 립스틱 효과
② 밴드왜건 효과
③ 피구 효과
④ 메기 효과

3. 재택근무, 자율 출퇴근 등과 같이 개인 여건에 따라 근무시간과 형태를 조절할 수 있는 제도를 통칭하는 말은?
① 골디락스 ② 유연근무제
③ 임금피크제 ④ 타임오프제

4. 현재 국내 법정 최고 금리는 얼마로 정해져 있을까?
① 연 20% ② 연 24%
③ 연 28% ④ 연 32%

5. 이자만 계속 내고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 자본증권인 이것은?
① 전환사채 ② 회사채
③ 기업어음 ④ 영구채


6. 모기업이 제품의 개발·생산·유통·판매·사후관리에 이르는 전 과정에 관련된 업체를 계열사로 두는 방식은?
① 수직계열화 ② 수평계열화
③ 지주회사 ④ 사회적기업

7. 자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정부가 인위적으로 외환시장에 개입해 자국 통화 가치를 낮추는 국가를 일컫는 말은?
① 조세피난처 ② 개발도상국
③ G7 ④ 환율조작국

8. 임원이 퇴임할 때 거액의 퇴직금을 주도록 하는 제도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경영권 방어 장치인 이것은?
① 그린메일 ② 스톡옵션
③ 황금낙하산 ④ 유상증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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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메가 서울' 구상이 지핀 선거의 정치경제학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뜻하는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정치권은 물론, 지역 여론을 뒤흔들고 있습니다. 여당 대표가 불과 2주 전 밝힌 이 구상은 벌써 국민의힘 내 태스크포스팀 발족과 관련 특별 법안 준비로 구체화하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선용’이란 비판을 해보지만, 반대론으로 비쳐 여론의 역풍을 맞을까 우려합니다. 여당이 “메가시티는 세계적 흐름”이라는 당위론과 “지역의 교통·교육·복지 문제 해결”이란 현실적 이유를 들어 밀어붙이고 있는데, 이게 주민들로부터 상당한 호응을 얻고 있기 때문입니다.

메가시티 서울 구상은 1995년 지방자치제 실시 이후 진행해온 지방행정체제 개편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이는 지방자치행정의 효율성 극대화와 경쟁력 강화는 물론, 지역 민의를 잘 반영하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국가적 과제입니다. 유권자 의견을 살펴 차근차근 추진하는 게 맞습니다. 그러나 늘상 선거를 앞두고 이런 이슈가 등장합니다. 행정구역 개편은 선거구 획정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이 간단치 않습니다. 실현 가능성이 어떨지 장담할 수 없는 거죠.

이번 호에서는 국내외에서 어떤 행정구역 개편 시도들이 논란을 불렀고, 선거를 앞두고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살펴보겠습니다. 또 그런 정치 행위가 몰고 오는 경제적 영향도 들여다보겠습니다.

행정구역 개편이 선거구까지 바꿀 가능성
정치적 논란 이겨내야 성공할 수 있어요

행정구역 또는 지방행정체제의 개편은 미래 국가 발전의 중요한 틀을 다시 짜는 일입니다. 특정 정당이나 후보에게 유리하도록 선거구를 자의적으로 획정하는 ‘게리맨더링’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입니다. 그러나 행정구역 개편도 선거구를 다시 획정해야 하는 후속 과제를 남기기 때문에 정치적 의도를 완전히 배제할 순 없습니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가장 성공적이라고 평가받는 행정구역 개편은 김영삼 정부 때 추진됐습니다. 당시 정부는 1995년 지방자치제 본격 실시를 앞두고 도·농복합시 제도를 도입하고 경북 구미시와 선산군을 통합하는 등 정부 수립 이래 최대 규모의 행정구역 개편에 나섰습니다. 이후 2010년 마산·창원·진해시 통합, 2014년 청주시·청원군 통합 등의 성과로 이어졌습니다.

▶대선 전략에서 시작된 수도이전 공약
이와 달리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선 승리 이듬해인 2003년 추진한 행정수도 이전은 정치적 목적이 컸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당시 정부와 여당은 그해 12월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며 행정수도 이전에 전력을 다합니다. 그런데 2004년 10월 헌법재판소가 헌법소원 사건에서 특별법이 위헌이라고 판결하면서 제동이 걸리는데요, 서울이 수도인 것은 ‘관습헌법’이라는 유명한 논리가 이때 나왔지요. 이후 노무현 정부는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세종시를 개발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고, 정부 부처 대부분을 옮기게 됩니다. 주목할 부분은 겉으론 ‘지역균형발전’을 내걸었지만 “대선에서 재미 좀 봤다”라는 노 대통령의 말처럼 정치적 계산에서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입니다. 충청권 표심이 대선 승패를 가름하는 분수령인 상황에서 대선 승리의 핵심 전략으로 행정수도 이전 공약을 밀어붙인 겁니다.

중간에 흐지부지된 행정구역 개편도 있었습니다. 2005년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가장 큰 행정구역인 ‘도(道)’를 폐지하고 전국을 1개 특별시, 인구 100만 명 이하의 광역시 60여 개로 재편하자고 제안합니다. 이에 2009년 국회에 관련 특별위원회가 구성됐고, 2010년엔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까지 제정됩니다. 그러나 행정구역을 광역화하는 세계적 흐름에서 왜 한국은 거꾸로 가느냐는 반론이 적지 않았습니다. 또 선거구(제)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여야 정치권의 협상은 물꼬를 트지 못했습니다. 특별법도 ‘지방자치분권 및 지역균형발전에 관한 특별법’으로 이름이 바뀌며 ‘개편’이란 용어가 빠지고, 결국 동력을 잃고 맙니다. 2010년 6·2 지방선거를 앞두고는 지금과 비슷한 ‘대수도론’, 즉 ‘큰 서울론’이 당시 한나라당 예비 후보 간 쟁점으로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정당 간 의석 싸움으로 전락
외국에서도 행정구역 개편이나 수도이전 문제는 항상 핫이슈였습니다. 미국의 51번째 주(州) 승격 문제가 오래된 예인데요,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와 워싱턴 D.C.의 주 승격을 둘러싼 논란이 컸습니다. 민주당은 자신의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이들 지역을 주로 승격시켜 상원의원 의석 2개를 늘리려는 겁니다. 푸에르토리코 주민들도 여러 번의 주민투표에서 찬성표를 던졌고, 연방의회에 주 승격을 정식 요구하기도 했지요. 하지만 공화당 입장에선 관련 법안이 의회에 올라오면 필리버스터링(합법적 의사진행 방해)으로 무산시키려 합니다. 그 대신 자신들의 지지표가 많은 시골 지역을 다른 주로 분리해 상·하원 자리를 더 가져가려 하지요. 주의 권역이나 경제 규모가 하나의 국가 수준인 캘리포니아주도 쪼개자는 논의가 빈번하게 이뤄지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습니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추진하던 행정수도 이전도 국토균형개발을 목표로 내걸었습니다. 그런데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는 곳은 말레이시아의 푸트라자야 정도에 불과합니다. 현재 독일의 수도는 베를린인데요, 이는 옛 동독의 요구를 받아들인 결과입니다. 문제는 정부 부처 일부가 베를린에서 약 600km 떨어진 옛 서독의 수도 본 지역에 남아 있다는 점입니다. 지역 간 이해 상충을 정치적 타협으로 풀지 못해 행정 비효율이 막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메가시티 서울’ 구상의 장·단점을 토론해보자.
2. 전국 단위의 행정구역 개편이 필요한 이유를 토론해보자.
3. 행정구역 개편이 정치적 논란을 부르는 이유를 생각해보자.


표 얻으려 공공재 공급 약속하지만
선거 공약이 경제 어렵게 하면 곤란하죠.
행정구역 개편 과정에서 통합되는 도시는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걷게 됩니다. 그래서 지역 주민 간 이해 절충이 명분 이상으로 중요합니다. 약 50년을 끌어온 일본의 수도 이전 논의가 2000년대 초반 중단된 것도 이런 국민적 합의에 이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일본 정부는 수도 도쿄의 과밀 문제가 심각하다고 보고 이전 후보지 선정 기준까지 짰지만, 결국 포기하고 맙니다. 그럼에도 선거철만 다가오면 어김없이 행정구역 개편 이슈는 불쑥불쑥 제기되고 있는데요, 왜 그럴까요.

▶‘확률적 투표’가 선거공약 설명
정당이나 선거 후보자가 정책 경쟁을 벌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입니다. 그런데 어떤 정책을 제안하면 어느 정도 득표를 할 수 있을지 판단이 설까요? 미국 경제학자 해럴드 호텔링이 1929년 제기한 ‘중위투표자 이론’에 따르면 다수결 투표의 경우 이념이나 성향의 양 극단을 배제하고 중간(중도)에 위치한 유권자가 선호할 만한 정책을 내는 것이 가장 유리합니다. 그러나 현실에선 유권자들의 지지가 확정적이지 않은 데다, 후보자가 통제할 수 없는 요소도 많아 투표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정책’과 ‘투표 결과’의 관계를 확률적으로 설명해주는 모델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바로 미국 경제학자 피터 코흘린 등이 1980년대에 주창한 ‘확률적 투표 이론’입니다.

이 이론에 따르면 후보자나 정당은 투표 의사를 정하지 못한 부동표가 많은 지역에 더 많은 공공재를 공급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선거 승리 확률을 높이기 위해 고정표보다 부동표를 공략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 많은 지역의 이익을 약속한다는 겁니다. 노무현 정부의 행정수도 이전 시도, 문재인 정부의 가덕신공항 재추진, 그리고 이번 메가시티 서울 구상과 같은 공공재 공급이 왜 선거를 목전에 두고 나오는지 확률적 투표 이론이 잘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정치적 경기순환의 위험성
수도이전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사결정이 치밀한 분석과 경제성 평가를 통해 이뤄지지 않는다면 큰 문제입니다. 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 행위로 변질된 정책 경쟁이 경제 상황을 변동시킬 위험도 있습니다.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미국의 윌리엄 노드하우스가 1975년 주장한 ‘정치적 경기순환(Political Business Cycle)’ 가설은 그런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가설은 경기변동 요인을 경제적 요소에서만 찾는 전통적 경제이론을 확장시킵니다. 정치 환경, 특히 선거 변수들이 경기변동에 미치는 영향을 들여다보지 않고는 경제를 얘기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선거 전에는 경기부양책을 펴다가 선거 이후엔 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긴축의 고삐를 죄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념적으로 좌파 정부는 확장적 경제운용을, 우파 정부는 긴축정책을 펴는 것도 그렇습니다. 선거공약이 시장경제 기능을 왜곡시키고 경제가 균형성장을 하는 데 혼란을 부를 수 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 초래할 수도
행정구역 개편은 선거구 개편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정치적 타협과 결과물 산출에 많은 시간이 걸립니다. 실현 가능성이 낮은 행정구역 개편 주장은 그래서 선거용으로 의심받습니다. 행정구역이나 선거구 개편은 국가의 미래를 위한 결정이어야 하는데, 정당들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재단하려 한다면 이른바 ‘공유지의 비극(The Tragedy of the Commons)’이 현실화할 수도 있습니다.

공유지의 비극은 미국 생물학자 개릿 하딘이 1968년 <사이언스>지에 발표한 논문에 처음 나오는 개념인데요, 주인 없는 공동 방목장(commons)에는 농부들이 소를 더 많이 몰고 와 풀을 뜯게 하기 때문에 결국 황폐화한다는 비유를 듭니다. 희귀한 공유자원은 강행 규칙이 없이는 사람들의 무임승차 욕구 때문에 파괴되고 만다는 사실을 경고한 것입니다. 행정구역이나 선거구 제도는 국가와 지역공동체의 번영을 위한 일종의 공유자원인데, 정당들이 정치적 욕심만 앞세우다 비효율과 갈등의 온상으로 만들 위험이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선거 앞 행정구역 개편을 확률적 투표 이론으로 설명해보자.
2. 정치적 경기순환의 위험성이 무엇인지 토론해보자.
3. 공유지의 비극이 발생하는 또 다른 사례를 찾아보자.

장규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daniel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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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10월 16일 (817)
1. 기업이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경영 실적을 발표한 상황을 뜻하는 말은?
① 베어 스티프닝
어닝 서프라이즈
③ 프로젝트 파이낸싱
④ 스태그플레이션
2. 물가가 계속 상승하고 있지만 상승폭은 점차 둔화되는 현상을 가리키는 말은?
① 하이퍼인플레이션 ② 인플레이션 디스인플레이션 ④ 디플레이션
3. 이달 초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하면서 중동 지역 정세의 불확실성을 높인 팔레스타인의 무장 정파는?
하마스 ② 유로존
③ 어나니머스 ④ 데카콘
4. 주가가 크게 올라 투자자에게 놀라운 수익률을 안겨다준 종목을 뜻하는 말은?
① 자산효과 ② 황금주
산타랠리 ④ 텐배거
5. 효율적인 통화신용정책 수립 및 집행을 통해 물가안정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화폐 발행도 맡고 있는 기관은?
① 기획재정부
② 금융위원회
한국은행
④ 세계은행
6. ‘매파’라 불리는 통화정책의 방향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은?
① 물가안정 중시
② 인플레이션 파이터
③ 긴축 선호
완화 선호
7. ‘D1’ ‘D2’ ‘D3’는 무엇과 관련된 경제지표일까?
① 가계빚 나랏빚
③ 노동유연성 ④ 양성평등
8. ‘M1’ ‘M2’ ‘Lf’는 무엇과 관련된 경제지표일까?
통화량 ② 주택보급률
③ 출산율 ④ 외국인직접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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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고금리·고물가·고환율 '3고(苦)' 또 불어닥친 경제 한파.
날씨가 부쩍 쌀쌀해졌습니다. 이제 곧 단풍 드는 가을을 지나 겨울이 오겠지요. 경제에도 계절 변화와 비슷한 주기가 있습니다. 따뜻한 봄과 뜨거운 여름처럼 경제활동이 활발할 때도 있지만, 요즘 날씨처럼 차갑게 식을 때도 있습니다.
경제의 전반적 상황, 즉 ‘경제 날씨’를 경기(景氣)라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요즘 경제 날씨는 맑지 않습니다. 먹구름이 가득합니다.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3고(高)’가 가계와 기업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그 와중에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더 커졌습니다.
물론 경기는 변합니다. 좋았다 나빴다를 반복합니다. 날씨가 달라지고 계절이 바뀌듯 말이죠. 이것을 경기변동 혹은 경기순환이라고 합니다. 경기가 항상 좋으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호황 끝에서 불황이 찾아오고, 불황의 정도가 지나쳐 심각한 위기로 치닫기도 합니다.
경기변동은 계절의 변화처럼 피할 수 없는 것일까요. 경기변동이 생겨나는 이유는 무엇인지, 과거에 경험한 경제위기로부터 얻을 수 있는 교훈은 무엇인지 좀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확장 → 후퇴 → 수축 → 회복 사계절처럼 경제도 순환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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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경제는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거의 매년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민소득과 생활수준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간혹 경제 상황이 유난히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기업이 만든 물건이 잘 팔리지 않고, 일자리를 잃는 근로자가 늘어나기도 합니다. 가계의 소비와 기업의 생산, 투자, 고용 등이 경기에 좌우됩니다. 자연에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이 있듯, 경기는 확장→후퇴→수축→회복을 반복합니다. 이런 경기변동은 어떤 이유로 발생하는 것일까요.
★수요 충격과 공급 충격
경제학자들은 경기변동의 원인을 크게 수요와 공급 두 가지 측면에서 찾습니다. 먼저 수요 쪽을 살펴볼까요. 지구촌 어디선가 전쟁이 일어나거나 주가, 집값 등이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가정해봅시다. 미래가 불안해진 사람들은 소비를 줄이고 저축을 늘릴 것입니다. 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래가 불투명하다면 투자를 늘리기 어렵습니다. 가계도, 기업도 돈을 쓰지 않으니 경제의 총수요가 줄어듭니다. 결국 경제활동 전반이 얼어붙고 일자리가 감소하는 불황이 찾아옵니다.
이 같은 수요 충격으로 인한 불황의 대표적 사례가 1930년을 전후해 미국에서 시작돼 전 세계를 휩쓴 대공황입니다. 물건을 만들어도 팔리지 않으니 기업들은 줄줄이 망했고, 대량 실업이 발생했습니다. 비슷한 일이 공급 쪽에서도 벌어질 수 있습니다. 이상기후로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거나 중동에서 전쟁이 일어나 석유 가격이 올랐다고 합시다. 농산물, 석유 등은 상품의 원재료입니다. 즉 기업의 생산 원가가 높아진 것입니다.
원가 부담이 커진 기업은 생산을 줄입니다. 공급이 감소하는 것이죠. 공급이 감소하면 물가가 오릅니다. 소비자는 비싼 물가가 부담스러워 지갑을 닫습니다. 1970년대에 발생한 ‘오일 쇼크’가 공급 충격으로 인한 불황이었습니다. 중동 국가들이 석유 생산을 줄이자 석유 가격이 크게 올랐고, 원가 부담으로 인해 기업의 생산과 투자가 위축됐습니다.
★경기침체 해결책 논쟁
경기침체가 깊어지면 망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대량 실업이 발생해 국민 고통이 커집니다. 그래서 정부는 경기 부양책을 내놓습니다.
그러나 정부가 경기변동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경제학자 사이에 의견이 갈립니다. 어떤 경제학자는 경기가 침체될 땐 정부가 적극적으로 부양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경기 침체기엔 가계와 기업이 돈을 쓰지 않으니 정부라도 나서서 돈을 써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케인스학파’라고 불리는 경제학자들이 주로 이런 주장을 펼칩니다. 대공황 시기에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주장한 존 메이너드 케인스에서 시작된 학파입니다.
정부의 개입이 경기변동 폭을 더 키울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경제학자도 있습니다. 이들은 가격의 자동 조절 기능에 의해 경기변동도 자연스럽게 조절된다고 말합니다. 루트비히 폰 미제스, 프리드리히 폰 하이에크 등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들이 대표적입니다.
★인간 탐욕과 경제 위기
인간의 탐욕이 경기변동 폭을 키우는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경기가 좋을 때 사람들은 호황이 마치 영원히 지속될 것 같은 착각에 빠집니다. 무리하게 돈을 빌려 공장을 짓고 주식과 부동산에도 투자합니다. 그 과정에서 시장에 거품이 낍니다. 하이먼 민스키는 호황이 끝나면 돈을 빌려 투자한 사람들이 빚을 못 갚게 되고, 자산 가격이 급락하면서 금융위기가 온다고 했습니다.
조지프 슘페터는 기업가의 혁신과 기업 간 경쟁의 결과로 경기변동을 설명했습니다. 어느 한 기업이 혁신적인 제품과 서비스로 높은 이윤을 올리면 다른 기업들이 그 기업을 모방해 비슷한 제품과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경기는 호황으로 접어듭니다. 그러나 여러 기업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이윤은 줄어들고, 그 결과 불황이 시작됩니다.
그 원인을 무엇으로 보든, 어떤 해결책을 제시하든 경기변동은 시장경제에서 피할 수 없는 일로 받아들여집니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경기를 잘 파악해야 소비·저축·투자 등을 보다 현명하게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날씨와 계절에 따라 새로운 옷을 준비하듯 말이죠.
NIE 포인트
1. 경기변동이란 무엇인지 설명해보자.
2. 경기변동의 원인을 수요 측면과 공급 측면으로 나눠 얘기해보자.
3. 케인스학파와 오스트리아학파의 차이점을 알아보자.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예고 없이 반복되는 경제위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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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좋지 않은 것을 불경기 혹은 경기 침체라고 합니다. 침체의 정도가 심하면 불황이라고 하죠. 때로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경제위기’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경제 교과서에도 실린 ‘금 모으기 운동’ 사진을 본 적이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 부모님 세대에선 외환위기를 한겨울 추위보다도 혹독했던 시절로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많습니다.
★‘국가부도 사태’ 외환위기
외환위기는 한국 경제에 가장 큰 충격과 상처를 남긴 경제위기였습니다. 당시 언론은 ‘국가부도 사태’ ‘단군 이래 최대 위기’라고 했습니다. 외환위기의 발생 과정과 원인은 설명하기가 매우 복잡합니다. 가장 직접적으로는 은행을 비롯한 우리나라 금융회사들이 외국 은행으로부터 빌려온 돈을 갚지 못한 것이 문제였습니다. 이런 경우 정부가 은행을 대신해 빚을 갚을 수도 있지만, 당시 정부가 갖고 있던 외환보유액은 외채를 갚기엔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결국 우리나라는 1997년 말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이라는 명목으로 외화를 빌려와야 했습니다. 그 와중에 벌어진 것이 금 모으기 운동이었습니다. 국가 부도를 맞아 국민이 아기 돌반지, 결혼반지까지 내놓으며 외채를 갚는 데 보탠 것이죠.
빚을 갚지 못한 은행들은 줄줄이 파산했고, 은행이 망하자 더 이상 돈을 빌릴 수 없게 된 기업들도 쓰러졌습니다. 1998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5.1%로 곤두박질쳤고, 실업자는 149만 명으로 1년 만에 거의 100만 명이 늘었습니다. 실업이 늘고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사오정(45세 정년), 이태백(20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씁쓸한 신조어도 생겨났습니다.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
외환위기로부터 10년 후 또 한 번의 경제위기가 찾아왔습니다. 이번 위기는 미국에서 시작됐습니다. 문제의 발단은 ‘서브프라임 모기지’라고 하는 미국의 저소득층 대상 대출이었습니다. 저소득층이 집을 살 때 돈을 빌려주는 대출 상품이었죠. 2007년 무렵 미국의 집값이 하락하고 빚을 못 갚는 사람이 늘어났습니다. 그러자 돈을 빌려준 은행들이 도산하기 시작했죠.
망하는 은행이 점점 늘어나는 가운데 2008년 9월엔 당시 미국 내 4위 투자은행이던 리먼브러더스가 파산을 신청합니다. 이후 세계적으로 주가와 부동산 가격이 급락하고, 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경제가 얼어붙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큰 여파가 미쳤습니다. 2009년 경제성장률은 0.8%로 외환위기 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고, 2008년 상반기 900원대였던 원·달러 환율은 그해 말 달러당 15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우리나라는 기업들의 국제 경쟁력을 바탕으로 수출을 늘리면서 위기의 터널을 빠져나왔습니다. 미국 중앙은행(Fed)을 비롯한 주요국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한·미 통화 스와프 등이 시장을 안정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습니다.
★인플레 부작용 낳은 코로나19 팬데믹
여러분이 기억하는 범위에서 경제위기에 가장 가까웠던 사건은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일 것입니다. 전염병에 대한 공포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국가 간 교역이 급감했습니다.
그래도 코로나19 팬데믹은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에 비하면 경제가 큰 충격을 받지 않고 넘어간 편입니다.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하게 주요 국가가 금리를 대폭 내려 시장에 돈을 풀면서 또 다른 위기가 오는 것을 막았습니다.
그러나 돈 풀기 정책은 인플레이션이라는 부작용을 낳았습니다. 코로나19 위기가 끝나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급등하기 시작한 것이죠. 그러자 각국 중앙은행은 방향을 바꿔 금리를 급격하게 올렸습니다. 물가를 잡으려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만 그로 인해 가계와 기업의 이자 부담이 커졌습니다.
현재 경제 상황은 어떨까요. 고금리·고물가·고환율의 이른바 ‘3고(高)’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경제성장은 둔해지는데 물가상승률은 높습니다. 정부는 일부에서 거론되는 위기설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합니다. 하지만 과거를 돌아보면 위기는 예고 없이 찾아왔습니다. 제2의 외환위기 같은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NIE 포인트
1. 외환위기의 발생 과정을 알아보자.
2.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알아보자.
3. 코로나19 엔데믹 후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이유를 설명해보자.
유승호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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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8월 28일 (811)

1. 중국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을 이것이 차지한다. 헝다, 비구이위안, 위안양 등의 기업이 속한 이 업종은?
① 부동산 ② 전자상거래
③ 반도체 ④ 식료품

2. 최근 한·미·일 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렸다. 미국 대통령 전용 별장인 이곳의 이름은?
① 러스트 벨트 ② 그린 벨트
③ 캠프 데이비드 ④ 캠프 험프리

3. 생산 가능 인구 중 취업자가 차지하는 비율이다. 실질적인 고용 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이 지표는?
① 실업률 ② 고용률
③ 합계출산율 ④ 취업유발계수

4. 경제성장률과 물가상승률이 동시에 마이너스로 떨어지는 경기 침체 상황을 뜻하는 말은?
① 하이퍼인플레이션
② 디플레이션
③ 스태그플레이션
④ 리디노미네이션

5. 기업이나 국가의 파산 위험을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파생 금융 상품은?
① 자산유동화증권(ABS)
② 신용부도스와프(CDS)
③ 전환사채(CB)
④ 타깃데이트펀드(TDF)

6. 무리하게 빚을 내서 주식에 투자했다가 주가가 급락할 때 투자자가 맞닥뜨릴 수 있는 리스크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반대매매 ② 내부거래
③ 불완전판매 ④ 환차익

7. 다음 중 증시에서 ‘황소’가 상징하는 것은?
① 상승장 ② 하락장
③ 박스권 장세 ④ 실적 장세

8. 유료 방송 가입자들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등으로 이동하면서 서비스를 해지하는 현상은?
① 서머 랠리 ② 빈지 워칭
③ 블랙 스완 ④ 코드 커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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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카르텔, 왜 문제일까요?
요즘 ‘카르텔’이란 단어를 많이 듣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우리 사회 여러 분야의 부패한 기득권 세력을 카르텔이라고 지칭하면서 더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은 부패한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이익을 지키려고 온갖 불법과 부정을 일삼는 행태를 ‘이권 카르텔’ ‘부패 카르텔’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카르텔은 문서를 뜻하는 라틴어 ‘carta’에서 유래했습니다. 과거엔 전쟁을 치르는 국가 간 문서로 맺은 휴전협정을 가리키다가, 오늘날엔 기업들이 서로 경쟁을 멈추기로 합의하는 행위를 의미합니다. 기업들이 서로 경쟁하지 않기로 합의한다는 것이 언뜻 생각하면 좋은 일로 보일 수 있습니다. 불필요한 경쟁을 피하는 것은 합리적이니까요. 다만 그런 합의가 다른 기업이나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아야 합니다. 합의한 기업들로선 합리적이더라도 그로 인해 다른 경제주체가 피해를 봐서는 곤란합니다.

그런데 기업들은 카르텔 담합을 통해 경쟁을 피함으로써 결과적으로 다른 경제주체들에 피해를 주는 행위를 벌이곤 합니다. 이런 행위는 최근 윤 대통령이 지적한 사교육 시장이나 건설업계뿐 아니라 유통과 군수 제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정부가 공정거래법을 통해 가격 담합 같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카르텔로 단속하고 있지만,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습니다.

공정 경쟁을 가로막는 카르텔을 어떻게 규제하고 있는지 알아봅시다. 게임이론을 통해 카르텔의 형성과 유지에 대해 이해해 봅시다.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카르텔
과징금 등 여러 방법으로 규제됩니다

게티이미지뱅크
1995년 6월 콜롬비아 ‘칼리 카르텔’의 보스인 힐베르토 로드리게스가 콜롬비아 경찰에 체포됩니다. 그해 8월까지 칼리 조직의 주요 인물들이 체포되거나 자수함으로써 30년간 지속된 세계 최대 마약 범죄 조직은 붕괴됩니다.

칼리 조직은 1993년 12월 경쟁 조직인 ‘메데진 카르텔’의 두목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경찰에 의해 사살된 후 사실상 중남미 코카인을 장악한 거대 마약 조직이었습니다. 콜롬비아 사법 당국은 지방 갱 집단이던 칼리 조직이 전국 규모의 범죄 조직으로 커지자 ‘칼리 카르텔’이라는 명칭을 붙였습니다. 메데진 조직도 ‘메데진 카르텔’이라고 불렀습니다. 콜롬비아 코카인 조직들에 카르텔 명칭이 붙은 것은 이들이 코카인의 독점가격을 만들려고 해서가 아닙니다. 그보다는 특정 지역(칼리나 메데진) 소규모 코카인 밀매업자들이 느슨한 형태로 연합해 공동(조직)의 이익을 위해 불법을 자행했기 때문입니다.

공정거래법, 카르텔 금지 규정
카르텔은 문서를 의미하는 라틴어 ‘carta’에서 유래했습니다. 중세 시대엔 교전국 간 문서에 의한 휴전협정을 의미했는데, 오늘날엔 기업 간 경쟁을 멈춘다는 의미로 변화했습니다. 여러 기업이 계약이나 협정 등을 통해 경쟁을 제한하기로 합의하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런 합의가 자본주의 시장경제 질서의 중요한 원칙인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점에서 긍정적(또는 중립적) 의미보다는 부정적 의미가 강합니다. 미국에서는 카르텔보다 담합(collusion)이나 공모(conspiracy)라는 표현을 많이 씁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에서는 카르텔을 ‘부당한 공동행위’라고 부릅니다.

공정거래법 제40조 제1항은 부당한 공동행위를 ‘가격을 결정·유지 또는 변경하는 행위’ ‘상품의 생산·출고·수송 또는 거래의 제한이나 용역의 거래를 제한하는 행위’ 등으로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시정 명령, 과징금 부과
칼리카르텔처럼 마약 범죄 등 명백한 불법을 저지른 경우엔 관련 법에 따라 처벌을 받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적한 이권 카르텔도 탈세 등 관련 법을 어긴 경우 해당 법으로 단죄합니다.

그렇다면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카르텔)를 어떻게 처리할까요? 부당한 공동행위는 사기나 절도 같은 그 자체로 죄악시될 수 있는 범죄행위가 아닙니다. 경제 상황과 정책 목표에 따라 금지되기도 하고 때로는 권장되기도 합니다. 시대에 따라 경제 상황과 정책 목표가 바뀌면 처벌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과거 많은 국가가 카르텔에 대해 관대하거나 권장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예를 들어 1930년대 네덜란드는 부족한 자원의 배분과 경제 재건을 위해 친(親)카르텔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는 대부분의 국가가 공정한 경쟁에 기초한 시장경제 체제를 지향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공정거래법도 부당한 공동행위, 즉 카르텔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법은 부당한 공동행위가 발생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해당 기업에 해당 행위의 중지와 시정을 명하고,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형사처벌을 적용하기도
부당 공동행위에 대해 단순 과징금 부과가 아니라, 징역 같은 형사처벌로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습니다. 미국을 비롯해 수십 개 국가가 카르텔에 대해 자유형을 도입했습니다. 카르텔을 형사 범죄화한 것이죠. 우리나라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부당한 공동행위가 경쟁 질서를 현저히 해친다고 인정하는 경우 검찰에 고발할 수 있습니다. 이를 ‘전속 고발권’이라고 합니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고발이 있어야 부당한 공동행위에 대해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공정한 경쟁을 가로막는 카르텔은 시정 명령, 과징금, 전속 고발권 등 다양한 방법으로 규제하고 있습니다. 다만 시정 명령이나 과징금 같은 행정 제재와 달리 형사처벌은 신중하게 이뤄져야 합니다. 형사처벌이 자칫 무분별하게 이뤄질 경우 기업 활동을 위축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입니다.

NIE 포인트
1. 공정거래법의 부당한 공동행위를 정리해 보자.
2. 부당한 공동행위를 금지하는 이유를 설명해 보자.
3. 전속 고발권에 대해 조사해 보자.

정당한 기업 간 협력까지
카르텔 처벌로 막히면 안돼

게티이미지뱅크
“동일 직종의 사업주들이 모이게 되면, 그 모임이 설령 파티나 기분 전환을 위한 모임이라 해도 결국 그들의 대화는 대부분 공익에 반하는 공모나 가격 인상을 위한 계략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아담 스미스의 국부론에는 이런 대목이 있습니다. 카르텔이 손쉽게 이뤄질 수 있음을 보여 줍니다. 과연 그럴까요? 카르텔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유지되는지에 대한 경제학적 설명은 게임이론(죄수의 딜레마)으로 가능합니다.

카르텔 형성의 조건
게임이론으로 카르텔을 살펴보기 전에 먼저 카르텔이 형성되고, 유지되기 위한 조건이 무엇인지부터 알아봅시다. 카르텔이 효과적으로 형성되려면 우선 카르텔에 참여하는 기업 간 차이가 작아야 합니다. 기업 간 제품의 질적 차이, 생산 비용 차이 등이 작아야 일치된 의견(합의, 담합)을 끌어내기가 수월합니다. 다음으로, 카르텔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해당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높아야 합니다. 다시 말해 카르텔에 참여하지 않는 기업들의 시장점유율이 낮아서 카르텔 참여 기업의 생산량 감소분을 상쇄시키기 어려워야 합니다. 카르텔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려면 카르텔에 진입하는 것이 자유롭지 않아야 합니다. 진입이 자유로우면 담합이 어렵습니다. 그래서 인위적으로 진입 장벽을 만들기도 합니다.

게임이론

이제 게임이론으로 카르텔을 살펴봅시다. 어떤 시장에서 점유율이 매우 높은 두 기업, A와 B가 있습니다. 이들은 비슷한 수준의 생산 비용을 들여서 역시 비슷한 품질의 제품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A와 B는 제품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게임’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게임 조건은 이렇습니다. 두 기업 모두 높은 가격을 선택하면 각각 5단위씩 수익을 올릴 수 있습니다(조건 1). 그런데 한 기업은 높은 가격, 다른 기업은 낮은 가격을 선택하면 높은 가격 기업은 5단위 손해를 보고, 낮은 가격 기업은 10단위 수익을 거두게 됩니다(조건 2). 두 기업 모두 낮은 가격을 선택하면 각각 3단위씩 수익이 가능합니다(조건 3). 전통적인 게임이론에서는 A와 B가 같이 범죄를 저지른 죄수들이고, 범죄 사실을 인정할지 부정할지에 따라 형량이 달라지는 상황을 다룹니다. 서로가 상대방을 믿지 못해 두 사람 모두에게 유리한 조건 1(둘 다 범죄 사실을 부정해 석방됨)을 선택하지 못하는 딜레마를 보여 줍니다. 그래서 죄수의 딜레마라고 부릅니다.

반복 게임 상황에서의 선택

게임이론에서는 게임 상황이 일회성인지, 계속해서 반복되는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일회성 게임은 죄수의 딜레마 같은 경우입니다. 일회성 게임에서 만난 두 기업(A와 B)은 죄수들처럼 서로를 믿을 수 없어 조건 3을 선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이때 만약 두 기업이 담합을 할 수 있다면, 그러니까 카르텔을 형성할 수 있다면 이들은 조건 1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기업 현실에서는 일회성 게임이 거의 없습니다. 사업을 오랫동안 지속하므로 반복 게임이 대부분입니다. 반복 게임 상황에서 기업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첫째, 카르텔에 참여하지 않고 카르텔이 결정한 가격보다 싸게 팔아서 큰 수익을 올린 뒤, 이후부터는 카르텔과 경쟁하면서 수익을 추구하는 방법입니다. 한 번은 큰 수익이 가능하지만 그 이후엔 카르텔도 가격을 낮추면서 견제할 것이므로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둘째, 처음부터 카르텔에 참여해 담합을 유지하면서 수익을 올리는 방법입니다. 경제학적으로만 따지면, 기업은 두 번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나라는 카르텔에 참여한 기업에 새로운 게임 상황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담합 사실을 먼저 신고하면 그 기업에는 과징금이나 벌금을 감면 또는 면제해 주는 것입니다. 바로 자진 신고자 감면(리니언시, leniency) 제도입니다. 리니언시 제도에 대해서는 정당한 기업 간 협력이나 분업을 파괴하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어떤 제도든지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운용의 묘(妙)’가 매우 중요합니다.

NIE 포인트
1. 죄수의 딜레마를 설명해 보자.
2. 반복 게임 상황에서 기업의 선택을 정리해 보자.
3. 리니언시 제도의 부작용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장경영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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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8월 21일 (810)

1. 기업 주식을 갖고 있는 주주들이 회사가 올린 이익의 일부를 나눠받는 것은?
① 증자 ② 감자 ③ 상장 ④ 배당

2. 매년 8월 미국 캔자스시티연방은행이 주요국 중앙은행 총재와 경제 전문가를 초청해 와이오밍주 휴양지에서 개최하는 정책 심포지엄은?
① 다보스 포럼
② 잭슨홀 미팅
③ 보아오 포럼
④ 자이언트스텝

3. 임직원에게 회사 주식을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을 가리키는 말은?
① 워크아웃 ② 스톡옵션
③ 양적 완화 ④ 리쇼어링

4. 소득세, 법인세, 상속세 등 납세의무자와 조세부담자가 일치하는 세금을 뜻하는 용어는?
① 직접세 ② 간접세
③ 누진세 ④ 준조세

5.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결정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통계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를 뜻하는 약어는?
① CPI ② PPI ③ BSI ④ ESI

6. 기업 매각을 염두에 두고 인수합병(M&A)에 관심을 보일 법한 잠재적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발송하는 자료는?
① 그린 메일
② 베이지 북
③ 티저 레터
④ 플랜B

7. 다음 중 현재 유럽연합(EU) 회원국인 나라는 어디일까?
① 튀르키예 ② 영국
③ 스위스 ④ 독일

8. 회계사가 기업에 대해 제시하는 감사 의견 중 회사 존립에 의문이 들 정도로 중대한 결함이 있는 가장 심각한 상태는?
① 적정 ② 한정
③ 부적정 ④ 의견 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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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잘나가던 한국 대형 마트…칠레에도 밀리게 된 이유
우리나라 유통시장을 주름잡던 대형 마트가 초라한 신세로 전락했습니다. 매출 부진과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국내 1호 대형 마트는 1993년 문을 연 서울 이마트 창동점입니다. 대형 마트가 지금은 많은 이에게 익숙하지만, 당시엔 눈이 번쩍 뜨이는 ‘핫 플레이스’였습니다. 쾌적한 환경에서 질 좋은 상품을 값싸게 살 수 있고, 주차도 편리해서 많은 사람이 몰렸습니다. 이후 20년간 전국 각지에 대형 마트가 잇달아 생겨나면서 대형 마트 전성시대가 계속됐습니다.

하지만 2010년대 들어 성장이 정체되기 시작했고, 거기에 규제가 더해져 대형 마트는 쇠락의 길을 걷게 됐습니다. 최근 한국경제신문은 2021년 기준 이마트·롯데쇼핑 등 한국 기업 6대 주요 대형 마트의 평균 매출이 112억 달러로, 세계 250개 소매업체 평균(226억 달러)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고 전했습니다. 국가별 순위에서는 12위인 칠레(137억 달러)보다 아래인 13위를 차지했습니다. 칠레의 경제 규모(국내총생산)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합니다. 이마트 창동점 개점 후 30년 역사를 자랑하던 K-유통의 초라한 현실입니다.

대형 마트 쇠락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월 2회 의무 휴업, 영업시간 제한 등의 규제에 대해 알아봅시다. 온라인 쇼핑이 대세가 된 상황에서 대형 마트처럼 오프라인 기반의 유통 기업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살펴봅시다.
전통시장 살린다며 도입한 영업 규제…대형 마트 발목만 잡는 헛발질

국내 대형 마트의 가파른 성장세는 2010년대 들어 꺾이기 시작했습니다. 2019년 423개이던 ‘빅 3’(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의 점포 수는 지난해 396개로 줄었습니다. 대형 마트가 어려움을 겪자 기업들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에서 돌파구를 찾았습니다. 대형 마트는 매장 면적이 3000㎡ 이상에 점원의 도움 없이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하는 점포이고, SSM은 매장 면적 300~3000㎡인 체인 형태의 슈퍼마켓입니다. SSM 매장 수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대형 마트의 3배에 가까운 1096개에 달합니다.
포퓰리즘 성격의 대형 마트 규제
대형 마트와 SSM이 유통시장의 강자로 떠오르자, 기존 전통시장과 소상공인을 위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졌습니다. 대형 마트(SSM)와 전통시장(소상공인)의 상생이 사회적으로 이슈가 됐죠. 이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유통산업발전법이 여러 차례 개정됐고, 전통시장 및 소상공인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 조항이 추가됐습니다. 원래 이 법은 1997년 유통 산업의 규제 완화를 목표로 제정됐습니다.

법 개정으로 추가된 규제는 2012년 대형 마트 및 SSM의 영업시간 제한과 월 2회 의무휴업일 지정, 2013년 전통시장 1km 이내(전통 상업 보존 구역) 대형 마트 및 SSM의 신규 출점 제한 등입니다. 특히 대형 마트 영업에 대한 규제는 2012년 정치권의 경제 민주화 논의, 대통령 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과 맞물리면서 포퓰리즘적 성격을 갖게 됐습니다. 전국의 수많은 전통시장 상인과 소상공인을 유권자로 생각한 정치인이 많았다는 의미입니다.
연구 결과 “대형 마트 규제 실패”
전통시장을 살리고 소상공인을 보호하겠다는 명분으로 도입된 대형 마트 영업 제한 규제는 과연 효과를 발휘했을까요. 사회적으로 큰 논란을 일으킨 이슈다 보니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연구한 학자가 많았습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 등은 신용카드 데이터를 이용해 대형 마트 의무 휴일 규제의 효과를 분석했습니다. 분석 결과, 규제 도입 이듬해인 2013년 29.9%이던 대형 마트에서의 소비 증가율이 2016년 -6.4%로 뚝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같은 기간 전통시장에서의 소비 증가율도 18.1%에서 -3.3%로 감소했습니다. 연구자들은 대형 마트 영업 규제가 효과 달성에 실패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주하연 서강대 교수 등은 중기(2010년 대비 2015년의 변화)와 장기(2010년 대비 2019년의 변화)로 구분해 대형 마트 영업 규제의 효과를 살펴봤습니다. 연구 결과, 대형 마트는 중기와 장기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SSM은 규제에도 불구하고 중기와 장기에 모두 그곳에서 소비자들이 지출한 금액(소비 지출액)이 증가했습니다.

전통시장은 중기에 소비 지출액이 감소했고, 장기에는 더 큰 폭으로 줄었습니다. 소상공인에 속하는 일반 슈퍼마켓은 중기에는 소비 지출액이 증가했지만, 장기에는 감소했습니다. 연구자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대형 마트 영업 규제의 효과가 의심스럽다고 결론지었습니다.

규제는 소비 촉진할 수 없어
대형 마트 영업 규제는 왜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보호라는 목적을 이루지 못했을까요. 명분만 앞세우고 소비자의 선호를 반영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선호에 따라 소비할 곳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정부가 특정 소매업을 보호하기 위해 규제를 시행하고 그로 인해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는 데 제약이 생긴다면 소비자는 차선을 택하게 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소비자가 선택한 차선이 정부가 보호하려는 곳과 일치하리란 보장이 없다는 사실입니다. 온라인 쇼핑이 급속히 늘고 있는데 오프라인 시장을 전통시장과 대형 마트로 나눠 규제를 차별한 것도 시대착오적이라는 지적입니다.

규제는 소비자 선호를 바꿀 수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규제는 소비를 촉진할 수도 없습니다. 서용구 교수 등은 “새로운 매장이 자유롭게 선보일 수 있어야 혁신이 가능하고 유통산업이 발전하며 소비가 촉진된다”라고 주장합니다.

NIE 포인트
1. 대형 마트 규제와 포퓰리즘의 관계를 설명해보자.
2. 대형 마트 규제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정리해 보자.
3. 대형 마트 규제가 성공하지 못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

전통시장 vs 대형 마트가 아닌 온라인 vs 오프라인 경쟁이 관건이죠
 
Getty Images Bank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는 두 가지 결정을 합니다. 먼저 ‘어떤 제품을 살 것인가’입니다.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여러 브랜드에서 만들기 때문에 어느 브랜드의 어떤 모델을 살지 선택합니다. 두 번째는 ‘어디서 살 것인가’입니다. 자신이 사려는 특정 브랜드의 특정 모델을 여러 곳에서 판매하므로 어디서 구매할지 결정합니다.

소비자의 첫 번째 결정에 대해서는 제조 기업들이 관심이 많습니다. 미디어 광고나 SNS 홍보 등을 통해 소비자가 자사 제품을 선택하도록 유도합니다. 소비자의 두 번째 결정은 유통 기업과 관련됩니다. 유통 기업들은 저마다 다양한 제품을 값싸게 살 수 있고, 구매는 물론 교환 및 환불도 편리하다고 주장합니다.
유통 기업의 생산성 향상
더 많은 소비자의 선택을 받기 위해 제조 기업과 유통 기업은 생산성을 높이려고 합니다. 제조 기업이 생산성을 향상시키면 경쟁 기업보다 높은 품질의 제품을 낮은 생산원가로 만들 수 있습니다. 유통 기업의 생산성 향상은 ‘판매 가격 하락’과 ‘서비스 개선’이라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유통 기업이 제조 기업으로부터 어떤 조건으로 제품을 들여오고, 그렇게 들여온 제품을 어떻게 분류하고 저장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하느냐에 따라 판매 가격이 달라집니다. 낮은 판매 가격은 유통 기업의 핵심 경쟁력이 됩니다. 유통 기업은 또 구매·교환·환불 등에 대한 생산성을 향상시킴으로써 서비스 수준을 높이기도 합니다. 소비자는 유통 기업 간 가격 비교를 통해 어떤 기업의 생산성이 높은지, 다시 말해 판매 가격이 낮은지를 따집니다. 유통 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선 직접 경험해 보거나 다른 소비자의 경험을 SNS 등을 통해 확인하고 그 수준을 판단합니다. 이런 유통 기업 간 경쟁은 오프라인뿐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온라인 쇼핑의 급성장
그런데 정부가 10년 넘게 시행해 온 대형 마트 영업 제한 규제는 전통시장(소상공인)과 대형 마트(SSM) 간 경쟁을 전제로 만들어졌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규제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그 때문에 오프라인 업체, 그중에서도 대형 마트가 규제로 집중적인 타격을 받았습니다. 온라인 유통업체는 그런 피해의 반사이익을 누렸습니다. 대형 마트 영업 규제의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보면, 하나같이 규제를 시행한 이후 온라인 유통 기업의 성장세가 뚜렷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결국 국내 대형 마트의 경쟁력이 떨어진 것은 시대착오적 규제와 온라인 유통업체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서의 경쟁, 그리고 유통시장의 포화 상태 등이 복합적 영향을 미친 결과로 보입니다.

대책은 간단합니다. 우선, 정책 효과가 없는 것으로 판명된 대형 마트 영업 규제는 하루 빨리 철폐 또는 완화해야 합니다. 실제로 이러한 방향으로 여러 법안이 발의됐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책 변화만 기대해선 안 됩니다. 대형 마트 스스로 온라인 유통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피나는 생존 노력을 기울여야 합니다. 세계 유수의 오프라인 유통업체 월마트의 사례를 참고할 만한데요, 월마트는 1945년 미국에서 지역 거점의 할인점 사업 모델로 시작했습니다. 더 많은 지역에 더 큰 매장을 열어 상품 매입, 재고, 배송 등에서 원가를 최대한 낮췄지요. 월마트는 오프라인의 성공에만 만족하지 않았습니다. 2012년 실리콘밸리의 IT 기술자를 대거 영입, 자사의 소비자 데이터와 물류 데이터 등을 분석해 온라인을 강화했습니다. 그런 노력의 결과로 월마트는 아마존에 이어 세계 2위 규모의 온라인 유통 기업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오프라인 업체들의 공세에 온라인 기업도 가만히 팔짱만 끼고 있지 않았습니다. 아마존은 부족한 오프라인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2017년 오프라인 식료품 체인 홀푸드를 인수했습니다. 또 인공지능(AI) 같은 기술로 소비자 구매 데이터 등을 분석함으로써 개별 소비자에게 맞춤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열한 유통시장에서의 온·오프라인 생존 경쟁. 정부와 정치권은 지금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자문해 봐야 합니다.

NIE 포인트
1. 유통기업 생산성 향상의 의미를 정리해 보자.
2. 온라인 쇼핑 급성장의 이유를 설명해 보자.
3. 월마트의 온라인 강화 노력을 조사해 보자.

장경영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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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8월 14일 (809)
1. 전기가 잘 통하면서도 전기저항은 0인 물질을 말한다. 최근 테마주 투자 열풍이 뜨거웠던 이것은?
① 2차전지 ② 초전도체
③ 파운드리 ④ 팹리스
2. 미국 중앙은행(Fed)의 통화정책 향방에 세계 금융시장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 금리는 얼마일까?
① 연4.00~4.25% ② 연4.25~4.50% ③ 연5.00~5.25%
④ 연5.25~5.50%
3. 시중에 유통되는 돈의 양을 측정하는 통화 지표에는 여러 종류가 있다. 다음 중 숫자가 가장 큰 것은?
① 본원통화 ② M1
③ M2 ④ Lf
4. 다음 중 주요국 중앙은행 수장의 이름이 아닌 것은?
① 제롬 파월
② 우에다 가즈오
③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④ 크리스틴 라가르드
5. 기업의 돈 관리를 총괄하는 임원인 ‘최고재무책임자’를 가리키는 약어는?
① CEO ② CFO ③ CIO ④ CSO
6. 은행의 수익성을 보여 주는 핵심 지표인 ‘순이자 마진’을 뜻하는 약어는?
① NIM ② OTT
③ ROE ④ PBR
7. 물류 관련 기사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단위다. 20피트(609.6㎝) 표준 컨테이너 1개가 한 단위인 이것은?
① TEU ② EV
③ ISDS ④ DCM
8. 오늘 국내 증시에서 A 기업 주가는 1만원으로 마감했다. 내일 이 기업이 하한가를 기록한다면 주가는 얼마일까?
① 5000원
② 6000원
③ 7000원
④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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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공공요금의 정치학
전기, 가스, 버스, 지하철 등 공공요금이 줄줄이 오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국제 에너지 가격이 치솟았지만, 정부와 정치권은 그동안 서민 부담을 우려해 공공요금 인상을 억제해 왔습니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막아 오던 요금 인상이 한계에 부딪혀 공공요금이 한꺼번에 뛰고 있습니다.
지난 12일 서울 시내버스 기본요금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랐습니다. 서울 지하철 요금도 오는 10월 7일부터 150원 오릅니다. 내년 하반기에 150원이 더 오를 예정이고요.
전기요금은 한국전력(한전)의 엄청난 적자가 핫 이슈입니다. 한전은 올 2분기에 2조 원 넘는 영업 손실을 기록해 2021년 2분기 이후 아홉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2021년 이후 누적 적자 규모가 47조5000억 원에 달해 매일 40억 원이 넘는 이자를 물고 있습니다. 한국가스공사도 사실상 적자 상태입니다.
공공요금을 정상화하지 않으면 양질의 공공서비스가 지속적으로 공급될 수 없습니다. 한전 등 공기업의 적자는 해당 기업의 막대한 부채로 쌓이게 되고, 이는 결국 국민의 부담으로 돌아옵니다. 지난 정부는 이를 뻔히 알면서도 공공요금 인상을 계속 미뤘습니다. 선거 등을 의식한 정치 논리로 공공요금을 결정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공공요금을 생산원가보다 낮게 책정하는 이유와 공공기관 부채 문제에 대해 살펴봅시다. 한전 사례를 통해 “전기 요금은 정치 요금”이라는 말이 나오게 된 배경을 이해해 봅시다.
공공요금을 원가 이하로 통제하면
국민 부담이 나중엔 훨씬 커집니다
공공요금은 ‘공공서비스 기업(public utilities)이 생산·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에 대해 정부가 결정하는 가격’입니다. 한국전력의 전기 요금, 한국가스공사의 가스 요금,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 요금 등이 대표적입니다.
공공요금은 어떻게 결정될까요. 공공요금을 결정하는 원리가 몇 가지 있습니다. 서비스 원가주의·서비스 가치주의·사회적 원리주의 등인데요, 서비스 원가주의는 공공서비스 이용자가 그 서비스의 생산·공급에 소요된 원가를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공공요금 결정에서 가장 타당하고 합리적인 기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서비스 가치주의는 서비스 생산 비용에 관계없이 이용자가 인정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사회적 원리주의는 이용자의 요금 부담 능력을 기준으로 요금을 결정하는 방식입니다.
유명무실한 총괄원가제
우리나라는 공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나 재화의 가격을 ‘총괄원가제’를 기준으로 정합니다. 총괄원가제는 서비스 원가주의에 근거를 둔 것입니다. 해당 사업(전기, 가스, 수도, 버스, 지하철 등)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이용자들에게 받는 요금이 총괄원가를 충당할 수 있어야 한다는 논리입니다.
총괄원가는 적정 원가와 적정 투자 보수를 합친 것입니다. 적정 원가는 인건비, 유류비, 감가상각비 등을 토대로 산정합니다. 적정 투자 보수는 이용자에게 서비스나 재화를 공급하는 데 드는 총비용을 다른 곳에 투자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금액을 가리킵니다. 결국 총괄원가는 해당 사업을 지속하는 데 필요한 기본적 금액인 셈입니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공공요금이 총괄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에서 결정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공공요금 결정 과정에서 물가 안정이라는 정치적 고려가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공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는 손해를 봐야 합니다. 한국전력 같은 공기업은 손해를 메우려고 회사채를 발행해 빚을 지게 되고, 수돗물을 공급하는 지자체는 시민 세금으로 수도 사업의 적자를 보전하게 됩니다.
이처럼 유명무실한 총괄원가제는 일본과 비교하면 그 문제가 더욱 확연해집니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총괄원가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지방상수도의 경우 1년 단위로 총괄원가를 결정합니다. 그래서 전년도에 시설 개선을 위한 투자를 하지 못하고 단순히 현행 시설을 운영하기만 했다면 올해는 노후 시설 개선을 위한 비용을 총괄원가에 포함시킬 수 없습니다.
일본은 3~5년의 회계 기간을 감안해 총괄원가를 산정합니다. 따라서 노후 시설 개선에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기가 쉽죠. 총괄원가제라는 이름은 같지만 내용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요금 통제가 공공기관 부채 키워
공기업을 비롯한 공공기관의 부채 문제는 해당 공공기관의 비효율적 경영으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이와 함께 서민 부담 완화라는 명분을 앞세워 공공요금을 총괄원가에 미치지 못하게 만드는 ‘요금 통제’도 부채 문제를 악화시키는 중요한 원인입니다. 30개 공기업의 재무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정부로부터 요금 통제를 많이 받을수록 부채비율과 부채증가율이 모두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연료비 연동제’가 대표적입니다. 문재인 정부가 2021년 1월 도입했는데요, 전기요금을 결정할 때 전기 생산에 쓰이는 연료비 상승분을 감안하는 제도입니다. 그해 국제 유가가 치솟았지만, 정부는 연료비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사실상 반영하지 않았습니다. 연료비 연동제가 무용지물이 된 것이죠. 정부는 물가 안정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정치적 결정’이었다는 해석이 많았습니다.
‘자율성 이론’은 공공기관이 성과를 높이려면 정부로부터 경영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공공요금 통제는 공공기관의 자율성을 축소시킵니다. 공공기관이 공공서비스의 생산원가(총괄원가)를 충당할 수 있는 이용 요금을 받을 수 있도록 자율성을 보장해야 사회적 낭비를 줄일 수 있고, 국민 부담도 덜 수 있습니다.
NIE 포인트
1. 서비스 원가주의를 정리해보자.
2. 총괄원가제가 유명무실한 이유를 설명해보자.
3. 공공요금 통제의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보자.
전기요금은 정치적 계산 말고
시장 원리로 결정해야 합니다
1900년대 초 미국의 지방자치단체들은 민영 전기회사의 비싼 전기요금 문제로 골치가 아팠습니다. 이때 발명가 에디슨의 조수로 일하던 새뮤얼 인설이 등장해 ‘규제 협정(regulatory compact)’을 제안했습니다. 인설은 지자체에게 낮은 가격에 전기를 공급하겠다며 자신의 전기회사에 지역 독점사업권을 달라고 설득했습니다. 그는 전기회사들의 분산된 전력망을 단일 공급망으로 통합해 전기 공급 단가를 낮췄고, 미국 전역에 걸쳐 전력 산업 제국을 건설했습니다.
새뮤얼 인설이 주장한 규제 협정은 정부(또는 지자체)가 단일 기업에 특정 지역의 독점사업권을 보장하는 대신 엄격한 요금 규제를 통해 소비자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입니다. 특정 기업에 독점사업권을 부여해 공급 단가를 낮춰 보편적 공급을 달성하려는 규제 협정은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공공서비스 기업(public utilities), 즉 유틸리티 기업에 대한 요금 규제의 기초로 활용됐습니다. 이를 고전적 유틸리티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한국전력(한전)의 비즈니스 모델도 고전적 유틸리티 모델에 기반을 두고 있습니다.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
한전은 전기사업법상 전기 판매 사업자로서 발전 사업자로부터 전력을 구매해 전기 소비자에게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전기 판매 사업은 한전에게만 부여된 독점사업입니다. 그러나 유틸리티 기업인 한전은 새뮤얼 인설의 전기회사들처럼 민영기업이 아닙니다. 국가가 다수 지분을 보유하고 경영진 선임권을 행사하는 국영기업이자,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상 공기업입니다.
한전은 어떻게 국영기업이 됐을까요. 우리나라 최초의 전기회사는 1898년 설립된 한성전기회사입니다. 조선 황실이 전액 출자했지만 민간 회사로 설립됐고, 미국 사업가 콜브란이 경영권을 행사했습니다. 1930년대 초엔 한반도 전역에 63개 전기회사가 존재했는데, 대부분 일본 재벌이 설립한 민영기업이었습니다. 해방 후 일본인들의 전기회사 주식이 남한 정부에 귀속되면서 조선전업·경성전기·남선전기 등 전기 3사는 정부가 경영진을 임명하는 국영기업이 됐습니다.
당시 전기요금은 국회 동의를 받아야 했고, 국회는 공공요금 인상 억제를 이유로 원가보다 낮은 전기요금을 강요했습니다. 이후 한전이 설립되면서 전기 3사는 한전으로 통합됐으며, 전기요금 통제는 계속됐습니다.
위험한 한전 부채 문제
한전은 국영기업이라서 대규모 발전소 건설 등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수월하게 조달할 수 있었습니다. 이런 장점과 달리 국영기업이라는 속성은 폐해도 많습니다. 공공기관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한전의 경영진은 일반 주주가 아닌 정부가 임명합니다. 경영진이 받는 보수도 경영 실적보다는 공공기관 경영 평가에 좌우됩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한전은 정부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그래서 전기요금 인상도 사실상 정부가 결정합니다.
국영기업이 아니라면 전기요금은 시장 원리에 따라 결정해야 합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이 치솟으면 그것이 전기요금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에너지 소비를 줄이라는 경보를 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정부와 정치권이 전기요금을 결정하면 이런 경보는 울리지 않습니다.
한전의 부채 문제도 국영기업이기에 더욱 위험합니다. 한전이 민간기업이라면 회사채를 발행해 적자를 메우는 일이 현재와 같이 지속될 수 없습니다. 한전의 부채 규모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르면 우리나라 전력 산업 전체가 크게 휘청거릴 수 있습니다. 발전사들은 한전에서 거래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워져 전기를 생산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설사 전기를 생산하더라도 유일한 거래처인 한전의 재무 상태가 악화되면 전기 생산에 필요한 연료를 구매하거나 연료 구매 자금을 금융시장에서 조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한전을 국영기업으로 간주하여 전기요금에 대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접근하면 이 같은 폐해를 막을 수 없습니다. 전기요금은 정치적 계산이 아닌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 원리로 결정해야 합니다.
NIE 포인트
1. 규제 협정을 설명해 보자.
2. 우리나라 전력 산업의 역사를 정리해 보자.
3. 한전이 가진 국영기업 속성의 폐해를 생각해 보자.
장경영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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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금융 상식 퀴즈 O X] 7월 24일 (808)



1. 국내 주요 은행들이 자금을 조달하는 비용을 지수화한 것으로,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활용하는 이것은?
①지급준비율 ②최저한세율
③코픽스 ④소득대체율

2. 비상장 기업이 합병, 주식 교환, 유상증자 등을 활용해 상장사 경영권을 인수함으로써 사실상 상장의 효과를 보는 것은?
①우회상장 ②동시상장
③직상장 ④상장폐지

3.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4회 연속 동결했다. 현재 한은 기준금리는?
①연 3.0% ②연 3.5%
③연 4.0% ④연 4.5%
4. 이자만 계속 내고 만기를 연장할 수 있는 채권으로,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분류되는 신종 자본증권인 이것은?

①전환사채 ②영구채
③기업어음 ④자산유동화증권

5. 명목성장률에서 물가상승률을 빼면?
①실질성장률
②잠재성장률
③GDP갭
④GDP디플레이터

6. 유동부채(단기부채)와 고정부채(장기부채)를 구분하는 기준은 통상적으로 만기가 얼마 안에 돌아오는지를 기준으로 삼을까?
①3개월 ②6개월 ③1년 ④5년

7. 지난 13일 한국과 이 나라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했다. 수도는 바르샤바, 화폐는 즈워티인 이 나라는?
①우크라이나 ②헝가리
③체코 ④폴란드

8. 법률이나 규제의 효력이 일정 기간 지나면 자동으로 사라지도록 한 제도는?
①신고제 ②인가제
③일몰제 ④누진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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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스웨덴이 중립 버리고 NATO 선택한 이유


200년 넘게 중립국 지위를 유지해 온 스웨덴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합니다. NATO는 북미와 유럽의 집단방위 체제입니다. 스웨덴은 20세기 두 차례 세계대전과 미국·소련의 냉전 시절에도 흔들림 없이 중립을 지켰습니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안보 위기가 고조되자 중립국 지위를 버리고 NATO 가입을 선택했습니다.

그동안 스웨덴은 ‘무장중립’을 통한 중립국 정책을 유지해 왔습니다. 정규군과 민방위, 방위산업 등 강력한 방위력을 기반으로 스스로를 지키겠다는 중립국 전략을 선택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자 그런 무장중립이 실제로 가능하겠느냐는 회의론이 일었습니다. 더 강한 안보 체계인 NATO에 합류해 나라를 지키기로 결정한 이유입니다.

스웨덴의 NATO 가입은 우리나라에도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우선, 자국 안보를 지킬 힘의 중요성입니다. 이는 “힘에 의해서만 평화가 담보될 수 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과도 일맥상통합니다. 다음으로, 동맹국들과의 안보 협력이 필수란 점입니다. 윤 대통령은 이번에 NATO 정상회의에 참석해 NATO와 ‘초밀착 정보 동맹’을 맺는 데 성공했습니다. 일부 반론도 있지만, 한·미·일 동맹을 강화한 데 이어 이번 성과까지 더해져 우리나라 안보가 한층 탄탄해졌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스웨덴을 비롯한 북유럽 국가의 중립 정책에 대해 알아보고, NATO와 러시아의 관계를 살펴봅시다.
어정쩡한 군사력과 중립 정책으론
국가 안위·국민 생명 지킬 수 없어요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인류 역사에서 손꼽히는 세계적 규모의 전쟁은 세 차례 있었습니다. 프랑스혁명 이후 프랑스의 나폴레옹이 유럽의 여러 나라와 벌인 나폴레옹전쟁(1792~1815년), 제1차 세계대전(1914~1918년), 제2차 세계대전(1939~1945년)입니다. 모두 유럽에서 발발했거나 유럽에서 시작돼 세계로 확산된 전쟁입니다. 이처럼 유럽은 역사적으로 대규모 군사적 충돌의 현장이었습니다. 프랑스, 독일, 영국, 소련(러시아), 이탈리아 같은 강대국과 달리 동유럽과 북유럽 국가들은 이런 전쟁에서 제물이 되기 일쑤였습니다.

약소국의 대안 ‘중립’
이들 국가는 어떻게 해서든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리지 않아야 했습니다. 전쟁을 치르는 양측 중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중립’이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었습니다. 나폴레옹전쟁 후 1815년 빈(Wien)회의에서 스위스의 중립이 승인되면서 중립 정책은 약소국들의 대안으로 떠올랐습니다.

하지만 세계대전이 잇달아 터지면서 유럽의 변방 국가들은 전쟁의 참화에 다시 휩쓸렸습니다. 1955년 오스트리아가 중립국가로 승인되자, 북유럽 국가들은 중립을 더욱 유력한 대안으로 삼았습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의 냉전으로 북유럽 국가들이 어려운 선택을 강요받던 시기였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은 이념적으로나 정치제도적으로는 서구에 가까웠지만, 지리적으로 강대국 소련의 직접 영향권에 놓여 있어 안보가 불안한 상태였습니다. 북유럽 국가들로선 서방의 공격은 걱정할 필요가 없었지만, 소련의 군사적 위협은 피하기 어려웠습니다.

노르딕 밸런스
그 결과, 친서구적 요인과 친소련적 요인이 공존해 세력균형을 이루는 ‘노르딕 밸런스(Nordic Balance)’라는 개념이 등장합니다. 1961년 ‘각서위기(Note Crisis)’라는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다. 서독(1990년 독일이 통일되기 전 서방 연합군이 주둔한 지역)과 덴마크가 공동 군사 시스템을 구축하자, 동독을 차지하고 있던 소련은 위기의식을 느낍니다. 그래서 핀란드에 외교문서를 보내 1948년 체결한 ‘핀란드·소련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에 따라 군사적 협의를 하자고 요구합니다. 핀란드는 당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가입해 있던 노르웨이와 덴마크 등의 전쟁 준비를 촉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소련을 설득합니다. 소련은 북유럽의 세력 균형을 깨는 것이 자국에도 이득이 안 된다고 판단합니다. 그렇게 북유럽에선 중립국가를 가운데 두고 친서구와 친소련 세력이 평형을 유지하게 됩니다.

스웨덴, 무장중립 포기
중립국가들은 평화 시에도 군사동맹에 참여하지 않습니다. 외국이 자국 내에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것도 거부합니다. 미래에 발생할지도 모를 다른 나라 간 군사적 충돌에 절대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대내외에 천명합니다.

중립국가가 되는 방식은 다양합니다.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는 국제법에 근거해 중립국으로 인정받았습니다. 핀란드는 제2차 세계대전 후 소련과 조약을 체결해 중립 정책을 유지했습니다.

스웨덴은 이들 국가와 다릅니다. 1812년 중립을 채택한 이후 어떠한 전쟁에도 연루되지 않았고, 동맹에도 참여하지 않아 중립을 국가적 전통으로 만들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엔 강력한 방위력에 근거한 중립 정책을 강화합니다. 이른바 ‘무장중립’입니다. 그렇다고 강대국에 맞설 군사력을 갖긴 어려우니 ‘마지널 독트린(Marginal Doctrine)’이란 논리에 기댑니다. 미국과 소련이 군사적으로 충돌해 유럽에서 전쟁이 일어나더라도 양측의 주력 부대가 스웨덴에 올 가능성은 작으니 그런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전력을 갖추자는 논리입니다.

하지만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런 논리를 더 이상 유효하지 않게 만들었습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실상 전면전을 벌이고 있으니까요. 스웨덴이 NATO의 32번째 동맹국이 되려는 것은, 적당한 수준의 군사력과 중립 정책으론 국가의 안위와 국민 생명을 지키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NIE 포인트
1. 유럽에서 벌어진 주요 전쟁을 정리해 보자.

2. 노르딕 밸런스를 설명해 보자.

3. 스웨덴이 무장중립을 포기한 이유를 생각해 보자.


한국-NATO, 군사 기밀 공유
안보는 선제 대응이 중요합니다
피터대제(표트르 1세)는 18세기 러시아의 근대화와 영토 확장을 추진한 절대군주였습니다. 그가 통치하면서부터 동유럽은 러시아에 중요한 ‘완충지대’였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진영의 군사동맹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창설되면서 러시아는 NATO의 동진(東進, 동쪽으로의 확장)이 못마땅했습니다. 당시 소련은 공산권 국가들과 함께 NATO에 대응하려고 1955년 바르샤바조약기구를 만들었습니다. 이 기구는 1991년 소련 붕괴 직전에 해체되었습니다.

핀란드, 31번째 NATO 동맹국
1990년 미국은 소련 대통령 고르바초프에게 “소련이 동독 내 소련군을 철수시키고 독일 통일에 협조한다면, NATO는 현 위치에서 1인치도 동쪽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합니다. 유명한 ‘1인치’ 발언입니다.

푸틴은 2000년 처음으로 러시아 대통령에 취임하기 직전 “러시아의 이해가 고려되는 대등한 파트너 관계라면 NATO 가입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며 NATO 가입 의사를 밝혔습니다. 하지만 1인치 약속도, 러시아의 NATO 가입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정확히 말해 실현될 수 없었습니다.

서방 진영 입장에서는 2차 대전 후 소련의 팽창을 막아야 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병력이 1300만 명에 달하던 소련은 1948년엔 280만 명까지 병력을 줄였지만,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병력과 군 장비를 보유한 나라였습니다. 소련은 동독을 비롯해 동유럽 국가들을 잇달아 위성국가로 만들며 세력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서유럽 국가들은 개별 국가가 소련을 막아 낼 수 없다고 판단해 집단 안보 체제인 NATO로 모여들었습니다. 1949년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덴마크,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 12개국으로 출발해, 소련 붕괴 후 체코,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루마니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연이어 회원국으로 가입합니다. 올해 4월엔 핀란드가 31번째 동맹국이 됐습니다.

부다페스트 양해각서
푸틴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NATO의 팽창주의’에 맞서겠다는 명분을 앞세웠습니다. NATO가 세력을 더 키우는 것, 특히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을 저지하겠다고 주장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러시아, 미국, 영국과 함께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핵무기를 포기합니다. 소련이 해체될 때 물려받은 핵탄두,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폭격기 등을 모두 러시아에 넘겼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당시 세계 3위 핵전력 국가였던 점이 부담스러웠던 미국과 러시아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결과였습니다. 우크라이나는 1996년 채택한 헌법에 ‘비동맹과 중립’을 기본 원칙으로 명기하기도 합니다.

2004년 우크라이나에서 부정선거 규탄 시위로 촉발된 시민혁명인 오렌지혁명이 일어나 친서구적 유셴코 정권이 등장합니다. 유셴코는 NATO 가입을 국가 전략목표로 설정합니다. 2019년 헌법 전문에 NATO 가입을 국가 외교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명문화하고, 같은 해 지금의 젤렌스키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안보 위기 발생 후 대응은 옳지 않아
부다페스트 양해각서를 통해 자발적으로 핵을 포기했지만, 안전을 보장받기는커녕 러시아의 침공을 당한 우크라이나 사례는 국가 안보와 관련된 의사 결정의 중요성을 보여 줍니다. 우크라이나는 이번 전쟁이 끝나면 NATO에 가입하려고 하지만, 성사 여부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강대국들 간 이해관계가 어떻게 작동할지 불확실하기 때문이죠. 안보 위기가 터진 뒤 뒤늦게 대응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안보는 그 어떤 문제보다 우선적으로,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번 NATO 정상회의에서 NATO와 군사 기밀 공유를 확대하기로 합의했습니다. NATO의 ‘전장 정보 수집 활용 체계(BICES)’에 참여해 안보 위협 관련 정보를 공유하기로 한 것입니다. NATO의 위상이 자유 진영의 중심축으로 부상하는 상황에서 이런 성과는 우리나라 안보 패러다임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NIE 포인트
1. NATO 동맹국이 늘어난 과정을 조사해 보자.

2. 부다페스트 양해각서에 대해 토론해 보자.

3. NATO와의 협력 확대 의미를 생각해 보자.

장경영 한경 경제교육연구소 연구위원 longr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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